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장의 선제공격이후 여당 의원들은 6일 서울시 국감장에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특히 이날 국감장에서 열린우리당 우제항 의원은 관제데모를 입증하는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서울시는 수도이전 반대집회를 독려하는 내용의 문서를 각 구청에 보낸 것으로 돼 있다.여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문건 진위 여부를 따지며 당당하게 맞섰다. 오히려 문서 위조 가능성을 제기하며 형사고발을 시사하기도 했다.하지만 이 시장의 이러한 발언은 사흘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일부 구청이 관제데모 관련 문서를 팩스로 전달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으며 사면초가 신세가 된 반면 여권은 위증죄 등 ‘이명박 죽이기’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특히 이 의장은 “시장의 결재없이 어떻게 그런 문서가 나갈 수 있겠느냐”며 “만약 이명박 시장의 위증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행자위가 검토해 고발해야 할 것”이라며 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이 의장이 전면에 나서 ‘이명박 죽이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관계자들은 당 의장이 직접 나서고 있는 배경이 왠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뭔가 정치적 노림수가 내포돼 있을 것이란 관측.실제로 여권의 ‘이명박 죽이기’ 전략은 비단 이 시장 개인만을 겨냥한 것이 아닐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이 시장이 야권내 유력한 차기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벌써부터 특정 후보를 겨냥해 융단폭격을 가하는 것은 면역성만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명박 죽이기’ 이면에는 국보법, 과거사, 수도이전 문제 등 민감한 국정 현안을 둘러싼 치열한 보혁 대결구도에서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의 기를 꺾어 놓겠다는 포석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다.실제로 이 시장은 이러한 민감한 현안에 대해 한나라당과 보수층을 대변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고, 특히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보다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여권 입장에서 이 시장의 이러한 행보는 얄미움을 떠나 각종 개혁정책을 추진하는데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열린우리당 등 여권 관계자들이 이 시장 약점을 들추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런 상황에서 관제데모 건이 여권 안테나에 포착됐고, 이부영 의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이명박 죽이기’ 전략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장이 ‘이명박 죽이기’에 매진하고 있는 배경에는 그의 개인적 야심도 어느 정도 투영돼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이 의장은 신기남 전의장의 낙마로 의장직을 승계 받긴 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할 이슈를 선점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야권내 유력한 차기 주자인 이 시장을 겨냥하는 동시에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논리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이른바 ‘이명박 죽이기’를 진두지휘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실제로 여권 주변에서는 ‘이명박 죽이기’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자 이를 주도한 이 의장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동시에 일각에서는 이 의장을 잠재적 차기후보군에 포함시키는 시각도 없지 않다.‘이명박 죽이기’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이 의장의 노림수가 현실화 될지 자못 궁금하다.
김정욱 j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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