세상의 중심은 여성 ‘복합 매장’으로 여성 머물게 하라
세상의 중심은 여성 ‘복합 매장’으로 여성 머물게 하라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 입력 2010-05-06 13:40
  • 승인 2010.05.06 13:40
  • 호수 836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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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키즈리퍼블릭 · 탱큐맘치킨 · 벨라빈스커피 · 구스띠모

여성이 소비의 중심이다. 향후 10년 내 70%의 소비 활동이 여성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여성이 소비의 주체가 되면서 매장도 변화하고 있다. 여성들이 한 곳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벌이고 싶어하는 마음을 반영한 것이 현재 창업 시장의 모습이다. 예를 들면 커피를 마시면서 인터넷을 즐기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멀티커피전문점이 등장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류와 액세서리를 코디해보고 원스톱 쇼핑을 구현한 멀티숍(편집숍) 역시 대세로 통한다. 구매력 연구 전문가 ‘파크 언더힐’은 <쇼핑의 과학>이라는 책에서 소비의 주체인 여성에게 어필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남녀가 상점에 들어갔을 때 남성은 6분 만에 33달러치 물건을 구입한다. 이에 반해서 여성은 3시간 26분의 쇼핑 시간 동안 총 876달러를 지출한다. 여성 고객에게 어필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여성들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남성에 비해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것이다. 여성은 한번 신뢰를 준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재구매하는 경향이 남성보다 수십 배 강하다는 것이다.

여성의 특성을 잘 반영한 업종들이 창업 시장에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모임에 나가는 주부들은 아이 돌보랴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랴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린 자녀를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대화는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이고 모임은 금방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주부들의 이러한 고충을 반영한 사업이 신개념 영어키즈카페. 2008년 8월 인천 구월동에 등장한 100평 규모의 영어키즈카페 ‘키즈리퍼블릭’(www.kidsrep.co.k r)은 주부들이 식사와 커피를 즐기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사색에 잠기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주부들이 자유로운 시간을 갖는 동안 자녀들은 카페 내에 비치된 영어책을 읽고, 원어민 교사와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용요금은 아이는 2시간 기본 이용료 1만원, 동반한 부모의 입장료는 5000원이다.

키즈리퍼블릭을 운영하는 이유진(35세) 씨는 8살된 딸을 둔 주부. 주부들이 원하는 것을 사업에 반영해 대박을 터트린 경우다. 이씨는 현재 월 2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수익률은 40~50% 수준.

이씨는 “카페는 더 이상 커피 한잔하면서 수다를 떠는 곳에 머물지 않는다. 혼자만의 시간에 투자할 시간이 짧은 주부들은 한 곳에서 여러 가지를 얻으려는 니드가 강한 데 이를 사업화한 것이 키즈리퍼블릭”이라고 소개한다. 현재 매장은 스터디룸 2개, 파티룸 1개, 독서 공간, 놀이시설 등 어린이 시설과 카페테이어 등 부모의 공간으로 나뉜다. 이씨는 향후에는 수입아동복과 명품을 판매하는 숍인숍 개념의 판매점과 네일아트숍, 도서 판매점까지 접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오븐구이 비스킷 치킨전문점 ‘땡큐맘치킨’(www.tkmomck.com)은 쌀, 콩, 호밀, 참깨, 서리태 등 17가지 천연곡물들로만 배합한 파우더 개발에 성공, 비스킷처럼 바삭한 치킨을 내놓고 있다. 6개월간 연구 끝에 개발된 이 파우더는 MSG와 방부제를 일체 첨가하지 않은 천연 곡물만으로 만들어 진 것. 각 성비대로 배합된 파우더로 구워진 치킨 겉피는 후라이드치킨과 같이 바삭한 맛이 뛰어나고 담백하다고.

오금역에서 오븐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권상희(여·35세·땡큐맘치킨 오금역점)씨는 “지난 달 평균 매출이 2000만 원 선이었는데, 그 중 전체매출의 60%가 아이들 둔 학부모로 1만4000원의 비스킷치킨을 테이크아웃 해가고 있으며, 근처 여성 직장인들의 방문율도 높다”고 말한다.

이곳은 주 메뉴인 비스킷치킨 외에도 여성들이 선호하는 스파게티를 5000원 ‘런치메뉴’로 판매하고 있어 점심 매출을 추가적으로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즐겨 찾는 샐러드 메뉴도 보강했다.

요거트와 제철과일을 갈아 셔벗형태로 만든 소스에 각종 야채가 버무려 나오는 ‘아이스 샐러드’는 깔끔하고 상큼한 맛으로 치킨 주문 전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또한 비스킷치킨과 고구마를 함께 넣은 8900원의 ‘치킨아이스샐러드’의 주문도 꾸준하다고.

매장 인테리어에 민감한 여성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프로방스 풍의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최근 카페의 경향도 달라졌다. 카페의 멀티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인터넷 사용은 물론 회의 및 세미나 공간을 제공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두는 경우가 많다. 또한 커피 외에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접목해 추가 수익을 내고 있기도 하다.

