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옹호 속 강호동 복귀할 수도…
네티즌 옹호 속 강호동 복귀할 수도…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9-20 10:47
  • 승인 2011.09.20 10:47
  • 호수 907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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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心 “강호동 돌아와라”

탈세 혐의로 잠정 은퇴를 밝힌 MC겸 개그맨 강호동(41)이 방송계와 팬들을 시름에 잠기게 만들었다. 지난 9일 은퇴 기자회견을 연 이후로 열흘이 넘게 흘렀지만 연예계는 강호동 사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강호동을 내세워 승승장구하던 예능 프로그램들은 순식간에 MC교체 또는 존폐위기에 처했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은퇴 반대’ 서명에 3만 명 가까이가 참여했다. 탈세 의혹으로 들끓었던 비난 여론이 강호동의 결단 앞에서 순식간에 ‘신중론’, ‘동정론’으로 뒤바뀐 것. 방송가 관계자들은 “다음달 이후에는 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호동의 갑작스런 은퇴선언으로 가장 큰 고민에 잠긴 이들은 예능 프로그램 관계자들이다.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KBS ‘해피선데이-1박2일’, SBS ‘강심장’과 ‘스타킹’은 강호동 체제로 진행됐기 때문에 타격이 훨씬 크다.

이들 프로그램은 주말과 평일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면서 높은 시청률을 누려 왔지만 이제부터는 성격을 바꾸거나 폐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강호동 만이 할 수 있는 진행’ 이라는 평가를 받은 ‘무릎팍 도사’는 비슷한 캐릭터를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폐지설도 나오고 있다.

‘스타킹’과 ‘강심장’은 발 빠르게 대체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갑작스런 일이라 독립 MC를 찾는 일에 애를 먹고 있다.

강호동 전성시대를 열어 놓은 ‘1박2일’ 역시 조기종영과 ‘시즌2’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1박 2일’은 지난달에도 종편으로 인한 ‘강호동 하차설’, ‘연내 종영’이라는 소문에 휩싸인 적이 있다.

‘강심장’의 박상혁 PD는 지난 14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석연휴 내내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점차 줄고 있는 비난 댓글

그러나 박 PD는 “제작진의 욕심 때문에 강호동을 다시 불러 녹화를 하는 건 2년을 함께 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강호동과 ‘강심장’을 추가로 녹화하는 일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1박2일’은 다음해 2월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수정해야할 지경이 됐다.

‘시즌1’을 마무리한 후 새로운 멤버들로 인기를 이어나간다는 것이 방송사의 속내였지만 강호동 사태의 영향으로 연내 방영도 불투명해졌다. 다른 멤버인 이수근과 이승기가 고정 팬들의 호응을 얼마나 이끌어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박2일’은 4년 이상 시청률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은 장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동일한 구성으로 너무 오랫동안 진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견은 강호동이 하차한 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1박2일 관계자들의 주된 고민은 ‘시즌2’에 대한 계획에서 남은 5개월의 생존으로 변하게 됐다.


마녀사냥인가

시청자들은 강호동의 은퇴에 따른 아쉬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는 강호동의 은퇴를 반대하는 서명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데 지난 16일 오전까지 2만2451명의 네티즌이 동참했다.

서명 운동을 진행한 네티즌은 “탈세라고 보기에는 무리다. 절세를 하려 했으나 반영이 안돼 추징금을 받았다”라는 내용으로 취지를 밝혔다. 또한 “강호동이 범법 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퇴출을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호동의 입장을 옹호하는 ‘강호동 닷컴’도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회원수 3600명을 돌파했다. ‘강호동닷컴’에서는 응원메시지를 비롯, 선행사례, 약력, 활동 계획에 대한 토론 등을 다루고 있다. 카페 회원들은 서로 간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국민 MC’가 조속히 돌아오기를 희망했다.

한편 국세청에 따르면 강호동은 2007~2009년까지의 추징 세액은 5억 원 미만으로, 검찰 고발 대상 자체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강호동의 탈세를 고발한 A씨의 “강호동을 검찰에 고발했다”발언과 차이가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호동을 사기나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탈세범으로 모는 것은 옳지 않다. 고도의 세금 회피가 아닌 ‘절세’가 맞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특히 한국납세자연맹은 “일부 네티즌들이 강호동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탈세를 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형법상 명예훼손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여론의 ‘강호동 끌어안기’는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 이후 곧바로 가속화됐다. 이는 언론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네티즌 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 이슈화 됐을 때 ‘방송 퇴출 운동’을 주도한 이들도 네티즌이다. 물론 우리는 강호동이 어떤 심경의 변화로 은퇴를 결정했는지는 알 수 없다.

국세청은 강호동에 대해 5개월간의 세무조사를 실시, 소득신고 내역 중 세금이 과소 납부됐다며 수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창환 기자]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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