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영화로 나온다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영화로 나온다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0-09-07 11:07
  • 승인 2010.09.07 11:07
  • 호수 857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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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이규만 감독, 영화통해 미제사건 범인 추적
대구·경북지역 최대의 미스터리 사건인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 발생한지 19년이 지났다. 이 사건은 지난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만료돼 미해결 사건으로 종결됐다. 때문에 현행법으로는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범인을 잡으려는 노력은 공소시효 만료 후에도 계속되어 왔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개구리 소년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수술 중 각성’을 소재로 다룬 영화 ‘리턴’으로 주목받은 이규만 감독도 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991년 3월 26일, 대구 성서초등학교에 다니던 남자아이들이 한꺼번에 실종됐다. 우철원(당시 13세), 조호연(당시 12세), 김영규(당시 11세), 박찬인(당시 10세), 김종식(당시9세) 모두 5명의 소년이었다.

실종 당일은 지방의회 선거로 임시 공휴일이었다. 학교를 쉬자 신이 난 아이들은 의기투합해 마을 인근에 위치한 와룡산으로 도롱뇽 알을 잡으러 갔다. 전날 논두렁에서 잡은 도롱뇽이 햇볕에 말라 비틀어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언론이 도롱뇽을 개구리로 잘못 보도해 ‘개구리 소년’이라는 명칭이 붙어졌다.

와룡산으로 간 아이들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아이들의 행방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5명 아이 모두 자취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불안감이 엄습한 부모들은 파출소로 달려갔다. 하지만 선거일이라 경찰관 모두 투표를 하러 나갔다는 황당한 답변만 돌아왔다.

당시 아이들의 실종으로 부모들의 애가 타들어 갔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에 늦장을 부렸다. 단순 가출이라며 손을 놓고 있다가 사건 발생 보름 만에 실종으로 판단하고 수사에 나선 것이다. 늦게 수사를 벌인 탓에 단서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상 이때부터 경찰의 수사실패에 따른 사건 장기화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11년 6개월 만에 이끼 낀 유골로 발견

경찰은 대대적으로 아이들 찾기에 총력을 다했다. 경찰과 군 당국까지 동원돼 전방위적인 수색작전에 나섰다. 1991년 5월, 노태우 대통령은 치안 본부장에게 모든 수사력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고 각 시도 교육청에 개구리 소년 관련 신고 접수창구가 개설됐다.

또 당시로선 파격적인 4200만 원의 보상금을 내걸고 무려 810만 장의 전단지가 전국 각지에 뿌려졌다. 더불어 전국 미아 찾기 캠페인까지 벌였다. 이로 인해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범인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실종 소년 부모들을 두 번 울린 황당한 신고도 잇달았다. ‘실종 소년들이 나환자촌에 암매장됐다’는 신고에 경찰은 나환자촌을 샅샅이 뒤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가족 중 한 명이 아이들을 죽였다’는 한 교수의 주장에 지목된 가족의 마당이 파헤쳐지는 만행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찰조차 신뢰할 수 없었던 가족들은 트럭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결국 사건 발생 11년 6개월 만인 지난 2002년 9월 26일, 대구 용산동 와룡산에서 이끼 낀 유골로 발견됐다. 당시 유골을 감식했던 경북대 법의학팀은 소년들이 ㄷ자 모양의 예리한 흉기로 타살됐다고 결론지었다.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김가원 박사, 같은 마을 사는 K 범인일 가능성 제기

[일요서울]은 2005년 제 564호를 통해 김가원 박사의 주장을 보도했다.

당시 김 박사는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K씨가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K씨는 지역의 재산가로 대구의 모 경찰서 고급 간부가 K씨인 까닭에 경찰 조사를 피해갔다”고 전했다. 이에 경찰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인 만큼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김 박사는 “개구리 소년들이 산으로 갔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하며 “아이들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살해된 후 산으로 옮겨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구리 소년 유골 발견 당시 경찰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이 유골이 최초 발견되었을 당시, 현장을 보전하지 않고 감식반이 오기 전에 한 형사가 삽으로 유골이 있는 곳을 파내 유골을 다 꺼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밝힌 것.

김 박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찰이 암매장 현장을 훼손해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미제에 빠뜨린 셈이다. 하지만 경찰관계자는 “현장 보존이라는 기본을 무시한 채 발굴 작업을 강행했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영화 결말, 범인 윤곽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같은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 다시 관심을 끌 전망이다. 19년 전 다섯 명의 소년이 실종된 뒤 지난 2002년 주검으로 돌아온 이 사건이 영화로 제작되고 있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바로 영화 ‘아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범죄 스릴러로 재구성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기법(fake docu mentary: 연출된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가공하는 것)을 사용해 촬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아이들…’ 제작팀은 지난 3월말 경기도 안성에서 개구리 소년 실종 장면 촬영을 마친 상태다. 실종된 소년들이 도롱뇽을 잡으러 간다고 집을 나선 3월 당시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28일부터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했고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이 영화에서는 배우 박용우가 10년 넘게 다섯 어린이 실종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방송국 PD 강지승 역할을 맡아 열연한다. 그를 통해 범인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규만 감독은 7년 동안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철저히 추적, 조사했다. 이를 통해 알게 된 사건의 본질을 영화로 재조명할 예정이다.

경찰의 수사에서 미비했던 부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분석을 통해 범인의 실체를 추적해 나간다. 이를 통해 영화의 결말에서 범인을 밝혀내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제 사건으로 남은 ‘개구리소년’사건의 진범이 영화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왜 아이들을 죽였는가, 누가 범인인가에 세인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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