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호역 인근에 사는 직장인 오인재(38세)씨는 매일 저녁 퇴근길에 고소한 냄새에 유혹돼 후라이드 치킨을 자주 사먹는다. 오씨는 “출출한 저녁시간에 고소한 치킨 냄새는 다이어트에 대한 걱정을 순식간에 날려버릴 정도로 중독적이다”고 말한다.
냄새는 매출 견인차
극장 안에서 후각을 자극하는 오징어 구이, 팝콘 등은 모두 냄새를 널리 퍼뜨려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후각 마케팅 사례.
이렇게 맛있는 냄새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은 주로 외식업종에서도 구이전문점과 치킨전문점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특히, 매장 입구에 오픈 키친은 설치, 행인의 후각을 자극하는 치킨전문점은 대표적인 후각 마케팅의 예.
‘사바사바 치킨 호프(www.sab asaba.co.kr)’는 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후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매출을 높이고 있다. 기존 저가 치킨의 단점인 평이한 메뉴와 느끼한 맛의 장벽을 깬 것도 성공전략.
“파채와 겨자 소스를 곁들인 ‘파닭’메뉴는 특히 인기 있는 메뉴로 오픈 치킨의 후각 마케팅을 통해 매장에 발을 들여 놓은 고객들이 새로운 메뉴에 대한 호기심과 맛에 재 구매가 이뤄진다.”는 것이 사바사바치킨 장용훈 과장의 말.
장소를 잘 활용한 후각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100% 우리밀 피자 전문점 ‘헬로파파(www.hellopapa.co.kr)’는 유명 백화점과 슈퍼, 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주로 입점해 성공을 거뒀다.
당일 아침 만든 토마토소스와 신선한 재료는 헬로파파가 후각 마케팅 성공에 가장 큰 이유.
수입 밀 피자를 함께 판매하지만, 국산 밀 도우를 사용할 때 냄새와 맛이 좋아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참숯 소고기 구이 전문점 ‘소가조아(www.sogajoa.co.kr)’는 특허 받은 이동식 숯불구이기에 참숯을 넣어 프리미엄급 소고기의 향을 더했다.
윤도승 본부장은 “직가공 과정을 거친 소고기를 육질에 따라 다른 불판에서 구워내기 때문에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다.”며 참숯 향을 더해 다양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즉석 샌드위치의 고소한 냄새도 기다리는 고객을 군침 돌게 만든다.
핫 샌드위치 전문점인 ‘퀴즈노스(www.quiznos.co.kr)는 일반 냉장 샌드위치와 달리 고객의 주문 즉시 120도의 고온에서 1분 동안 구워져 제공된다.
천연 곡물을 주원료로 자연발효를 거쳐 만든 3가지 종류의 빵과 베이컨, 로스트비프 등의 고기와 올리브, 토마토, 양파, 버섯 등 10여 가지의 토핑 야채가 자체 개발한 컨베이어를 통해 구워지면서 퍼지는 고소한 냄새는 마치 제과점에서 빵 냄새를 맡는 듯 기다리는 고객을 군침 돌게 한다.
냄새 없앤 노하우로 고객 사로잡다
은행에 근무하는 최은희(29세)씨는 맛있다는 소문이 난 집은 찾아가서 맛을 봐야하는 삼겹살 마니아다.
하지만 옷과 긴 생머리에 베이는 삼겹살 냄새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눈총을 받기 일쑤다.
“항상 환기가 잘되는 입구 쪽이나 창가 쪽 자리를 찾고 껌과 휴대용 방향제를 가지고 다니고 있다”고 말하는 최씨.
냄새는 없애고 맛은 유지하는 삼겹살이 개발되었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다.
이처럼 냄새가 때론 ‘민폐’를 주는 경우도 있다. 삼겹살 전문점 ‘떡쌈시대(www.ttokssam.c o.kr)’는 ‘고기냄새’를 잡기 위해 사물함 기능이 추가 된 의자를 사용한다.
고깃집의 복잡한 매장 특성상 고객의 소지품을 정리 할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주문 제작을 하게 되었다.’는 게 본사 관계자의 말이다.
