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씽 : 사라진 여자’ 그녀들이 아닌 ‘우리’ 이야기
[종합] ‘미씽 : 사라진 여자’ 그녀들이 아닌 ‘우리’ 이야기
  • 변지영 기자
  • 입력 2016-11-23 02:05
  • 승인 2016.11.23 0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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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어느날 갑자기 아이와 보모가 사라졌다. 회사에선 치이고 집에선 못난 엄마로 살아가는 워킹맘 ‘지선’은 하루 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보모 ‘한매’를 추적해 나간다. 피 말리는 5일 동안 카메라는 ‘모성의 이중성‘과 소외 받는 ‘우리’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다.

엄지원, 이언희 감독, 공효진 (왼쪽부터)

지난 21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배우 엄지원, 공효진, 이언희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미씽: 사라진 여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언희 감독(40)은 영화에 대해 “나이가 들어가고 보니 제 또래 여성들이 겪는 상황 갈등들이 영화에 반영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던 삶을 살고 있지 않았나. 특히 가장 가까우면서도 잘 모르는 타인. 가장 가까운 타인. 그 타인과의 관계를 깊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영화 제작 계기를 설명했다.

영화가 관객에게 전하는 것은 단순히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뜨거운 감정만은 아니다.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던 누군가가 어느 날 갑자기 겪는 사건을 통해 어쩌면 모두가 외면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우리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충무로 바닥에서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흥행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8월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덕혜옹주’의 흥행을 시작으로 조금씩 여성 주인공 영화들이 늘어나고는 있다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이언희 감독은 호기롭게 투톱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영화 속 두 여성은 각각 남편과 이혼 후 아이의 양육과 생계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이자 싱글맘 지선(엄지원), 그리고 그런 지선을 대신해 아이를 친자식처럼 돌보다 아이와 함께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로 등장한다.

특히 공효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귀재’, ‘공블리’라는 별명을 벗어 던지고 신들린 듯한 연기 변신을 꾀했다.

공효진은 “시나리오를 보고 2, 3일 여운이 가시지 않는 영화들이 있는데, 이 시나리오가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기분이었다”면서 “설정은 이후로 미루고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매’ 역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는 “시나리오 역할이 원래 중국인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떤지 고민했다. 검은 머리에 뽀얗지 않은 피부를 가진 ‘한매’가 그려졌다. 대사량을 좀 줄이고 중국인처럼 표현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공효진

이 감독은 공효진에게 이유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를 보며 신인이 해야하거나 중국인이 해야 더 리얼할까 고민했는데 정말 새로운 이미지의 ‘한매’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공효진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고 설명했다.

영화 중반까지의 흐름을 이끌며 아이를 잃은 절절함을 표현해낸 엄지원은 “’지선’이 5일 간 아이를 찾으러 다니는 감정신이 많아 체력만큼이나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모성 연기에 대해 큰 부담감이 있었다. 분노, 복수심, 불안, 먹먹함을 결결히 표현해내고자 노력했다”며 “매 순간 이 감정이 맞을까 고민 하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엄지원

공효진은 “어렵기도 즐겁기도 했던, 고민 많았던 현장이었다”면서 “다른 듯 보이지만 도와줄 사람 없이 견뎌내야 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지원은 “많은 비밀들이 풀리면서 흥미를 더하는 영화다. 환경의 차이일 뿐 운명의 카테고리가 같았던 지선과 한매의 이야기를 보며 뭉클한 느낌을 가져가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쉬이 지나치는 ‘소외 받는 이’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오는 30일 개봉하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연기력과 흥행력을 겸비한 두 배우 엄지원, 공효진이 높은 케미스트리를 선사하며 관객들을 깊은 몰입으로 이끌어 낼 예정이다.

<사진=송승진 기자, songddadda@ilyoseoul.co.kr>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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