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이후 국내 증시 상승 상대적으로 높아
기준금리 인상은?… 미 연준 우려 여전히 존재
KOSDAQ과 중소형주의 낙폭이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 그리고 국내 채권 금리의 급등세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 원·달러 환율 또한 빠른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직접적으로는 후자의 영향력이 조금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8월 저점 이후 미 연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국면에서 기타 신흥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큰 폭의 반등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연준 우려 재부각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그리고 상대적으로 신흥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대변하는 대표적 지표인 달러 인덱스가 지난 주말 이후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급등해 재차 99포인트 선 부근에서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다시 한번 달러 인덱스의 흐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달러 인덱스가 추세적인 강세 구간에 진입할 것인지, 아니면 12월 FOMC에 대한 불안감을 선반영하는 수준에서 단기적인 반등 후 안정화 될 것인지를 판단하는 문제인데. 필자는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 중 시황 관련 자료를 통해 느린 속도의 기준금리 인상 경로, 과거 국면에서의 경험적 움직임 등에 여러 차례 다룬 바 있음으로 이에 대한 이야기는 배제하고자 한다. 대신 주목하려는 부분은 달러가 글로벌 기축통화 이전에 바로 미국의 화폐라는 점이다.
통화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배제하고 보면, 달러가 미국의 화폐인 만큼 가치의 등락은 미국의 무역수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질 것이다. 실제로 안전자산으로써의 성격 때문에 달러가치가 단기적으로 이와 다소 이격을 보이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큰 그림에서의 전반적인 등락의 방향성 자체는 상당히 유사한 궤적을 그리게 된다.
따라서 미국 무역 수지의 적자폭이 확대되는 경우 펀더멘털 측면에서 달러의 약세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의 무역 수지는 -40억 달러 중반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횡보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는 우선 미국의 내수 소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소비 경기의 개선은 수입 수요를 확대시킴으로써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에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미국의 소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가져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소비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지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발표된 고용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가운데 임금 증감률 또한 +2.5% 급증하면서 2009년 8월 이후 최대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시장과 관련된 지표들도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소비 경기와 관련된 선행 지표 중 하나인 ISM 서비스업 지수도 월 초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의 무역수지가 적자폭을 확대시키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석유류 무역 수지의 적자폭 축소가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무역수지를 석유류와 비 석유류로 구분해 보면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석유류 무역수지 적자폭이 급격하게 감소한 데에는 미국으로부터의 석유 수출이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석유류 수출을 물량 관점에서 보면 고점 수준에서의 등락을 보이고 있는데 눈여겨 볼 것은 해당 업계의 산업 가동률이 연 중반 고점을 형성하고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난 주 시황 자료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미국의 에너지/화학 업계의 CAPEX 투자는 저유가의 영향으로 올해 내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공급량도 Peak-out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석유류 수출 물량이 다시 전고점을 넘어서는 강한 흐름을 보이지는 쉽지 않을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석유류 수출 증가가 야기하는 무역수지의 적자폭 축소 압력은 향후 제한적일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다음과 같은 부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의 원유 소비를 용도별로 구분해보면, 산업용수요(산업용전기+산업직접수요)는 30% 수준인 반면 대부분의 수요처가 소비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의 소비 경기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면 소비와 관련된 유류 소비 증가와 함께 유류의 수입 또한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확대 가능성이 제한적으로 보이는 유류수출, 확대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원유수입을 함께 고려할 때 유류 부문에서의 무역 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연준의 12월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강화되면서 달러의 급등이라는 신흥국 증시(우리나라를 포함)의 불안요인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주요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미국의 경기모멘텀이 회복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 ECB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강달러와 이에 따른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은 무시 할 수 없어보인다.
다만 이상에서처럼 무역수지라는 환율의 펀더멘털 변수 측면에 입각해서 본다면 달러의 강세일변도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가능해 보인다. 실제로 앞서 제시한 무역수지와달러인덱스추이를보면, 현재 달러 가치는 펀더멘털 측면과 무관하게 정책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상당한 강세를 미리 진행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당분간 달러 변동성확대가 국내증시에도 변동성확대를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는 있을지라도, 미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정책변화에 따른 사전적인 우려가 해소되며 달러의 강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존의 관점을 유지하고자 한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