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재벌 거액의 해외 원정도박 자금은 보해 돈’ 소문 확산
[윤지환 기자]= 부산저축은행과 보해상호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정·재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저축은행수사가 정치권 살생부로 비화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 조사가 진행될수록 정치권과 저축은행 간의 추악한 커넥션을 추측할 수 있는 정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어서다. 특히 보해저축은행 사태의 경우 그 배경에 여러 세력이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용호 게이트’의 주인공 이용호씨에 142억 원을 무담보 대출해준 것이 대표적이다. 이씨는 형집행정지 기간 중 M&A 전문회사를 운영하며 주가조작을 해왔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씨와 보해저축은행 대표 오모씨는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이씨는 주변인들에게 사석에서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광주 시한폭탄 되나
2007년경부터 증권가에서는 오씨가 조만간 크게 다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보해저축은행의 돈을 끌어 쓰는 이들 가운데 조폭이나 도박사 등 ‘위험인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우려는 3년이 지난 지금 현실화 됐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호경)는 지난 13일 6000억 원대의 불법·부실대출을 한 혐의(특경법상 배임 등)로 오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씨는 2006년부터 개별 차주에 대한 한도를 초과하고 거액 신용공여 제한 합계액을 초과하는 수법으로 4000억 원대의 불법대출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 간판을 걸지 않은 불법 분사무소를 운영하면서 허위 담보를 그대로 받고 2000억 원대의 부실대출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오씨가 이 같은 불법대출과 부실대출을 하면서 수억 원대의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보해저축은행은 주가조작 세력의 자금창고였다. 조폭들과 연결된 주가조작 세력들은 자본금이 필요할 때마다 보해저축은행을 이용했다고 한다.
잡범들 보해에 득실득실
이 과정에서 보해저축은행이 돈을 대출해주고 이자 외에 별도의 주가조작 수익을 리베이트로 받았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보해저축은행을 이용한 이들을 보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씨를 비롯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A씨, 주식시장의 거물급 인사인 K씨, 과거 대형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L씨 등이 모두 보해의 고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다. 벤처회사 신흥재벌들의 도박자금도 보해에서 나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해외 도박 브로커 H씨를 통해 많은 벤처회사 오너들이 해외를 들락거렸다. 이들은 미모의 여자연예인들과 함께 해외로 나가 수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돈을 카지노에서 탕진했다. 이들은 현지에서 자금이 부족할 경우 H씨에게 자금지원을 부탁했고 H씨는 요청자금을 보해에서 끌어다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H씨는 이 과정에서 돈을 빌리려는 오너에게 회사를 담보로 내놓도록 했다.
벤처 오너들 사이에서 H씨에 대한 소문을 들어보면 그는 ‘악마’에 다름 아니다. 조폭들을 끼고 사업을 하는 H씨는 기간 내 도박 빚을 갚지 못하면 회사를 빼앗아 자본잠식상황이 될 때까지 회사 돈을 모두 빼간다는 것이다.
H씨는 모 언론사 오너의 배다른 형제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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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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