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명품을 자랑하는 삼성전자 지펠이 때 아닌 소음 논란에 휩싸였다.
일상생활 필수품 냉장고가 심한 소음으로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전자제품업계에서 최고라는 위상을 떨치는 삼성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다.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제보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본지는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와 이에 대한 삼성 측의 입장을 담아봤다.
결혼을 앞둔 김병석(32)씨는 예비 신부와 함께 전자제품을 고르기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찾았다.
평소 지펠의 광고를 보고 관심이 많던 예비신부는 전자상가 직원에게 지펠의 성능, 가격, 단점 등을 차근차근 묻고 있었다.
하지만 담당직원의 설명은 그동안 명품으로 생각한 지펠의 이미지와는 벗어난 이견이었다.
성능은 지펠이 더 좋을 수 있으나 타사 제품의 경우 단일냉각 방식으로 소음이 적은 반면 삼성의 경우 독립냉각인 만큼 소음이 크다는 것.
원룸이지만 큰 냉장고를 꿈 꾼 김씨와 예비신부는 결국 지펠을 포기하고 타사제품을 구입하게 됐다.
고객 불만사항 폭주
정상수(45)씨는 비좁은 집안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펠 냉장고를 방안에 설치하게 됐다. 하지만 심각한 수준의 냉장고 소음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결국 서비스센터에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방문한 수리기사는 냉장고 탓이 아니라며 집이 좁아서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는 말뿐이다.
황당한 정씨는 어쩔 수 없이 냉장고를 거실에 두고 사용하게 됐다.
주부 조상희(37)씨는 지난 2006년 1월 구입한지 1년도 되지 않은 냉장고에서 사용 중 ‘뚝뚝’소리가 끊이질 않아 결국 서비스센터에 문의했다.
방문한 수리기사의 하자가 아니라는 말만 믿고 결국 어쩔 수 없이 사용했으나 최근 다시 소음발생으로 업체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결국 삼성측은 제품상의 하자를 인정해 무상수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조씨는 무상수리가 아닌 반품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토바이 소리’, ‘TV소리보다 더 큰 냉장고 소음’, ‘쿵~! 쩌억 갈라지는 공포영화 음향과 같은 소리’가 난다는 등 지펠의 소음문제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삼성전자 홍보실측은 반대의 설명만 늘어놓고 있다.
홍보실 관계자는 “각 회사에 사용설명서를 봐라 뭐라고 돼있나, 정확히 파악해라 지펠이 워낙 많이 팔리다 보니 말이 많은 것이다.”라며 질문도 구체적으로 시작하기 말문을 끊어 버렸다.
소음관련 질문이 많아 심기가 불편하지 않았느냐 방증이었다.
그는 “무조건 시끄럽다 말하지 마라. 기준치에 부합되는지를 확인하라.”고 말했다.
홍보실의 엉뚱한 답변에 질문을 끊거나 무시하지 말라고 끝까지 듣고 대답해 달라는 요구에 “지펠이 시끄럽다고 말해서 그랬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담당자는 정확한 기준치를 확인하라던 말과는 달리 “소음에 관련해 측정된 데시벨(dB)은 객관적이지 않은 것이다. 장소에 따라 다르게 측정될 수 있다. LG, 대우 등 타사의 냉장고들도 본사와 거의 흡사한 소음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을 구성해 소음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과 연구사례 등은 기업비밀로 말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 7월 미국의 전문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냉장고’부분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송효찬 s2501@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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