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발언' 방송가 '최순실 게이트' 풍자 패러디 만발
'사이다 발언' 방송가 '최순실 게이트' 풍자 패러디 만발
  • 변지영 기자
  • 입력 2016-11-01 18:34
  • 승인 2016.11.01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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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정국을 뒤흔들면서 민심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국정농단' 풍자의 조짐이 연예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서 이번 사건을 대놓고 풍자하자 시청자들이 눈치보는 정계와 언론계보다 나은 직설이라며 큰 호응을 하고 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TV 토일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최정규)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풍자했다. 49회에 무당이 등장해 등장 인물 중 한 명에게 오방낭으로 보이는 주머니를 건넸고, 이 장면에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마님을 도울 것"이라는 대사가 삽입됐다.

사진=MBC 드라마 옥중화 캡처

다섯 가지 색 비단으로 만든 주머니인 오방낭은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행위의 증거로 중 하나로 의심 받는 물건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취임식 당시 '희망이 열리는 나무' 제막식에서 오방낭을 여는 행사를 했는데, 이와 관련된 문건이 최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에서 발견돼 오방낭 행사가 최 씨에 의해 기획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은 것.

극중 배우가 언급한 "천지의 기운이 도울 것"이라는 대사는 지난해 4월 박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중 참석한 브라질 경제인 행사에서,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인용해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라고 말한 것을 패러디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우주 발언'은 대통령의 공식 발언으로 이해하기에는 모호하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일명 ‘유체이탈화법’이란 풍자도 낳은 바 있다. 때문에 대통령 연설문을 최 씨가 수정했다는 사실과 연계돼 '국정농단'의 한 증거로 의심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 씨의 ‘국정농단’을 풍자하는 내용은 앞서 29일 방송된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연출 김태호)에서도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무한도전' 제작진은 러시아에서의 '우주특집' 촬영에 앞서 지상에서 무중력 상태를 느껴보자며 헬륨가스로 채운 풍선에 멤버들을 매달았다.

제작진은 형형색색의 풍선 모습을 방영하면서 자막으로 "상공을 수놓는 오방색 풍선"이라고 표현했다. 곧이어 풍선이 떠오르기 시작하자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출발"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또 개그맨 박명수가 ‘온 나라가 다 웃음꽃이 피고 있어요’라고 발언하는 장면에 ‘요즘 뉴스 못 본 듯…’ 이라는 자막이 깔렸다.

사진=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캡처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속시원한 직언을 듣는 것 같다며 큰 호응을 보냈다. 눈치를 보며 자기 몸을 사리고 있는 정계와 언론계에 신물이 난 시민들이 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거침없이 할 말을 던지는 예능을 향해 ‘오늘만 사는 방송’이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회자된 드라마는 지난 2014년 초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 방송된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다.

이 드라마에는 무당의 딸이 대학교에 부정 입학하고, 이 과정이 언론에 드러나자 모녀가 해외로 도피하는 내용이 그려진다. 이같은 내용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과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네티즌 사이에서 퍼졌다.

또 극중 무당의 딸 이름이 '정유라'라는 점, 최씨의 아버지 최태민씨와 같은 이름을 쓰는 '최태민'이라는 인물이 극 중 등장한다는 점 등이 밝혀져 극본을 쓴 정성주 작가가 이번 사태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 작가는 "모든 건 우연의 일치"라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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