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친위대 10만명 양성하겠다”
“박근혜 친위대 10만명 양성하겠다”
  • 김지혜 
  • 입력 2004-09-03 09:00
  • 승인 2004.09.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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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200~ 300 명의 신입회원과 하루 방문객 수 2만명 이상, 하루 1,000개가 넘는 새 글이 올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 승리 전략을 담은 ‘5107프로젝트’에서 ‘네티즌 10만 양병’을 과제로 내세웠다. 이런 추세라면 한나라당이 나서지 않더라도 박사모 스스로 1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박사모의 목표는 노사모가 추진했던 10만 회원 확보다. 차기 대선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사실상 ‘박근혜 친위대’ 1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연말까지 10만명을 육성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노사모가 바보 노무현을 청와대로 보냈듯이 박사모도 10만 친위대를 바탕으로 박근혜를 청와대로 보내겠다는 것이다.지금은 회원수가 2만5,000명에 불과하지만, 올 연말까지 10만 박근혜 친위대를 양성한 뒤 다음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는 게 정 회장의 설명이다. 물론 다음 계획은 극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사모의 조직, 친위대 양성 등은 그대로 ‘노사모’를 모방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이럴 경우, 사이버상에서 노사모와 전면전이 벌이지게 된다. 회원확보를 두고 두 진영간 치열한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관심을 끌고 있는 박사모. 박사모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지난 8월 26일 서울 강남 네거리 인근 뒷골목.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4층의 한 사무실이 요즘 주목받는 정치인 팬클럽 ‘박사모’ 본거지다. 4~5평짜리 소탈한 사무실이 박사모를 움직이는 사무실이다. 전남 나주의 수해복구 현장에서 일한 뒤여서 피곤에 지친 박사모 운영진중 한 명이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7~8명이 생활하기에는 너무나 좁고 후텁지근한 이곳이 미래의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아지트이다.

정광용 회장이 예전 자신이 쓰던 사무실을 박사모에 ‘기증’해 간판도 그대로다. 보증금은 정 회장이 지급하고, 월세 66만원은 회원들의 소중한 회비에서 충당하고 있다.박사모 운영진 15명의 아이디 명단이 공개되어 있다. 이들 중 20대가 7명으로 가장 많고 30대가 5명, 40대는 3명이다. 지도부의 연령층이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젊은 것을 기자가 의아해 하자 정 회장은 “운영진에서 20대 청년의 역할을 가장 많이 강조하고 있다”며 “이들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중심세력이고 사회변화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박사모에서도 그들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모를 능가하라

단순한 팬 카페였던 박사모는 최근 ‘안티 박근혜’ 세력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여 가면서 오프라인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에너지였다면, 박사모는 오는 대선에서 당내 후보 경선과 본선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박 대표의 친위세력으로 전면에 등장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말한 이재오 의원의 싸이월드 홈피에 “이재오를 공격하라”는 격문이 나돌았고 이의원의 홈페이지는 마비되기도 했다.

이 공격의 뒤에는 ‘박사모’가 있었다. 이는 박사모 운영진과는 무관하지만, 회원들이 자유게시판 등에서 스스로 공격 목표를 정하고 다수가 동참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한다. 박사모 회원들은 8월 9일 서울 종로에서 ‘노무현 정권 실정과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 의문사 진상조사위원회의 역사날조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등 거리로 나섰다. 그동안 인터넷상에서 주로 활동해 온 박사모가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넓힌 것은 정체성 논란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2007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가 목표’인 박사모로선 박 대표에게 집중되고 있는 여권의 과거사 공세를 ‘박근혜 흠집 내기’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 진출하면 운영진 탈퇴해야

건강한 직장인들의 모임 ‘박사모’는 다들 ID로 호칭하면서 이름이나 신분 밝히기를 꺼리지만, 운영진이 되려면 확실한 직업이 없으면 안 된다. 회비 관리만큼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투명하게 한다”는 것이 운영진의 자랑. 돈의 입출금 내역이 담긴 통장을 스캔해서 사이트에 올리고 있고, 운영진이 쓴 영수증까지 일일이 스캔해서 회원들에게 공개한다고 한다. 신생 정치인 팬 클럽인 ‘박사모’가 대통령까지 탄생시킨 ‘노사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일. 이들은 노사모에 대해 ‘선의의 라이벌’이 되고싶다는 게 정 회장의 포부다.“대통령 임기가 3년5개월 남았는데 그 기간 중 노사모가 계속 활약을 했으면 좋겠다. 상대가 강한 게 우리한테도 좋지 않습니까. 한번 제대로 된 경쟁을 하고 싶습니다.” 정 회장은 여러 언론을 통해 노사모 측에 제안을 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정치’를 꿈꾸지만 함께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으로서 화합을 다질 계기를 마련하자는 내용이었다. 예컨대 박사모와 노사모 회원들이 전국을 돌며 ‘개떼 축구’라도 하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가 목적”정광용 ‘박사모’ 회장

최근 박사모의 활동상을 보면 10만 노사모보다 오히려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제 방금 생성된 따끈따끈한 모임이다. 게다가 박근혜 대표는 뭔가 희망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두드러진다. 다음은 정광용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안티 회원들 관리도 힘들 것 같은데.▲500명 정도의 안티가 있다. 안티 그룹과 박사모가 서로 토론하는 방이 따로 있다. 일부 매너 없는 네티즌 안티도 있어 3번 가량 메일 해킹이 시도되었다. 반면 진실한 대화로 마음을 연 좋은 안티도 있다.

- 노사모에 대한 생각은.▲노사모가 최근에 급격히 와해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같은 팬클럽으로서 안타깝다. 그러나 이는 노사모의 잘 못이라고 보기 힘들다. 노무현 대통령의 계속된 실정으로 진성 노사모 회원들이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사모 게시판에 한번 가보라. 회원들끼리 의견이 달라 서로 싸우고 있다.

- 유신시대가 결국 박근혜의 발목을 잡지 않겠는가.▲유신시대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며 돌도 던지고 했다. 하지만 겪고 나서 보니까 우리가 아시아의 4마리 용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유신시대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유신시대는 3만명을 눌러 3,000만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3,000만명을 눌러 3만명만 살고 있다’는 비유가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박근혜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다. 한나라당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후보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정치 사조직’으로서 한나라당과 관련 있지 않나.▲박사모는 박근혜 대표의 노선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일 뿐이며 한나라당과는 무관하다. 박사모는 어떤 세력의 자금 지원도 받지 않는다. 실제 박사모의 회칙에서는 운영진 및 지부장의 정계 진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불이행시 강퇴 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 박사모의 향후 계획은 뭔가.▲노사모 회원이 10만명이라는데 우리도 연말에는 10만명 회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지혜  wendy486@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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