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튤립 투기열풍의 관계
대한민국과 튤립 투기열풍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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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9-28 14:23
  • 승인 2010.09.28 14:23
  • 호수 857
  •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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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되고 구입은 금물... 실용성 정확히 따져야
네덜란드에서 약 400년 전 화제가 된 ‘튤립 투기열풍’. 17세기 제국주의 선두주자로 세계무역의 중심에 있던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이 ‘튤립 투기열풍’은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16세기 중엽 터키에 파견된 네덜란드 대사 오기에르 부스베크에 의해 튤립뿌리가 처음으로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당시 튤립수집이 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튤립 구근을 사서 더 비싼가격으로 되팔기 위해 집과 토지 그리고 공장들을 저당잡히기까지 했다. 이는 현 대한민국의 부동산 재태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네델란드의 ‘튤립 투기열풍’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 본다.

초기 튤립은 귀족과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네덜란드인들은 꽃의 색깔에 따라 튤립을 다양하게 분류했다.

최상급 꽃은 잎에 황실을 상징하는 붉은 줄무늬가 있어 ‘황제’라고 불렸다. 1624년 황제튤립은 당시 암스테르담 시내의 집 한 채 값과 맞먹는 1200플로린(당시 금화)에 거래되었다. 튤립이 투기의 대상이 된 것이다.

실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튤립 1개 가격이 황소 100마리 노동자의 20년 급여에 해당 하는 6000길더라는 엄청난 가격을 형성하였다고 한다. 6000길더라면 당시에 주택 3채의 가격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튤립 구근의 투기 종말은 갑자기 찾아왔다. 1637년 초 어느 귀족이 산 튤립 구근이 소포로 배달되어왔는데 그 비싼 튤립 구근이 흔한 양파인 줄 알고 귀족 집 요리사가 요리해 먹어 버리고 말았다. 한마디로 한입에 집 몇 채 값을 먹어버린 것. 이로 인하여 송사가 벌어졌다. 이 재판에서 재판관은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튤립 구근 매물이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튤립 구근 본래의 가격으로 곤두박질했다. 거의 하룻밤 사이에 튤립의 가격구조가 붕괴된 것. 결국 네덜란드의 많은 평범한 가정이 재산을 날리고 파산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두 번째 ‘튤립 투기열풍’의 막장을 볼 수 있다.

첫 번째 대한민국판 ‘튤립 투기열풍’은 90년대 말의 ‘IT벤처 & 닷컴(.com) 열풍’이었다.

닷컴이 붙는 사업이라면 모두들 묻지마 투자로 덤벼들었다. 99년 새롬기술은 2000원에서 시작하여 30만 원까지 약 150배 상승하는데 몇 달이 걸리지 않았다. 새롬기술은 평가할 수 있는 회사의 실적이 거의 알 수 없는 상태였고, 급등했던 시점에 몇몇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우연히 투자에 참여했다가 대박이 났다는 기사를 연예면이 아닌 경제면에서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대한민국 판 ‘튤립 투기열풍’의 막장은 바로 부동산.

현재 대한민국의 ‘불패신화’ 부동산의 가격하락은 이미 멈출 수 있는 지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막힘없이 굴러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세히 살펴보면 부동산 막장은 2008년도부터 시작되었고 작년 하반기부터 그 간극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김광수경제연구소’ 같은 민간경제연구소에서 그 동안 열심히 부동산하락에 대한 경종을 울렸지만 수도권의 부동산 하락을 콧방귀 뀌며, 추가적인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아파트매입과 재개발 수요의 확대를 위해 몸부림쳤다. 허나 이들은 현재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함께 경제면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물론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공허하게만 들리는 것은 필자의 청각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닐 것이다.

최근에 정부는 부동산 경기회복을 위한 온갖 정책을 쏟아내놓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거시경제를 내다보며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개인 연금흐름 적정성 파악 ‘중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어려운 질문이고 필자도 같은 질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 시점의 경제적인 국면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가정의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각자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앞으로 언제 얼마나 추가적으로 하락할지, 아니면 언제쯤 부분적인 반등이 일어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각자의 현금흐름의 규모나 적정성에 따라 선택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대출을 많이 포함하여 구매한 물건은 과감히 손절매를 고려해야 한다. 향 후 2~3년 이상을 대출이자를 감당하면서도 보유가 가능하다면 일정부분 상승을 기대하며 견뎌볼 수도 있겠지만, 현금흐름이 감당할 수 없다면 지금 시점에서 손실을 감당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당분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부동산 투자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공부와 정보를 통해 거시적 안목으로 투자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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