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지도자들 호랑이 앞의 여우, 게임 안돼”

“최고의 권력을 물려받을 호랑이 상이다” “일반인에 비해 좋은 관상이지만 권좌에 오래 앉지는 못할 것이다”
흐릿한 10년 전 사진 한 장에 한반도가 들썩이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이자 차기 북한 최고 권력자인 정운(26)으로 추측되는 인물의 사진이 최근 공개된 까닭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4일 김정운이 16세 때인 지난 1999년 스위스 유학 당시 찍은 것으로 알려진 사진을 공개했다.
세계를 통틀어 가장 폐쇄적인 ‘왕국’의 황태자로 지목된 김정운은 과연 어떤 지도자가 될까. 또 그가 아버지의 권력을 승계 받은 뒤 남북관계는 어떻게 변모할까.
<일요서울>은 ‘복을 부르는 관상, 화를 부르는 관상’의 저자 김현남 공주영상정보대학 겸임교수와 인상학의 대가 구봉 최형규 선생, ‘실전관상’의 저자로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관상을 풀이해 화제를 모았던 이남희씨 등 유명 관상학자 3인을 만나 황태자의 속내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김현남 교수는 김정운이 겉으로는 연약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야심에 불타는 완벽주의자’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김정운)어린시절 얼굴은 유순하지만 나이를 먹음에 따라 속에 감춰진 야심을 고스란히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며 “관상만 보면 다른 형제에 비해 후계자로서의 능력은 월등히 뛰어난 듯 하다”고 말했다.
꽃미남 스타일의 잔인한 완벽주의자
김 위원장의 아들 3형제를 삼국지 등장인물로 비유하면 큰 형 정남(38)은 유비와 성격이 비슷하며 차남 정철(28)은 장비와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정운은 관우와 조조를 적절히 조합한 인물이라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첫째 정남은 겉으로는 거칠어 보이지만 성격 자체는 온순하다. 턱이 발달한 것으로 볼 때 아랫사람들을 감싸 안는 포용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다혈질에 무대포는 둘째 정철이다”며 “호전적이고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원하는 것(물건·여자 등)이 있으면 강제로라도 빼앗아야 속이 풀리는 스타일”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비해 정운은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격으로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식의 완벽주의자다. 학창시절 야심을 감춘 채 은둔생활을 해왔지만 지능이 좋고 눈치도 빠를 뿐 아니라 목표를 위해 ‘확인사살’도 마다하지 않는 잔인함도 엿보인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문제는 김정운이 너무 일찍 권좌를 물려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김정운은 아랫사람의 보좌로 권력을 다지는 운인데 지나치게 젊은 나이에 권좌에 올라 자신을 도울 충분한 인맥을 형성하지 못한 상태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만약 김정운이 40대 이후에 김정일의 뒤를 잇는다면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지금은 어린 호랑이 새끼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강력한 맹수의 본능을 되찾는 격이다. 그러나 30대 이전에 권력 중심에 서게 되면 그의 통치는 오래가지 못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김 교수는 공개된 사진이 너무 오래전에 찍은 것이라 얼굴의 기색을 살필 수 없어 완벽한 풀이를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관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의 기색인데 어린시절 사진으로는 형상만 볼 수 있어 아쉽다”며 “사람의 얼굴은 시시때때로 변해 가장 정확한 풀이는 면전에서 직접 만나야 나온다”고 설명했다.
먹이노리는 맹수 타협 모르는 남자
이에 비해 구봉 최형규 선생이 본 김정운은 훨씬 더 무서운 인물이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를 통틀어 김정운 이상 가는 관상을 본적이 없다”며 “사진을 보는 순간 두려움마저 느꼈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김정운은 미간부터 코 뿌리 부분이 널찍하게 관통해 부모의 유산과 권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운명을 타고났다.
선생은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사진을 확인하자마자 지인들과 함께 ‘어떻게 이런 관상이 나올 수 있느냐’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라고 말했다.
선생에 따르면 김정운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과 조부 김일성 주석을 뛰어넘는 지도자 상이다. 동물로 쳤을 때 김 위원장이 곰이라면 정운은 맹수의 왕인 호랑이라는 것.
구봉 선생은 “기회가 오면 상대의 숨통을 단번에 물어뜯는 게 맹수의 본능인데 김정운이 바로 그렇다”며 “이와 비슷한 인물을 꼽아본다면 우리쪽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정도”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관상으로 볼 때 전 전 대통령은 ‘사자상’이다. 과거 전 전 대통령이 권좌에 있을 때 그에게 맞선 이들이 엄청난 대가를 치른 만큼 김정운 역시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적잖은 피를 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선생의 설명이다.
구봉선생은 “(김정운이)현재 26세로 알려져 있는데 아마 2년 뒤쯤 본격적으로 북한 정치 일선에 나서 권력을 휘두를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먹이를 보면 절대 양보하지 않는, 타협을 모르는 인물이라 남북한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풀이했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궁합이다. 선생의 예견대로 2년 뒤 김정운이 북한의 1인자로 자리매김한다면 이 대통령이 그에게 일방적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게 구봉선생의 주장이다.
선생은 “이 대통령의 관상을 동물로 비유하면 여우에 가깝다. ‘호랑이’와 ‘여우’가 싸움이 되겠느냐”며 “북한이 남한을 ‘먹이’로 생각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2012년 여름께 실각할 수도
반면 이남희씨는 김정운의 관상이 특별히 비범한 것은 아니라고 풀이했다. 이씨는 “일반인에 비해 직업운이나 건강운, 재물운 등이 좋은 편이지만 흔히 말하는 ‘제왕의 기개’나 ‘권력자’의 관상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김정운은 치밀하고 냉철한 성격으로 유난히 집중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그러나 포용력이 약하고 집착이 심해 자칫 독선의 길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씨는 “3형제 가운데 부모의 가업을 잇기에는 정운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장남인 정남은 들창코로 기분에 따라 행동이 기우는 경향이 있으며 고집이 세다. 둘째 정철은 인간미가 있으나 지도자로서 추진력이 부족하다.
이에 비해 정운은 냉정하면서도 과감하다. 이씨는 “김정운이 권력을 쥘 경우 아버지가 이룩한 틀을 지키면서 특유의 모험심을 발휘해 몇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씨는 또 “김정운의 성격은 용의주도하면서도 치밀하다. 그러나 아랫사람 다루는 것이 서툴러 보좌진이나 그의 통치 아래 있는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의 풀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정운의 통치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견이다. 이씨는 “김정운이 중국 등 주변국가에서 퇴진 압력을 받다 2011~2012년 여름 사이에 권좌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숙청을 당하거나 추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씨에 따르면 김정운이 권좌에서 밀려나는 계기는 군사적 실각일 가능성이 크다. 김정운이 집권한 뒤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크고 작은 국지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서해연평해전 보다 규모가 큰 군사적 마찰이 종종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북한의 도발을 못마땅하게 여긴 제3국이 나서 그의 실권을 빼앗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권력을 잃었다고 해서 김정운이 숙청되거나 암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김정운이 권력에서 밀려났다고 해서 다른 형제나 친인척이 정권을 쥐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중국 등 외국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 경제 관료가 북한을 통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언했다.
한편 이씨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심상치 않다고도 귀띔했다. 그는 “이달 25일 전후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