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구가 됐으니 챙겨야 하는데, 이렇게 힘들 줄이야.” 지난해 11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인수된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해외출장 항공편 때문에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로 편입되기 이전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여러 항공사들 중 운항 스케줄이 편한 쪽을 택해 해외출장 일정을 잡아왔다. 하지만 M&A이후 대우건설 직원들이 해외 취항지가 많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측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자주 이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출장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11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M&A시장의 최대매물인 대우건설을 6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몸집불리기에 성공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측은 ‘한식구’로서 서로 다른 두 조직의 문화를 융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금호아시아나측은 ‘대우건설 껴안기’를 위해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연말 대우건설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가 하면, 임직원들의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또 대우건설 직원들은 복리후생차원에서 휴가 등의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국내선을 이용할 때, 30%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인수·합병과 관련, 대우건설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들이 늘고 있다.
한식구가 되긴 했는데…
하지만 대우건설 임직원 일부에서는 ‘해외출장’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해외출장시 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그간 리비아를 중심으로 한 북아프리카권,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한 서아프리카권, 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중동권, 필리핀·베트남 등의 동남아권 등 4개의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수주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만큼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해외파견이나 출장이 잦은 편이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되기 이전, 임직원들은 해외파견 및 출장을 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대한항공 등 여러 항공사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임직원들은 아시아나항공을 자주 애용해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대한항공 등에 비해 해외 취항지역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대우건설 해외 건설현장이 집중돼 있는 중동지역과 아프리카지역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한 곳도 취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의 경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여기에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유럽을 경유해서 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 출장을 갈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운항횟수가 적은 편이다. 대한항공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를 주 7회, 매일 운항하고 있다.
대우건설 “출장일정 차질없다”
이에 반해 아시아나항공은 파리의 경우 내년 3월 취항 예정이며, 프랑크푸르트도 주 4회 운항하는데 그치고 있다. 따라서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할 경우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서, 중동이나 아프리카로 출장을 가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아시아나항공 운항일자 등을 고려해 출장을 가야 하는데 출장 스케줄을 잡는 게 만만치 않은 상황이 아니냐.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몇 번의 환승을 통해 출장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로 편입된 이후, 임직원들이 출장 등으로 해외로 나갈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자주 애용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해외출장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서비스 등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출장일정 등을 무시하고 아시아나항공만을 고집해서 출장을 가지는 않는다”며 “출장일정이 바쁜 경우에는 대한항공이나 외국계 항공을 이용하는 사례도 많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을 점검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두바이 직항노선이 있는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고, 아랍에미리트 항공을 이용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측은 “아랍에미리트 항공의 기내서비스가 최고라는 얘기를 듣고 이를 견학하는 차원에서 박 회장이 이용했을 뿐, 다른 뜻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지성, 아시아나항공 홍보대사
국내 최초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이 향후 1년간 아시아나항공 항공권을 무상으로 제공받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 21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FC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중인 박지성 선수의 명예홍보대사 위촉 및 공식후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박지성과 그의 부모는 아시아나로부터 향후 1년간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는 전 노선의 퍼스트클래스를 무상으로 제공받게 됐다.
한편 오는 7월20일 서울에서 맨유FC와 서울FC가 맞붙게 되는 코리아투어도 같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금호타이어가 타이틀스폰서를 맡
고 있다.
정하성 haha70@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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