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하는 오세훈 시장 서울 곳곳에 공사중 푯말 시민 짜증폭발
오버하는 오세훈 시장 서울 곳곳에 공사중 푯말 시민 짜증폭발
  • 윤지환 기자
  • 입력 2009-12-15 10:56
  • 승인 2009.12.15 10:56
  • 호수 816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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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헤치고 부수고 갈아입고 해도 너무한 吳시장 ‘吳 마이 갓!’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스노보드 점프대.

서울시가 얼마 전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스노보드(snowboard) 대회 ‘서울 스노 잼 2009’을 정점으로 서울 시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각종 행사와 공사 등으로 차량정체 보행불편 소음공해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서울시의 일명 ‘공사행정’에 대한 시민 반응은 대체로 “해도 너무 한다”는 것이다. 시민의 편의와 복지는 뒤로하고 겉모습 꾸미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멀쩡한 보도블럭을 교체하고 도시개발 명목으로 허물고 다시 짓는 공사를 수시로 벌인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일부에선 향후 재선과 대선을 겨냥해 서울시의 예산을 물 쓰듯 쓰고 있는 게 아니냐고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서울광장에 이어 광화문광장 사용을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의 편의와 서울의 상징성을 위해 조성한 광화문광장을 서울시가 부적절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스노보드 대회를 말하는 것이다. 서울의 역사성 회복을 위해 현재 광화문 복원 공사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광화문 앞에서 바로 이런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대회를 위해 설치한 길이 100m, 폭 20m, 아파트 13층 높이(34m)의 스노보드 시설이 500년 고도를 상징하는 경복궁의 위엄을 훼손하고 광화문 앞의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동상과도 어울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서울을 알리기 위한 대회였다면 시내 한복판인 광화문광장이 아니라 한강시민공원을 선택하는 게 더 바람직했다는 비판도 있다.

서울시의 이벤트에 불만이 쏟아진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서울광장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이제 너무 익숙한 모습이 돼 버렸다. 시민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열렸지만 이때마다 시청 일대는 몰려든 인파와 차량정체 등으로 대혼잡을 빗었다.


공사 행사 시위로 몸살

행사가 열리면 주변 혼잡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시민을 위해 조성된 광장이 서울시가 사유화한 듯 보이는 게 문제다. 수시로 잔디를 때었다 붙였다하고 각종 보수공사와 무대설치공사 시위 등이 줄줄이 이어져 정작 시민들이 광장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불편도 문제지만 서울시의 예산낭비가 무엇보다 심각하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시의 예산낭비는 한 번 두 번 지적된 사항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한강 수상택시가 있다. 2007년 10월 한강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수상관광콜택시는 서울시가 하루 1만9500명이 이용할 것이라며 추진사업이다. 수상택시 사업은 현재 매우 심각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하루 평균 123명이 이용, 당초 예상 인원의 0.6%에 머물렀다.

수상택시 사업자는 그동안 15억원가량 적자를 냈고, “버스처럼 보조금이나 면세유를 지원해달라"고 서울시에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또 서울시 수상택시 승강장과 안내판을 만들기 위해 2년간 예산 12억1900만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

또 3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했던 대학로 실개천 조성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돼 예산낭비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종로구와 서울시는 유흥가가 밀집돼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로의 특성상 많은 이들이 “도보 한복판에 설치하는 실개천은 안전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했다가 다시 막대한 돈을 들여 개천을 강화유리로 덮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네거티브 공세

원희룡 한나라당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 시장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원 의원은 오 시장의 대표적 상징물인 광화문광장에 대해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하면 제대로 돌려줘야 하는데, 지금의 광화문광장은 ‘조립식 가설무대’, ‘교통섬’, ‘세계 최대 중앙분리대’”라고 꼬집었다.

시프트(장기전세주택)에 대해선 “중산층을 위한 ‘시프트’니 이런 멋 부리는 데 쓰지 않고 오갈 데가 없는 서민들의 임대주택을 함께 지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뉴타운 공약을 둘러싸고 여러 의원들이 법정에 서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미지 관리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꽃단장 예산 펑펑 또

서울시가 도심 미관을 개선하겠다며 ‘꽃단장’에만 수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 시(市)의 예산낭비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서울시는 세종로 네거리에서 숭례문까지 1㎞ 구간을 꽃의 도시 시범구역으로 정하고 1억7000만원을 들여 이 일대에 다양한 봄꽃을 심을 예정이라고 지난 8일 밝혔다.

도심 명소인 청계광장 입구와 세종로 네거리 일대에 7만5000본의 다양한 종류의 봄꽃을 심어 아름다운 거리 모습을 연출해 서울을 찾는 시민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서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는 일단 시범구역을 운영해본 뒤 시내 25개 자치구마다 한 곳씩 시범거리를 정하도록 해 꽃의 도시구역을 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꽃단장’에 수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시는 지난 8월 광화문광장 개장 당시에도 22만 송이의 꽃을 심어 폭 17.5m, 길이 162m의 플라워 카펫을 조성했다가 꽃이 시들고 죽어버리자 모두 뽑아낸 뒤 두 달 만에 다시 1억2000만원을 들여 새로 꽃을 심었다. 시는 이때 심었던 꽃을 서울광장에 있던 아이스링크를 광화문광장에 설치하기 위해 다시 뽑아 예산낭비의 전형을 보여줬다.

서울시의 전시행정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시는 광화문광장 개장 후 안전문제가 제기되자 급하게 설치했던 석재 경계블록 214개를 전부 치우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광장 내 설치된 인공조형물이 지나치게 많다는 문제점이 드러나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플랜터 벤치 136개와 그늘막 30개를 최소한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철거하기로 결정하는 등 시설물 설치와 제거를 반복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져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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