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이나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었던 너구리가 10여년 전부터 전주 도심 한복판에 집단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주시 효자동 상산고등학교와 남양효자아파트 일대를 서식처로 삼은 20여마리가 인간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 상산고에서 18년째 수위로 근무하고 있는 황기순씨(55)는 “10여년 전부터 교내에 너구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처음엔 학생들이 너구리를 보고 많이 놀랐지만 지금은 낯이 익어 먹이를 주는 등 친근하게 대하면서 학교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 됐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직원들이 먹고남은 음식물을 모아 매일 먹이를 주면서 너구리가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주위를 맴돌며 먹이를 달라고 채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 2∼3마리에 불과했던 너구리들은 사람들이 먹이를 주면서 급격히 번식해 지난 2002년부터 인근 아파트까지 서식지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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