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클라우드 기술 경쟁 '구체화'
통신 3사, 클라우드 기술 경쟁 '구체화'
  • 정옥주 기자
  • 입력 2011-05-18 09:22
  • 승인 2011.05.18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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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뜬 구름' 잡기에 불과했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쉽게 말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각종 IT 자원을 인터넷에 접속해 빌려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IT 시스템 구축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업무효율성도 함께 높일 수 있어 국내는 물론, 전세계 IT산업을 이끌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네트워크망의 고도화와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무선인터넷의 이용 증가, IT비용 절감 압력 등이 맞물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IT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자,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둘러싸고 통신 3사가 클라우드 기술 확보 및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정부 차원에서도 오는 2015년까지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지난 11~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IT전시회인 '월드 IT쇼' 전시장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집중 조명 받았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양 옆으로 펼쳐진 SK텔레콤과 KT의 전시관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지난 2009년 10대 기술 중 2위에 선정된데 이어 2010년과 2011년 연속 1위에 랭크됐다. 시장 규모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올해 31조원에서 2014년에는 60조원으로,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역시 올해 1604억원에서 2014년 4985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통신 3사, 클라우드 사업 영역 확대 주력

지난해 4월 클라우드 추진본부를 발족한 KT는 충남 천안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를 구축하고 클러우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올해에는 개인고객 대상 서비스형 인프라스트럭처(IaaS)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홈'과 기업고객 대상 '유클라우드 프로' 등을 내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 영역 확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금까지 서비스형 인프라스트럭처(IaaS) 분야에 주력했지만 올 상반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 플랫폼(PaaS)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출시해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 올 한해 클라우드 기반의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아마존 등 해외 서비스에 비해 30%, 기존 국내 서버 호스팅에 비해선 60% 가량 저렴한 가격이 최대 강점이다.

해외 시장 공략도 속도도 높이고 있다. KT는 해외의 주요 고객 거점지역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글로벌CDN·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텔레콤과 협력을 통해 일본기업 대상으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관련 인프라와 솔루션 제공을 추진하는 등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외사업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 내부체질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KT는 자회사인 KTDS를 통해 분산 운영되던 업무지원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에 기반한 기업 포탈 시스템으로 단일화 하는 작업을 최근 완료하는 등 내부 IT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KT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만 올해 380억원, 2015년께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SK텔레콤도 개인·기업형 클라우드 서비스 상품을 출시하고 현재 외국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도 그간의 통신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프라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바꿔 효율화와 비용절감을 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개인형과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선보인데 이어, 기존 글로벌 업체들의 제품보다 우수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분산 파일 시스템'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PC, 개인용 PC, TV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N스크린 기술을 구현할 수 있도록 모바일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T클라우드는 스토리지형 클라우드를 포함해 SaaS 개념의 서비스를 추가한 것으로 모바일과 PC를 포함한 다양한 디바이스, OS간 콘텐츠 연동이 가능하다.

이밖에 지난해 11월 경기도 일산에 오픈한 클라우드 IDC센터를 통해 T클라우드 비즈, T 비즈포인트 등 기업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T비즈포인트는 현재 2000여개의 중소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또 최근에는 한국오라클과 에코클라우드와 함께 SaaS 형태로 원산지 관리체계를 구현할 수 있는 '원산지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향후에도 기업 또는 범국가적인 효율적 인프라 활용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클라우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한 산업 생산성 증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그런가하면 LG유플러스는 SaaS 시장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대부분 IaaS(서비스형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에 주력해온 반면, LG유플러스는 옛 LG데이콤 시절부터 SaaS 시장에 집중해 노하우를 쌓아왔다.

LG유플러스는 SaaS 플랫폼을 이용한 통합지원 사이트 'U+ 스마트SME'을 선보이며 기업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U+ 스마트 SME'는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중소기업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골라 묶어 쓸 수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ICT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U+ 스마트SME'는 현재 6만여개 기업들이 이용 중이다.

특히 지난해 7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중소기업 특성에 맞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 중소기업 I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SaaS 서비스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개인고객을 대상 N스크린 서비스인 'U+ 박스' 서비스도 순항 중이다. 이 서비스는 PC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업로드한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인터넷 기기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U+박스는 지난 2월 저장용량과 요금제 개편 이후 한 달만에 10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올해에만 30만명 이상을 끌어모았다.

LG유플러스는 올해 SaaS 분야에서만 약 3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조만간 IDC 기반 IasS(서비스형 인프라스트럭처) 클라우드 서비스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 인식 전환과 보안 문제 해결이 급선무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아직까지 기업 또는 개인이 핵심 데이터를 외부에 맡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데다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도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방통위에 따르면 최근 조사 결과, 클라우드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소기업이 전체 응답자의 70%, 중견기업이 45%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클라우드 도입 성공사례집'을 발간하고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이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워크 서비스 이용시 사용료 지원 또는 세제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이통사들도 클라우드 서비스의 무료 저장 공간을 확대하는 등 이용도를 높여 클라우드 활성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KT는 아이패드2 출시에 발맞춰 고객들에게 더욱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필수 어플로 인기있는 유클라우드 홈 서비스를 기존 20GB에서 50GB로 확대 제공한다고 2일 밝혔다.

LG유플러스도 'U+박스' 라이트 상품의 저장용량을 기존 50GB에서 100GB로 늘리고, 타 통신사 고객에게 제공하는 무료 용량도 기존의 5GB에서 10GB로 확대했다. 또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과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기존 10GB에서 5GB가 늘어난 15GB의 용량을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 클라우드 법정부 클라우드 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임종태 SK텔레콤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범세계적으로 경제불황에 따른 비용절감과 모바일화, 개인화, 개방 등 IT 트랜드에 따라 클라우드 컴퓨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은 언제 어디서나 개개인의 업무환경을 지원하는 스마트워크를 가능케 해 각 산업의 생산성 증대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옥주 기자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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