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증상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 봄은 많은 신입사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바쁜 날들을 보낸다.
하지만 각종 스트레스와 회식으로 인한 음주, 과로 등에 생각만큼 몸은 따라주지 않고 오히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신입사원들이 많다.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들 대부분은 입사 후 스트레스, 음주, 과로, 피로누적 등으로 건강 악화와 이명증상의 빈도가 증가했다고 하소연한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25~35세의 새로운 직장가입자의 입사 후 스트레스성 질환 환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신입사원들이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명은 주변에 아무런 음원자극이 없는데 다양한 잡음이 들리는 청각질환이다. 누구나 한두 번쯤 귀가 먹먹해지거나 ‘삐’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을 경험한다. 이는 몸이 피곤하거나 주변의 환경기압이 달라졌을 때 청각계가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증상이 수시로 들리고 소리가 괴로울 정도로 커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단순 청각기관의 일시적인 이상현상이 아니라 혈액순환, 장부기능, 신경계통 등에 문제가 생긴 병적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명은 건강이 나빠졌을 때 우리 몸이 보내는 일종의 경고신호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이명은 ‘난청’과 ‘소음’이 주원인으로 추정했다.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은 규명되진 않았지만 오늘날 이명의 주된 원인은 소음보다 스트레스로 변화하는 추세다.
한의학에서도 칠정(七情, 오늘날의 스트레스)이 과해지면 오장육부의 균형을 무너뜨려 간신(閒腎)을 손상시키고 귀 부근에 기혈소통을 방해해 이명을 야기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될 경우 인체항온성이 상실돼 안면부와 흉부에 열이 집중된다. 반면 사지말단부위의 체온은 저하돼 ‘상열하한(머리는 뜨겁고 하체는 차가운 것)'의 병리적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명뿐만 아니라 오늘날 원인불명의 탈모, 안면홍조, 어지럼증, 두통, 냉증 등은 스트레스로 인한 인체의 반응으로 발생한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과로 역시 이명의 주요원인 중 하나다. 과로는 단순히 육체적 탈진뿐만 아니라 정신적 탈진을 함께 유발한다. 이로 인해 전반적인 생리기능과 외부환경으로부터 신체를 지키는 능력인 방위체력이 저하된다. 생체안전한계 역시 위협받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한약처방과 침구치료 등으로 치료한다. 조구등, 백질려, 원지, 석창포 등의 약재는 열독을 해소하고 기혈순환을 촉진한다. 신장을 비롯한 장기의 기운을 보강해 재발을 막는다. 여기에 침술을 통해 기혈의 균형을 맞춰 이명을 치료한다.
이명은 스트레스, 과로 외에도 수면부족, 서구화된 식습관, 만성피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청각기관의 문제에서만 접근하지 않는다. 장부의 균형, 심리 상태, 체열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호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환자별 발병원인과 상태에 맞는 맞춤식 진료법의 마련과 면역기능을 높이고 신체균형을 바로 잡는 통합치료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명은 평소 생활관리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평소 면역력을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유산소운동, 등산, 산책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시간이 없다면 틈틈이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를 자주하고 반신욕을 통해 전신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머리와 귀에 몰린 열을 분산시키는 오미자, 국화차를 꾸준히 음용하는 것도 이명예방에 도움이 된다.
면역력 증진을 위해 인삼, 홍삼, 녹용 등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 좋은 약재를 무조건 먹기 보다는 자신의 체질에 따라 조심하는 편이 좋다. 이명 환자는 체온균형이 어긋나 안면부와 상체에 열이 집중된 상열감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칫 기를 보하는 열성 약재나 식품을 과복용했다가는 증상이 악화되고 두통이나 안면홍조 같은 부작용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이한의원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