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는 출퇴근마다 버스 갈아타기 전쟁중…
경기북부는 출퇴근마다 버스 갈아타기 전쟁중…
  • 변지영 기자
  • 입력 2016-04-18 10:35
  • 승인 2016.04.18 10:35
  • 호수 1146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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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빨간버스, ‘광역급행M버스’ 도입 효과는?

 경기북부 서울행 버스 늘려야

남부권 비해 직행버스 1/3도 못미쳐

[일요서울 | 변지영기자]경기도가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2층광역버스를 올해 2배 이상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동두천, 연천 등 기존 교통 환경이 열악했던 경기북부의 교통망을 넓히려는 것이다. M버스로 불리는 광역급행버스의 좌석수 제한(45인승 이하)의 규제는 풀고, 일명 '빨간버스'라고 불리는 직행 좌석형버스인 2층버스를 추가 도입한다. 그러나 2층 버스 추가 도입을 두고 여론에선 기존 버스 가격의 두 배가 넘는 2층버스가 효율적일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출퇴근마다 갈아타기 전쟁
 
파주시 광탄면에서 충무로로 출퇴근을 하는 임모씨(28)는 매일 아침마다 2~3시간을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느라 늘 지쳐있다.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 5분을 걸어가 파란색 703번 버스를 탄다. 보통 8분 간격으로 차가 오는데 이마저 놓친 날은 하루가 꼬이기 일쑤다. 버스에 올라 50분 정도 가면 3호선 삼송역이 나온다. 이때부터는 갈아타기 전쟁이다. 전철 안은 입추의 여지가 없다. 30~40분간 지옥철을 진하게 체험하고 나서야 동대입구에 도착한다. 한 정거장을 다시 갈아타 충무로에 도착하면 땀범벅이다. 임씨가 출근길에 소요한 시간은 최소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남짓이다. 그는 출근하자마자 지쳐 업무의욕도 떨어진다파주시는 그나마 낫다. 연천, 동두천 쪽은 교통이 훨씬 열악하다고 들었다는 것이다.
 
경기북부
서울직행노선 전무
 
경기북부지역을 서울과 연결하는 직행버스교통체계는 경기남부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하반기 인가대수를 기준으로 한 경기도청의 지난 4일 보도에 따르면 도내 각 지역에서 출발해 서울의 광화문과 서울역, 잠실역, 사당역 등 주요 지점을 종점으로 운행하는 직행 좌석형 및 광역 급행형 시내버스는 총 161개 노선에 2200대가 있다.
 
그러나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로 수십 년에 걸쳐 개발이 지연됐던 동두천, 연천, 양주 등 접경지역은 노선의 직행버스 교통 체계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직행버스 교통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의 중요 교통수단이지만 북부지역은 51개의 노선에 총 675대의 버스가 운행 중으로 남부권에 비하면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평에는 4개 노선 운행 버스가 20대에 불과하고, 구리 2개 노선 35, 포천은 4개의 노선에서 64대 등 총 10개 노선에 119대가 전부다.
 
수십 년에 걸친 경기북부지역 개발 소외가 열악한 교통 환경으로 이어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서울을 갈 때도 남부지역 주민에 비해 큰 불편을 감수해왔다.
 
고양시와 파주, 남양주 등 도시화된 지역은 그나마 경기남부권 지자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지역 직행버스는 총 556대로 경기북부지역 운행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의정부에서 서울역으로 출퇴근하는 조모씨(31)“6시반 퇴근시간에 강남역에서 버스를 타려면 문까지 사람들이 밀려나와 있다운좋게 타더라도 태릉입구나 하계역까지는 계속 서있기 때문에 2시간 동안 서서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경기 북부에 대한 지원이 남부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는 주장들로 북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소외감까지 조성되는 분위기다. 주민 일부는 북부지역만 각종 중첩규제를 받아 개발이 안 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북부지역, 특히 의정부와 포천, 양주, 동두천 등지에서 서울 진입 도로여건이 워낙 열악해 출퇴근 시간 교통난으로 직행버스 운행이 쉽지 않다이런 탓에 대다수 시민들이 버스보다 전철을 선호하고 있어 운수업체의 노선 신설도 사업성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주 지역의 한 운수업체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낮 시간대 유지비가 나오질 않아 노선 신설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일축했다.
 
2층 광역버스 19대 추가, 줄줄 새는 예산
 
7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올 하반기까지 김포, 안산, 남양주, 수원, 파주시 등 총 경기북부 5개의 시군에 2층광역버스 19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2층광역버스는 김포-서울시청, 남양주-잠실 등 5개 노선 9대가 운행 중이다. 도는 올해 8수원~사당역 1수원~강남역 1남양주~잠실 2김포~서울시청 6대 등 10대를 추가 도입하고 10월에는 9대를 더 운행할 계획이다.
 
경기도가 경기북부의 출퇴근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중교통을 더 늘려 이용자들의 출퇴근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지만 2층 버스 도입을 두고 여론에선 쓸데없이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2층버스는 스웨덴 볼보사에서 수입한 것으로 한 대당 가격은 45000만 원 정도로 책정된다. 차량 구입비는 시군과 운송업체에서 각각 15000만 원씩 분담하고 있다. 하지만 19대를 도입하려면 지방재정 여건상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국비 지원만 2850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되는 것이다.
 
도는 광역버스 좌석수를 49석에서 53석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광역버스 1대의 내부 구조 변경에 드는 비용에 비해 2층버스 도입은 경제적, 운영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2층버스의 1회 운영비가 만만치 않은 까닭에 출퇴근 시간대에 몰리는 경기북부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자 2층버스를 도입하는 것이 증차효과를 가져올지 의문이란 의견이다. 실제로 도 관계자는 낮 시간에 노는버스의 운행을 높일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2층 광역버스 이용자 80%이상이 출퇴근에 도움이 된다고 매우 만족해 하고 있고 안전성에도 큰 문제가 없는 만큼 더욱 확대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포천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교통 불편지역에 맞춤형 버스 사업을 통해 교통 소외지역 교통서비스 개선사업을 확대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주시에 당선된 정성호 의원은 경기북부 중심, 교통 양주를 위한 8대 공약을 발표했다. 정 후보는 시민들이 다양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7호선 양주 연장 조기 착공, 추가역 신설 M버스(광역급행버스) 노선 신설 등 대중교통수단 확충 방안도 제시했다. 정 후보는 대중교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수도권 전체 대중교통망을 총괄 조정하는 수도권 광역교통청(가칭) 설립을 20대 국회 개회 즉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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