국내 토종 커피 브랜드인 ‘벨라빈스커피’(www.bellabeans.co.kr)를 찾는 고객의 70%는 여성이다. 각 테이블마다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를 설치해두고, 카페 내에서 무선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무선인터넷존을 갖췄다.

이진원 사장은 “1~2년 전부터 여성들의 넷북 사용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카페가 대화를 나누는 장소였지만 이제는 공부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매장 곳곳에서 넷북을 사용하는 여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젤리&캔디숍’을 매장 내에 두고 운영하고 있다. 유럽, 일본에서 인기 있는 젤리빈, 젤리벨리, 수입 과자 등을 독점 판매하고 있다. 아기자기하면서 유니크한 것을 원하는 여성 고객에게 어필, 매출의 20% 이상을 견인하고 있다. 또한 과일 음료, 녹차, 자스민, 루이부스, 허브호지 등의 갖가지 차 메뉴와 허니버터브래드, 케이크, 스노우, 치즈, 버터 번, 와플 등의 사이드 메뉴를 갖췄다. 벨라빈스는 30평 기준으로 가맹비와 교육비, 초도물품, 주방기자재,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 총 투자비 1억4000만 원(점포구입비 제외) 선에서 창업이 가능하다.

여성의 선호도가 높은 아이스크림전문점 역시 멀티 카페를 지향하고 있다. 여성 고객의 비율이 80% 이상이 되는 아이스크림전문점은 테이크아웃 판매만으로는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고 판단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 유기농 재료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이탈리아 전통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구스띠모’(www.gusttimo.co m)는 대표적인 멀티 카페형 아이스크림전문점이다.

커피 메뉴를 판매하는 동시에 ‘카페의 멀티화’를 추구해 주목받는다. 인터넷을 쓸 수 있고, 회의와 세미나 공간, 북 존 등을 매장 내에 두고 여성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전면 100% 개방식 갤러리 도어를 두어 이탈리아 노천 카페를 재현해 냈다. 50여가지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토핑한 와플 역시 이곳의 자랑거리.

여성들의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얻으려는 소비 패턴을 반영한 판매업종도 인기가 높다. 최근 백화점의 트랜드는 편집숍(에디션숍)이다. 편집숍은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럭셔리 등 단일 테마에 맞는 의류에서부터 액세서리, 신발 등을 갖춘 원스톱 매장을 말하는데 대세로 통한다. 여성 고객 비율이 100%에 이르기 때문에 한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형태의 매장은 인기가 높은 것.

고객에게 코디를 제안하면서 의류에 더해 액세서리와 신발을 더 판매할 수 있어 단일 품목 매장에 비해 객단가도 높은 편이다. 최근 편집숍의 주고객은 20~30대 여성으로 부모 세대인 50~60대의 지지까지 얻어내고 있다.

의류부터 액세서리까지 토털숍을 지향하는 캐릭터멀티숍 ‘트위티숍’(www.tweetyfinejewelry.com) 역시 백화점 입점이 활발하다. 트위티숍은 미국 워너브라더스사의 만화 캐릭터인 ‘트위티’로 디자인된 의류, 액세서리, 잡화를 판매한다. 최근 대전에 위치한 ENVY 백화점 입점을 필두로 국내 유수 백화점과 속속 입점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오환균 대표는 “2만9000원의 액세서리 하나를 구입하러 매장에 들른 고객이 8만원대 청바지와 5만원대 가방을 함께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단일품목만 취급하는 매장보다 멀티숍의 객단가는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컨셉에 맞는 제품을 한 매장에서 모두 코디해보고 구입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점주의 입장에서는 두세가지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30여 가지 명품 브랜드들을 하나의 매장에서 직접 만져보고 비교하면서 구입할 수 있는 명품 카테고리 킬러가 인기를 얻고 있다. 더 이상 명품은 1%를 위한 사치품이 아니다. 80~90% 여성이 명품 하나씩을 갖고 있는 등 명품의 대중화 현상이 뚜렷하다. 저변이 확대되면서 갖가지 명품을 한 곳에서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저렴한 가격을 구현한 곳에 대한 니드가 발생했다. 이런 니드를 반영한 곳이 명품멀티판매점 ‘오르루체’(www.orluceko rea.co.kr). 샤넬, 루이비통, 펜디, 구찌, 프라다, 돌체&가바나, 버버리, 페레가모 등의 명품을 한 곳에 모아서 판매하는 일종의 명품 카테고리 킬러로 볼 수 있다.

이곳은 세계 명품을 백화점에 비해 최대 30% 이상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10년 동안 이태리 및 미국 현지 브랜드 총판과 직접 계약을 맺어 명품을 구매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판매 원가를 낮춰 가맹점에 제공할 수 있는 것.

판매 전략도 차별화했다. 유행에 비교적 민감하지 않은 톱브랜드와 패션 흐름에 맞춘 세컨드 브랜드를 갖춤으로써 20대부터 40대까지의 여성에게 어필하고 있다. SMS 문자 마케팅을 벌이는 목동 매장의 경우 한 달 매출이 1억 원 가량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www.changupok.com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www.changup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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