냄새 없는 포장용기로 고객을 사로잡은 곳도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포장된 음식에서 나는 냄새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
최근 들어 분식집이나 치킨전문점에서 진공 포장기 사용이 늘어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참나무 숯 바비큐 전문점 ‘불장군(www.buljanggun.co.kr)’은 완전밀폐포장 기계를 사용, 음식 보존도가 높고 용기 디자인이 깔끔해 고객들에게 위생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사각용기 위에 덧씌워진 포장 필름에는 캐릭터와 로고를 새겨 넣어 홍보 효과도 높이고 있다. “밀폐포장으로 테이크아웃이나 포장 매달시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고, 냄새까지 잡아 고객 호응도가 좋다.”며 “음식이 담긴 용기를 올려놓으면 씰링, 컷팅, 배출과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초보자 사용도 간편하다.”는 것이 본사 관계자의 말.
분식전문점인 ‘아딸(www.add al.co.kr)’과 ‘신떡(www.sinddu k.com)’도 같은 포장 방법을 사용한다.
기존 분식집의 경우, 순대, 떡볶이 같은 메뉴는 흔히 비닐봉지에 담아주거나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에 랩을 씌워 주었다. 포장 후 이동시 음식이 흔들리고 섞여 흘러내리는 것은 허다한 경우. 신개념 분식전문점들은 메뉴에 맞게 사각, 원형 등 다양한 종류와 크기를 선택 하여 밀폐 포장하기 때문에 위생성과 안정성, 실용성면에서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연습, 또 연습! 창업 전 체험 통해 일의 숙련도를 높여라.
“형님이 운영하는 치킨 집에서 한 달간 닭 튀기고, 서빙하며 창업 체험을 했죠. 처음 해보는 장사를 연습 없이 어떻게 잘 해낼 수 있겠습니까.”
2년 전, 서울 중곡역 인근에 치킨&호프전문점을 오픈한 박수철씨(47·사바사바치킨호프 중곡1호점·www.sabasaba.co.kr)는 비수기에도 테이크아웃과 홀 판매만으로 일평균1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박사장이다. 반경300m내에 15개정도의 치킨, 호프 전문점이 있지만 박씨 매장만큼 줄서는 집이 없기 때문.
승진에서 뒤쳐지기 시작 한 30대 후반부터 퇴직 걱정을 했던 박씨는, 자신보다 먼저 창업을 시작한 형님의 매장에 관심을 두고 틈나는 대로 들러 서빙을 도왔다.
총 1억6000만원의 창업자금으로 시작한 두 번째 창업은 꾸준한 연습과 한 달간의 직접 체험으로 첫 오픈 일부터 자연스럽게 운영 할 수 있었다.
박씨의 첫 창업은 직장 퇴사 후, 지인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법무관련 회사였다. 하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 특성상 장기적인 회사 운영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20년 간 몸담았던 회사를 나와서 바로 창업했고, 전혀 해보지 않았던 법무관련 일을 사원들 도움만으로 진행하려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들을 위해 모아둔 교육비만 제외하고 퇴직금과 담보 대출받은 금액으로 시작한 지금의 18평 규모 치킨 호프전문점 성수기 매출은 일 200만원 정도.
또한 여름에는 매장 입구에 위치한 오픈 주방을 통해 지나가는 행인의 미각과 시각까지 끌 수 있어 매장 입구에 임시 테이블을 놓기 때문에 실제 매출은 그 이상이다.
“소점포 특성상 많은 인력보다는 집사람과 함께 일하고 붙박이 직원 한 명과 아르바이트로 서빙인원을 맞춥니다. 고정비 지출을 아끼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저렴한 7000원대 치킨에 파 샐러드와 겨자 소스를 곁들여 닭튀김 특유의 느끼함과 퍽퍽함을 잡은 박씨 매장의 메뉴는 오픈 후 지금까지 전단지를 비롯한 홍보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았음에도 인기가 좋다.
“새벽 2시까지 일하니까 육체적으로는 힘들죠. 하지만, 마음 편한 게 우선 아니겠어요? 한 번 찾아온 손님 하나하나 얼굴을 기억하고 알아보면 그 분이 바로 단골 고객이 됩니다.”
이경희 한국창업연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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