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에 따르면 박완수 시장은 지난해 7월1일 마산·창원·진해를 통합한 새로운 창원시가 출범하자 틈틈이 시간을 할애해 진해구 웅동2동부터 ‘주민과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현장민원을 살피기 위해 지난 11일 진동·진전면까지 42회째 순회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초기 웅동2동부터 진동·진전면까지 ‘주민과의 대화’를 진행하면서 사전 2~3주 전부터 관련 공무원들이 참석대상을 주로 주민자치위원, 통장, 관변단체로 제한한 뒤 예상질문(건의)자를 내정, 질문(건의) 내용까지 받아냈는가 하면 질문자들까지 강제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오후 진해구 자은동·이동 주민자치센터 주민들을 상대로 자은사회복지관에서 열릴 ‘주민과의 대화’에서도 각 동의 주민자치위원 20여명씩과 통장, 자생단체 임원 등 총 120~160여명에게만 초청 문자를 발송해 실제 주민들은 주민과의 대화 행사가 열리는 지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자은동 이모(57)씨 등 일부 주민들은 "22일 시장과 주민들 간에 대화의 장이 마련돼 있는지 금시초문"이라며 "통합창원시로 바뀌면서 진해지역이 변두리로 전락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지만 이 같은 행사를 주민들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예상 질문(건의) 내용도 자은동의 김모씨가 자은3지구 국민임대주택 조성공사 조속한 시행 및 준공을 요청하는 것을 비롯해 4명이 추가로 건의할 내용과 관련 부서에서 작성한 답변서가 사전 작성돼 있다. 이동 역시도 윤모씨가 이동운동장 인근 주차장 조성 및 방음벽 설치를 건의하는 내용을 비롯해 총 5명이 건의할 내용과 답변서가 시장에게 보고된 상태다.
이 처럼 관련 공무원들의 과잉충성을 위한 용비어천가 소리에 박 시장은 주민들의 진정한 민원은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장소가 협소해 인원을 한정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사전 건의 내용은 성실한 답변을 위한 것이며, 관변단체만 초청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통장이 임의로 주민 2명씩을 모시고 참석하도록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박오주 기자 joo482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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