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만해도 손학규 예비후보는 ‘무색무취’, ‘우유부단’, ‘의지력 결여후보’라는 다소 약한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손 예비후보만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시각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한나라당을 탈당, 독자행보를 보이다가 최근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약칭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하면서 ‘손학규 대세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명 대통합민주신당은 ‘손학규 당’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오창일 대표가 손 후보의 최측근이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왔다. 더구나 손 후보는 DJ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통합민주신당’이 DJ의 훈수정치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당에 속해있는 의원들도 부인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DJ의 최측근인 동교동계 설훈 전의원의 ‘손학규 캠프 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설 전의원은 “독자적인 결단에 의해 이뤄진 행보”라며 극구 DJ와는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으나 정치권에선 이를 그대로 믿지 않는 눈치다.
손 후보 캠프의 이재희 공보특보는 이에 대해 “DJ의 지지를 받아서 대권행보를 보이는 것은 필패”라며 “정책을 내세우고, 공식행사에 맞춰 국민적 지지를 얻어 갈 것이다”며 DJ와의 연대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구인 한 의원은 “DJ와 손 후보가 연대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해 정치적인 외도를 한 인물이 그 힘을 얼마나 발휘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손 후보가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선진화’, ‘사회통합’, ‘평화체제구축’을 3대 국가목표로 설정했다. 손 후보는 DJ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는 FTA체결을 적극 지지한 후보다.
‘DJ-노무현’의 연합 체제를 구축하는 데 최대공신이면 공신이다. 그런 그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틀 속에서 ‘경제’, ‘평화’라는 제1카드를 꺼내들겠다는 것이다.
손 후보 캠프의 이수원 공보특보는 이에 대해 “이번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인해 정치적인 프레임이 바뀔 것이다”며 “(손 후보는) 유연성과 안정성이 최대 강점이다. 통합과 안정성을 보여주고 전통적인 지지기반과 중간지대를 포용해 공략할 것이다”라며 향후 대권행보를 귀띔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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