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대신 월급이라는 걸 받아먹기 시작하면서 ‘굿모닝’ 이게 뭔지 까먹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 나는 서로 해결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문제들에 직면했다. 큰 걸 볼 것인가 말 것인가, 머리를 감을 것인가 말 것인가? 재빨리 결정하는 것부터가 그 시작이다….”
스물아홉 번째 생일날 아침 이렇게 투덜거리며 거울을 보던 ‘나난’은 거울을 들여다보다 소스라치게 놀란다. 머리에 동전 크기만한 원형탈모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던 것. 설상가상으로 낮에는 직장에서 좌천당하고, 밤에는 3년 동안 사귄 애인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긴다. 그야말로 인생 최악의 생일. 하늘이 무너졌는데 과연 솟아날 구멍이 있을까?
요즘은 ‘무비컬(영화와 뮤지컬의 합성어)’이 대세다. 29살 청춘남녀의 현실을 유쾌하게 풀어냈던 영화 ‘싱글즈’가 뮤지컬로 새 옷을 갈아입는다. 2003년 개봉작인 ‘싱글즈’는 나난(장진영)과 동미(엄정화), 정준(이범수), 수헌(김주혁) 등 개성 넘치는 네 남녀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그려 ‘싱글’이라는 새로운 감성코드를 사회 전반에 부각시켰던 영화.
‘댄서의 순정’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무비컬’인 ‘싱글즈’는 다음달 9일부터 8월 1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싱글즈’는 싱글들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는 무대로 가져와 유쾌하게 그리고 진정성을 담아 풀어낸다. 독신생활을 즐기고 자기계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열정과 고민이 많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찔한 줄타기를 하면서 한 가지씩 포기하고 타협하고 또 도전하는 싱글들의 현실적인 모습이 가감 없이 펼쳐진다.
작품은 영화와 달리 나난에게 집중됐던 드라마를 개성 넘치는 4명의 인물에게 골고루 분배한다. ‘싱글즈’라는 말에 담긴 복수형의 의미를 더욱 도드라지게 하고, 이를 통해 더욱 큰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나난의 이야기는 압축되고, 동미와 수헌, 정준의 이야기는 새롭게 만들어진다.
‘싱글즈’는 가수이자 연기자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이현우의 뮤지컬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이현우는 순정파 로맨티스트인 증권맨 수헌 역을 맡는다. 국내 싱글 남성의 대표주자인 이현우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싱글들의 이야기로 첫 뮤지컬 무대에 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공연기간: 6월 9일 ~ 8월 12일
공연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공연시간: 화~목 오후 8시/ 금·토 오후 4시, 8시/ 일 오후 4시
티켓가격: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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