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두 얼굴의 유명 승려 A씨
추악한 두 얼굴의 유명 승려 A씨
  • 김현지 기자
  • 입력 2015-07-27 09:48
  • 승인 2015.07.27 09:48
  • 호수 1108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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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 동자승 수년간 성폭행’

▲<뉴시스>
[일요서울 | 김현지 기자] 아동 성범죄를 보는 사회적 시선이 갈수록 따가워지고 있다. 성인이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을 범죄자의 성적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은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기에 충분한 사유다. 특히 범죄자가 종교인이라면 비난여론은 더욱 거세진다. 최근 62세의 승려가 자신이 키운 동자승을 수년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과거 그는 자신의 선행을 공공연하게 알리기도 했다.

 입양 후 사찰서 동자승으로 키워
 방송출연으로 유명세 타기도


전국 사찰을 돌아다니며 수행하던 15세의 어린 승려 A씨(현재 62). 1995년 그는 전남 장성의 어느 산중턱에 정착한다. 비닐하우스로 된 암자 한 채가 그가 정착한 곳이다. 당시 미혼모 자녀 등 갈 곳 없는 갓난아기 7명을 A씨는 데려다 돌보기 시작했다. 7명의 아이들은 10여 년간 수십여 명으로 늘었고, “동자승 1천 명을 부처에 귀의시켜 부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꿈”이란 말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A씨의 이런 감동스토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각계각층에서의 후원이 이어진 건 당연지사. 그의 비닐하우스였던 법당은 2층짜리 동자승 숙소와 법당 등 제법 큰 건물로 탈바꿈됐다. 커진 건물만큼 그의 동자승은 늘어났고,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쌀 기부 등 선행도 베푸는 행보를 보였다. 선행이 전파를 타고 그것이 다시 선행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갈 곳 없는 동자승들의 아버지’라 불렸던 A씨가 23일 구속됐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동자승 중 한 명에게 수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한 혐의)라고 밝혔다. A씨는 이러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수십년간 그의 보여주기식 선행을 봐온 이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경찰은 그의 범행에 대한 물적 증거가 있고,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다며 혐의 인정을 자신하는 모양새다.

A씨가 동자승들을 정식으로 입양한 건 2008년이었다. 당시 무허가 아동복지시설이란 이유로 해당 지자체에서 해산 명령을 받은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한 A씨. 하지만 패소한다. 이 때문에 그간 함께한 일부 동자승들이 친부모 혹은 다른 복지시설로 보내졌다. A씨는 이후 남겨진 동자승들을 자녀로 아예 입양해 그들의 친권자가 된다. 아동복지시설 허가 대상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이로 인해 지자체의 관리 및 감독을 피할 수 있었던 그는 지금껏 동자승들을 기르며 승려의 삶을 살았던 것. 기초생활수급 신청도 하지 않아 더더욱 감독 대상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A씨에게 아동학대 혐의가 더해질 수도 있다. 수년간 지속적으로 피해 동자승을 괴롭힌 것으로 보고 경찰은 다른 동자승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아동학대 혐의까지 추가된다면 수십명의 동자승을 데리고 병원과 목욕탕에 데려가는 등 아낌없이 그들을 보살폈다는 A씨의 선행이 악행으로 기록될 것 같다.

현재 A씨의 사찰은 한국 불교 27개 종단 중 한 종파에 소속된 상태로, 해당 종파에선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yon88@ilyoseoul.co.kr

김현지 기자 yon8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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