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되는 LS와 보광그룹
사돈되는 LS와 보광그룹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0-11-22 14:17
  • 승인 2010.11.22 14:17
  • 호수 865
  • 2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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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운동화 팔게 되나
윌리엄 영국 왕자가 지난 16일(한국시간) 결혼을 발표했다. 전 세계 언론은 영국 왕자의 결혼소식에 열광하며 왕자와 약혼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보도에 여념이 없다. 로열패밀리(왕족)가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가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특히 재벌 2,3세들의 결혼소식은 해외 왕족 소식 못지않게 국민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최근 국내에도 한동안 뜸하던 재벌가 결혼 소식이 들리고 있다. 구자용 E1 부회장 겸 LS네트웍스 회장과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이 사돈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 구자용 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5촌 당숙이며, 홍석조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처남으로 홍라희 여사의 동생이다. 그러기에 범 삼성가와 범 LG가와의 결합이라는 측면으로 재계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비록 결혼 당사자 집안이 이끌고 있는 기업들은 일반에 그리 익숙지 않은 회사들이지만 재계 순위 1위인 삼성그룹과 4위 LG그룹이 어떤 식이든 손을 잡는다는 점에서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과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에 대해 알아본다.

홍석조 회장의 장남 정국(28)씨와 구자용 회장의 장녀 희나(26)씨가 오는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화촉을 밝힐 예정이다.

홍 회장의 장남 정국씨는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중, 유학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동대학원 산업공학 석사를 마쳤다. 현재 보스톤컨설팅그룹 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다. 희나씨는 구 회장의 장녀로 미국 터프스대학을 졸업했다.

두 사람의 결혼이 성사된다면 이는 범 삼성가와 범 LG가의 두 번째 결혼이 되는 셈이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숙희씨가 이미 1957년 결혼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따라서 범 그룹 측면에서 보면 두 번째인 이번 결혼식 당일 이건희 회장과 구본무 회장이 참석해 재계 양대 회장의 만남이 성사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S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세 동생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구평회 E1 명예회장, 구두회 에스코 명예회장이 2003년 LG그룹에서 독립하면서 만든 그룹이다.

LS그룹은 기업인수ㆍ합병 전략으로 계열사 숫자가 분리 당시의 11배가 넘도록 성장했다. 매출도 2003년 계열분리 당시 7조3500억 원에서 지난해 19조4300억 원으로 2.6배로 성장했다.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은 구평회 E1 회장의 차남으로 구인회 LG창업주의 조카다.


LG가에서 분리, 레저산업 분야 1인자로

액화석유가스(LP) 수입·공급 업체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E1이 지난 2007년 1월 법정관리 중이던 국제상사를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회사가 구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맡고 있는 LS네트웍스다. LS네트웍스는 프로스펙스, 바이클로 등 스포츠·자전거 브랜드 등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재유통업을 하는 회사다.

브랜드사업에서 현재 워킹화부분 국내 1위인 프로스펙스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었고 미국 신발매출 2위인 스케쳐스의 매출도 대폭 늘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신규 진출한 자전거 유통업체 바이클로도 자전거 애용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LS네트웍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49.7%, 2523.7% 증가한 666억 원, 41억 원이다. 당기순이익은 12억 원을 기록해 흑자로 전환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28% 늘어난 2077억 원, 204억 원을 올렸다.

웰빙 열풍에 힘입어 LS네트웍스의 매출에 대한 전망은 밝아 보인다.

보광훼미리마트는 보광그룹의 계열사로 그룹 매출의 60%(2008년 기준)를 차지한다. 보광훼미리마트와 그 관계사는 유통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2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1994년에 설립해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지난 8월 5000점을 돌파했으며 2015년 8000점 달성하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점유율도 33.1%로 국내 편의점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원래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은 검사출신이다.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나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1976년 사법고시에 합격, 1981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국장과 인천지점장을 거치고 2006년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마지막으로 16년간 근무하던 검찰을 떠났다.

홍 회장은 2007년 3월부터 보광훼미리마트 대표이사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지내고 삼성그룹에 영입돼 경영자로 변신했던 부친 홍진기 회장과 닮은 행보다.


보광훼미리마트, 편의점 업계 1위

보광그룹은 지난 1983년 홍 회장의 부친인 고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사돈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도움으로 설립한 TV브라운관 부품업체 ㈜보광을 모기업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삼성그룹에 속해 있었지만 1999년 중앙일보와 함께 분가했다.

편의점 사업(훼미리마트)과 리조트 사업(휘닉스파크)에 진출했고, 세계적인 광고회사 덴츠와 합작한 광고대행사 휘닉스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으며 하이테크사업군인 휘닉스PDE, STS반도체, 코아로직 등을 포함 4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보광그룹은 홍진기 회장의 4남 홍석규 회장이 보광 총괄전무를 맡으면서 제일 먼저 기업을 이끌어 왔다. 2007년 차남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과 금융계통에서 일하다 삼성SDI 부사장을 지낸 3남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이 그룹에 합류해 형제 경영 체제가 됐다.

홍진기 회장의 장남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중앙일보 지분만을 보유해 언론사 경영에만 전념하고 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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