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대표실 도청사건 정국 뇌관 부상 조짐
제1야당 대표실 도청사건 정국 뇌관 부상 조짐
  • 전성무 기자
  • 입력 2011-06-28 13:28
  • 승인 2011.06.28 13:28
  • 호수 895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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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무 기자] = 제1야당 대표실 비공개 회의내용을 누군가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의도가 발칵 뒤집혔다.

문제의 발단은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의 비공개 회의 ‘녹취록’을 공개한 것에서 비롯됐다. 문제의 회의는 6월 23일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원 연석회의로, KBS 수신료를 둘러싼 야당의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회의는 언론사들에게 제한적으로만 공개됐고, 대부분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민주당 최고위원과 문방위원, 3명의 필수요원(당직자)들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당시 회의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4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제가 이 말씀은 처음부터 드리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어떤 최고위원께서는 이것은 그 틀림없는 발언록 녹취록 입니다. 그냥 몇 줄만 제가 읽어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시민사회단체 언론노조위원장 오늘부터 단식농성 농성 한다는데 꼭 KBS 문제는 아니고 미디어렙까지 포함해서 원래 하려던 단식인가 본데 이 문제와 연결 잘하고 잘해서 그 사람도 밖에서 오고 거기에 몸을 던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용을 읽었다.

한 의원이 전한 내용은 비공개 회의에서 당사자가 발언한 내용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전달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한선교 의원도 “이것은 틀림없는 발언록 녹취록”이라고 했다. 한 의원이 스스로 ‘틀림없는 녹취록’이라고 주장했다는 점 때문에 녹취록 입수 경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회의를 할 때 담당 당직자가 회의내용을 녹음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녹음한 내용을 녹취록 형태로 푼 일도 없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녹음기 역시 국회 회의장에서 영등포 당사로 이동해 보관했다고 한다.

민주당 영등포 당사는 출입구와 건물 입구에 2중으로 경찰이 검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부 침입자가 녹음기를 탈취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은 회의내용을 녹취록 형태로 제작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제3자’가 회의실을 도청했고, 내용이 한나라당에 전달됐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번 ‘도청 사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한 의원의 녹취록 입수 과정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정치권 전반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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