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비서관 "로비스트 윤여성과 아는 사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윤여성(56)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거액을 챙긴 의혹을 사고 있는 김해수(53)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이 22일 오후 2시 검찰에 출석, 오후 11시20분까지 9시간20분여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는 조서를 검토한 뒤 이르면 23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사장이 부산저축은행의 특수목적법인이 추진해온 인천 효성지구 개발사업과 관련, 로비스트이자 시행사 대표인 윤여성(56)씨한테서 인허가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사장은 특히 지난해 5월 효성지구 개발사업과 관련 박모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기도 해 그 배경을 놓고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08년 18대 총선을 전후해 효성지구 개발사업에 참여한 또 다른 시행사 대표로부터 6000만원을 수수한 의혹도 사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날 조사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도 "윤씨와 아는 사이"라고는 인정했지만 "자세한 것은 검찰에서 밝히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또한 "의혹을 밝히기(해명하기) 위해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귀가하면서도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김 사장은 한나라당 인천시당 부대변인과 한나라당 대변인,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준비위원, 청와대 정무1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 4월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관련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가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중수부 폐지 논쟁, 수사권 조정 논란 속에 정체돼 있던 정관계 로비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2008년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8) 부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민 기자 kim9416@newsis.com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