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연재는 지난 14일 폐막한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리듬체조 부문에서 금메달 3개(개인종합, 후프, 볼)와 은메달 2개(곤봉, 리본)를 수확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손연재는 한국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U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또 손연재를 포함해 6명의 한국선수가 3관왕에 올라 한국리듬체조의 앞날을 밝게 했다.
손연재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에서 곤봉(18.100), 리본(18.083), 후프(18.216), 볼(17.300)에서 총점 71.699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더욱이 이 대회에서 한국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을 제패하며 2010 광저우대회 동메달의 아쉬움을 풀었다.
이후 손연재는 지난달 충북 제천 세명대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 리듬체조 선수권에서 볼(18.150), 곤봉(18.000), 리본(18.200), 후프(18.100)에서 고른 18점대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국 손연재의 노력은 광주U대회를 금메달로 장식하며 빛을 발했다. 그는 안방에서 열린 세 번의 국제대회서 모두 정상에 우뚝 섰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를 마친 후 “광주U대회서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돼 리듬체조 선수로서 영광이다. 리듬체조를 하면서 은퇴하기 전 국제대회서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는 것이 혼자만의 목표였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렇고 유럽선수들이 있는 U대회서 태극기를 가장 놓은 곳에 올렸다. 그런 선수가 돼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의 손연재는 높은 점수를 수확해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개인종합에서 그는 후프(18.000), 볼(18.150), 곤봉(18.350), 리본(18.050)에서 모두 18점대를 받으며 각각 1위에 올랐다. 더욱이 취약 종목으로 여겨졌던 곤봉에서 시즌 최고점이 나와 기량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같은 상승세 이면에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특히 개인종합 리본종목에서 손연재의 리본 끝부분에 매듭이 지어졌다. 엄연히 감점요인이다. 종목별 결선에서도 리본이 또 말썽을 부려 손연재는 17.800점으로 저조한 점수를 받아 금메달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17.900·벨라루스)에게 내줬다. 문제는 확연히 차이나는 점수에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일부 팬들은 개인종합 리본 연기 중 매듭이 꼬였음에도 18점대가 나온 것은 ‘홈 어드밴티지’에 따른 점수 부풀리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체조협회는 “손연재가 이미 감점을 받았다며 리본종목에는 서로 다른 국적의 총 15명의 심판이 심사하는 가운데 한국인 심판은 난이도를 심사한 서혜정 심판 한 명뿐이어서 점수 부풀리기는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또 “손연재가 개인종합 결선 리본에서 받은 실시 점수의 감점은 1000점”이라며 “여기에 매듭으로 인한 감점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심판의 채점표는 협회에 공개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 주관단체인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관계자와 심판만 알고 있다. 감점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손연재가 메달 수확을 하기 전까지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리본 매듭 논란과 함께 종목별 결선 곤봉에서도 17.800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당초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 전광판에 손연재가 3위에 표시됐다가 뒤늦게 공동 2위로 순위가 상승하면서 혼란을 일으켜 논란을 부채질했다.
물론 전광판 오기는 당시 기술적 업무를 맡은 외국계 외주 업체의 실수로 판명됐다. 하지만 국제체조연맹(FIG)은 동점을 그대로 인정하는 반면 올림픽에서는 실시점수를 많이 받은 선수에게 높은 순위를 매긴다는 점에서 일부 팬들은 여전히 손연재가 동메달이 맞다고 주장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연재는 선수인생 최고의 마무리 무대로 2016 리우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남은 기간이 얼마 없다. 8월 월드컵을 치르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세계선수권에서 모든 힘을 쏟겠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겠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진출권이 갈려있어 전쟁터다. 올림픽 전 마지막 세계대회라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손연재는 또 “올림픽은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기회와 무대다. 준비하는 1년 동안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후회 없는 1년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