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배당, 금융위기 이후 최고 기록
기업 배당, 금융위기 이후 최고 기록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2-23 09:41
  • 승인 2015.02.23 09:41
  • 호수 1086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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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표출…문책 대신 포상 지적도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국내 주요기업들의 지난해 배당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배당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 37개 기업들의 지난해 합산 기말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 비율)은 13.1%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배당성향 평균은 9.2%였다. 시가총액 가중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 비율)도 1.3%로, 지난 5년간 평균인 0.9%에 비해 0.4%포인트 높다.

이는 정부의 배당확대 유도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배당 확대는 기업들이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번 늘리면 줄이기 어려운 배당 특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실적감소에도 불구 배당규모를 확대한 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메리츠화재 당기순이익은 1148억 원으로 전년 1613억 원 대비 29% 급감했다.

반면 배당 규모는 전년대비 60원, 18.75%가 올랐다. 메리츠화재는 보통주 1주당 38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규모도 399억6000만 원으로 전년대비 24.3% 늘었다. 배당성향은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4년 평균치 27.74%를 웃도는 34.7%다.

롯데쇼핑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쇼핑 지난해 순이익은 6175억 원으로 전년대비 29.9% 줄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함께 하락했다.

그러나 현금배당은 전년대비 33% 늘어났다. 롯데쇼핑은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2013년 회계연도의 주당 배당금 1500원이었다. 배당금 총액은 591억440만8000원으로 147억 원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영업이익은 2419억 원으로 10.6% 감소했다. 다만 매출은 1.2% 증가한 1조1203억 원을 기록했다.

다소 주춤하는 모습임에도 현금배당은 50원 올랐다. 현대백화점은 보통주 1주당 700원 현금배당 실시를 결정했으며, 배당금 총액은 12억 원가량 늘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 6.5% 감소한 1조5020억 원, 19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현금배당은 150원 오른 1150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업계는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내수 불황과, 외국계 유통업체 공세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결정이 맞는지 의문이란 것이다. 일각에서는 배당을 늘렸을 때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이들이 부진의 문책을 받아야 할 오너 경영인들이어서 이들이 문책 대신 포상을 받는 다는지적도 나온다.

다만, 그동안 백화점업계의 경우 시가배당률이 국내 상장사 평균인 1.82%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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