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편의점 물가 잡아야 서민물가 잡는다
추석특집 편의점 물가 잡아야 서민물가 잡는다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1-09-14 15:00
  • 승인 2011.09.14 15:00
  • 호수 906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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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편의점 횡포 “아나? 모르나”

편의점 물가가 고공 행진할수록 서민물가를 옥죄고 있다. 편의점이란 고객의 편의를 위하여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으로 주로 일용 잡화, 식료품 따위를 취급하는 곳이다. 그야말로 서민들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필품 구입처인 편의점 물가가 대형마트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져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더욱이 편의점 시장을 독점하는 3곳(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등)의 운영사가 대기업 회장 일가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해당 기업에 대한 불신론도 조심스레 고개 들고 있다. 일부 서민들은 “서민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의 물가를 먼저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추석특집으로 ‘편의점 물가와 서민물가 관계’를 심층 취재해본다.

#1. 대학생 A씨, 늦은 밤 집 앞 편의점에서 석수를 구입했다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A마트에서 250원에 구입한 석수가 850원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무려 3배 이상 차이였다.

#2. 주부 B씨, 퇴근 후 정류소 앞 C편의점에서 D사의 제품을 샀다가 수량이 부족해 집 앞 E편의점에 들렀다가 당혹스러웠다. C편의점에서 6500원에 구입한 제품이 E편의점에서는 7700원, 무려 1200원이나 비싸게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한국소비자원이 3개 편의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개 동일 상품의 가격 차이가 편의점마다 천차만별이었다.
<표 참조>

실제 취재진이 시내의 A마트에서 석수를 구입해 보았더니 A제품의 가격은 2ℓ기준 900원이었다. 6개 묶음으로 살 경우는 54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반면 편의점에서는 동일 제품의 1/4 가량인 500ℓ가 850원의 가격으로 판매됐다. 다른 두 군데 편의점에서도 상황은 똑같았다. 황당했다.

또 다른 제품에서도 대형마트보다 편의점의 물가가 비싼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이 3군데 편의점들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대기업이 상권을 가진 업체라는 것.

훼미리마트는 보광그룹이, GS편의점은 GS그룹이, 세븐일레븐은 롯데그룹이 상권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나 마찬가지인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 운영권 속 숨은 대기업 오너家

GS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체는 GS리테일이다. 이 회사는 GS그룹 허창수 회장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31일 공시 기준 최대주주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동생 신영자 사장과 숨겨진 딸 신유미 씨가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은 롯데호텔 등 계열사들이 소유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세븐일레븐에 삼각김밥, 샌드위치 납품을 계열사인 비상장 계열사 후레쉬델리카에 맡기면서 37억 원이던 매출이 10년 만에 약 600억 원대로 16배 증가시키는데 기인했다.

훼미리마트를 운영하는 보광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들 세 편의점에 대해 오너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기도 하다. 하지만 법적 처분이 내려진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원성이 짙은 건 당연지사.

한 소비자는 “간단한 생필품 구입은 마트보다 편의점에서 구입하는데 두 배 가까운 가격 차이가 나는지 몰랐다”며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의 특성상 (마트보다) 가격이 비싼 건 이해하지만 두 배 가까운 가격 차이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현 MB정부의 정책과도 상반돼 말뿐인 ‘상생협력·공생발전’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GS그룹에 대한 불신이 높다. GS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인 GS25가 한국소비자원 발표자료에서도 가장 비싼 편의점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게다가 허 회장의 경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서, 그 누구보다 경제 살리기에 앞장섬은 물론 정부 정책에 어느 정도는 궤를 같이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편의점 물가를 잡아야 서민 물가도 잡힌다”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이는 편의점 물가가 곧 대기업의 동향을 파악하는 최소 잣대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소비자단체 회원은 “대기업의 시장 상권출연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무분별한 시장 침투로 인해 서민경제가 파탄지경이다”며 “대기업이 진정 소상인들의 삶의 도움을 주려면 시장 상권에서 한 발 물러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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