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심상찮은 행보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심상찮은 행보
  • 박지영 기자
  • 입력 2008-04-02 09:16
  • 승인 2008.04.02 09:16
  • 호수 727
  • 4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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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전경련 회장설 ‘모락모락’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최근 행보가 심상찮다. 지난달 13일엔 한승수 총리를 초청해 전경련 회장단 만찬 호스트를 맡았고, 17·18일엔 현대·기아차 공장을 연달아 찾기도 했다. 여기에 20일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7주기 제사에 6년 만에 참석, 다소 꼬여있는 가족관계를 재조정해주는 장자역할을 도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 회장의 광폭 행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정 회장이 차기 전경련 회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 18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기아차 광주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기아차가 올 하반기 출시할 소형 CUV 신차 AM(프로젝트 명)의 설비공사를 마치고 지난 3월 3일부터 광주공장에서 시험생산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 생산라인의 설비 가동상태와 시험생산 차량의 품질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하루 전인 17일에도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했다. 이 같은 정 회장의 연이은 지방공장 방문은 이례적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2006년 2월에 방문한 적이 있으며,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 2004년 10월 스포티지 해외수출에 앞서 현장에 들른 이후 3년 반 만의 방문이다.


전경련 만찬 주재 왜?

정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만찬을 주재하게 된 배경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치 않았던 정 회장이 1년 만에 다시 발걸음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그룹은 “정 회장이 그동안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회장단 회의와 만찬에 참석해 왔다”며 “새 정부 출범과 한승수 국무총리 임명을 축하하기 위해 만찬을 주재하기로 한 것”이라고 확대 해석치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전경련 쪽 또한 “삼성·현대기아차처럼 큰 그룹 총수들은 1년에 한 번 정도 친목 도모차원에서 회장단을 초청해 만찬을 여는 전통이 있다”며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 안팎은 “정 회장이 이명박 정부 출범을 계기로 재계 리더로서 전경련 안에서 자기의 입지를 더욱 넓히려는 것 아니냐”며 “최근 현대기아차가 자사출신 인사를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로 강력히 추천한 것도 이 같은 정 회장 행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10개월 만에 전경련 만찬 호스트를 자청하고 나선 것은 재계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정 회장의 행보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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