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된 원주 영서고등학교 골프관리과를 위해 사업비 28억 원을 확보, 비거리 100m, 40타석 규모의 대규모 골프연습장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영서고에 설치된 골프관리과는 골프 선수 육성보다 골프장 조경과 장비 관리 등 골프장 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어, 이 같은 대규모 골프연습장보다 골프장 시설 및 잔디관리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6홀 규모의 미니 골프장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해당 학교는 당초 관리비 충원 등을 위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골프연습장을 개방하는 등 영리행위까지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지역 내 골프연습장 업주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물의를 빚다 강원도교육청의 불허 방침에 따라 철회했다.
이 같은 규모의 골프연습장이 신축돼 운영에 들어갈 경우 매달 수백만원의 전기세와 냉·난방비가 소요돼 학교 재정에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지역 교육계에서도 대부분 학교들이 인근 골프연습장과 협약을 맺어 무료로 골프연습장을 이용하거나, 소규모 골프연습장 신축으로 충분한 교육적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골프연습장은 학교 간 형평성 차원에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영서고 관계자는 “골프장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골프를 제대로 치는 것은 기본”이라며 “골프장 잔디관리에 필요한 천연 잔디 등은 예산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이 되지 않아 설치하지 못하고 인근 골프장에서 견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대규모 골프연습장이 불필요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재검토를 해봤지만 이미 예산이 전임 교육감 시절에 통과됐고,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들이 골프연습장이 설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 중단은 힘들 것 같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 추가 시설비 등은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며 골프연습장이 교육목적 외로 이용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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