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샌 바가지 외국서도 샜다
국내서 샌 바가지 외국서도 샜다
  • 정하성 
  • 입력 2007-01-25 10:03
  • 승인 2007.01.25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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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 ‘피’튀기는 전쟁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이 두 회사는 서로 경쟁하며 세계시장에서 한국 전자산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양사가 국내외에서 서로 감정 섞인 대립을 하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양사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07 행사에서 임원들이 나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급기야 양사의 최고 경영자인 윤종용 부회장과 남용 부회장이 회동하는 등 사태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두 사람의 회동을 계기로, 앙숙관계에 있던 두 기업이 ‘상생과 협력’의 관계로 돌아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0여년간 전자업계의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이들 양사는 ‘앙숙’으로 불릴 정도로 국내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관계다. 이런 두 회사가 최근 들어 해외 등지에서 볼썽사나운 경쟁을 펼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나친 라이벌 의식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의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07’이 열렸다.

이 행사는 세계 140여개국 2,700여개 전자관련 업체들이 참가하는 국제행사다. 행사에 세계적인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 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양사가 지나친 과욕과 라이벌 의식 때문인지, 상대방을 흠집내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우선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이 LG전자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LG측은 차세대 DVD 기술인 블루레이 디스크와 HD-DVD를 모두 지원하는 ‘듀얼 포맷 플레이어’인 ‘슈퍼멀티 블루 플레이어(SMB)’를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에 삼성의 최 사장은 이같은 LG전자의 제품에 대해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걷지도 못하면서 뛸 수 있을까”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LG전자제품은 두가지 기술방식의 차세대 DVD 파일을 하나의 기기로 재생할 수 있는 다기능 플레이어다. 최 사장은 이에 “하나도(블루레이) 제대로 못하면서 두가지(블루레이 + HD-DVD)를 잘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해 LG제품을 사실상 평가절하했다.

최 사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LG전자도 발끈하고 나섰다. 이희국 LG전자 사장은 미국 현지에서 최 사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행사를 취재했던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가 듀얼 포맷 플레이어인 ‘슈퍼멀티 블루 플레이어’(SMB)를 시장에 내놓은 것은 각 회사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을 위한 차선책”이라며 “눈치를 보느라 사업적으로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은 배가 아플지 모르겠다” 며 삼성전자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여론의 뭇매
이같은 양사의 감정싸움에서 일단 LG전자가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LG전자가 내놓은 SMB가 이번 행사의 최고 제품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또 CES 조직위원회가 발간하는 ‘CES 데일리’ 신문은 전시회 개막 첫호인 8일자에서 1면 톱기사로 LG전자의 SMB를 소개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 US투데이 같은 미국 신문도 이 제품을 집중 보도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의 “걷지도 못하면서 뛸 수 있을까”라는 발언이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같은 나라 경쟁 기업의 주력 상품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것은 구설에 오를 만하다”는 지적을 하면서, 삼성전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발언의 당사자인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언론에 따르면 양사간 불화가 알려진 후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이 LG전자 전시관을 찾아가 남용 LG전자 신임 부회장을 만났다. 최 사장은 “LG의 TV 디자인과 화질이 크게 좋아졌다. 우리도 더 신경 써야겠다”고 칭찬했다. LG의 남 부회장도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답했다.

특히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가 협력해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시장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
면서 양사가 직접 나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 시작했다.

삼성의 후계자인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상무(지난 17일 전무로 승진)는 지난 9일 CES 행사장의 LG전자 전시관을 찾아가 남용 LG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제품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날 만남은 남 부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CEO간 만남
미국행사 이후 양사의 최고경영자도 회동을 가졌다. 수장인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상견례차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공식적으로 후배격인 남 부회장이 인사차 윤 부회장에게 상견례를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관계인 양사의 최고경영자가 만남을 가진 경우는 지금까지 관례상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두 사람간 오간 내용이 상견례 이상의 내용이었을 것. 그간 앙숙관계를 털어버리고 상생과 협력 관계로의 관계 정립을 위한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측에서도 두 CEO간 만남에 대해 “갈수록 세계 시장의 경쟁환경이 심화되는 상황속에서, 환율문제 등 경영환경도 악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 업계가 공동 대처할 일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삼성-LG전자 최고경영진들간 화해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관계개선이 당분간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두 회사간 해묵은 감정이 그리 쉽게 사라지겠느냐”는 것이다.


‘마케팅 전쟁’ 치열
양사는 그간 드럼세탁기, PDP TV 등에 대한 마케팅을 놓고 한바탕 신경전을 펼쳤었다. 지난 2004년과 2005년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세탁기 마케팅과 관련해 서로 으르렁댔다. 2004년에는 세탁기 은나노 기능을 둘러싸고 양사가 한바탕 설전을 벌였고, 2005년에는 LG전자가 스팀 드럼세탁기 부문에서 삼성전자 제품과 비교 마케팅을 해, 양사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양사가 PDP TV를 놓고 소송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LG전자는 하드디스크를 탑재한 LG 타임머신 TV의 ‘하드디스크 수명’, ‘소음’, ‘냉각팬’ 부분과 관련해 삼성측이 악의적인 비방을 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이건희 회장의 두바이 방문과정에서, 삼성측은 이 회장이 방문하는 호텔 등에 설치된 LG전자 TV를 삼성제품으로 교체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자라이벌인 양사간 해묵은 감정싸움이 쉽게 풀어질지 의문”이라며 “특히 김쌍수 전임 부회장에 못지않게 공격적 경영을 하는 남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만큼 두 회사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상파 DMB 전국 시청 가능
지금까지 수도권에서만 제한적으로 시청할 수 있었던 지상파 DMB를금년 상반기 중 전국에서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17일 지역 지상파 DMB 방송사업자로 선정된 13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방송국 허가신청 설명회를 개최하고 “종전 약 60일 걸리던 방송국 허가 심사기간을 30일로 대폭 단축하여 다음달에 허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송국 허가처리는 통상 기초심사(서류심사), 기술심사(방송설비) 및 기술기준 적합성 심사로 이루어지며, 정보통신부는 허가 기간 단축을 위해 관련기관 전문가로 구성된 허가 준비반을 구성했다.

특히 정보통신부는 방송의 안정적 제공과 독립적 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지역 지상파 DMB 방송사업자가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송신소 및 연주소(주조정실)의 공동사용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부의 이와 같은 허가 정책으로 지역 민방사업자들은 연주소 시설 공동사용에 따른 초기 시설투자비 53억원, 연간 운영비 2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어 사업추진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도권지역 사업자인 KBS는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전주, 춘천, 제주의 실험방송을 3월에 본방송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지역 MBC와 지역민방은 방송설비 구축이 완료되는 금년 5~6월경에 본방송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DMB 전국 본방송 개시로 지방 국민의 시청 수요 충족은 물론 방송정보 격차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방송사업자는 교통정보서비스 등 유료 부가 데이터방송 제공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도 예상된다.

작년말 지상파 DMB 단말기는 282만 6,000대 보급, 위성 DMB 가입자는 101만 8,000명을 돌파한 바 있으며 연내 DMB 이용자 수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하성  haha70@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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