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부터 별도의 루트를 통해 비자금을 받은 한나라당 중진 의원 2명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거물급 중진인 이 의원도 검찰의 소환대상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이 어떤 루트를 통해 현대의 비자금을 받았는지 검찰은 그 전모를 파악하고 있다는 말까지 검찰 주변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또 최근 불거진 윤여준 의원 관련 공천헌금 수사 등을 지켜보며, 한나라당도 사정칼바람이 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선지 최근 한나라당은 노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한층 높히고 있다. 권노갑 전고문의 비리 의혹과 노무현 대통령을 연계한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청와대 사정설을 미리 차단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민주당측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도 최근 현대 비자금 수사를 정치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청와대의 모종의 시나리오에 의해 현대비자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때문에 언제든지 그 불똥이 한나라당으로도 튈 것을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한나라당은 권전고문의 총선자금 수사파문이 야권의 정치자금 수사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권전고문의 현대 비자금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서 “공적자금을 빼내어 총선에서 뿌렸다”며 여권의 부도덕성을 성토하면서도 이번 사건 수사가 야권의 총선자금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수위를 조절하는 등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과 별개로 노대통령의 총선자금 의혹에 초점을 맞춘 공세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야권 수사 가능성에 대해 한나라당이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을 공격하면, 노대통령의 총선자금도 투명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밝혀 공개할 것”이라며 ‘맞불작전’ 각오를 밝혔다.
이미 한나라당은 노대통령의 지난 총선자금과 관련 “노대통령이 ‘지난 총선시 한도 원도 없이 돈을 써봤다’ ‘유권자들을 ㅇ,x 표시하며 쓸만큼 써서 얼마나 썼는지 기억도 못한다’고 실토한 것도 이번 사건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해, 노대통령이 권씨로부터 총선자금을 지원받지 않았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한나라당은 권전고문의 총선자금과 노대통령의 연계 의혹을 제기한다는 방침을 이미 내세웠다. 한나라당 한 핵심관계자는 “돈안쓰는 후보로 도덕성을 무기로 대통령까지 당선된 노대통령이 부정한 돈으로 선거를 치른 사실이 밝혀지면 청와대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야권사정설에 대비한 ‘맞불카드’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검찰수사가 한나라당 총선자금으로까지 파고들 경우 청와대와 한나라당간 갈등은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김은숙 iope7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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