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르포 여름 거리 초미니스커트 열풍
세태르포 여름 거리 초미니스커트 열풍
  • 서준 프리랜서 기자
  • 입력 2009-06-02 11:26
  • 승인 2009.06.02 11:26
  • 호수 788
  • 4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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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거야 벗은 거야?” 한뼘 스커트 열풍

여자들의 치마 길이가 다시 짧아지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경기불황에는 치마길이가 짧아진다’는 점과 날씨가 이상고온 현상으로 본격적인 여름으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점이 결합되어 거리는 초미니스커트 여성들의 행렬로 넘쳐나고, 더불어 관련 사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짧은 치마로 인해 대학 도서관에서 문제가 생기는가 하면 이른바 ‘도촬(도둑촬영)’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은 오히려 타인들의 시선을 즐기는 듯한 모양새다. 거리를 휩쓰는 미니스커트 열풍, 그 겉과 속을 들여다봤다.

물론 미니스커트가 유행한 것은 한 두해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유난히도 그 ‘강도’가 세다. 미니스커트도 그냥 미니가 아니라 ‘초미니’에 육박한다. 여기에 호응해 미니스커트 안에 받쳐 입는 ‘숏팬츠’까지 등장했다. 지나치게 치마가 짧아지면서 속옷이 보이는 탓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숏팬츠의 등장은 여성들의 노출 욕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미니스커트의 유행은 덩달아 성형외과의 호황도 불러왔다. 일명 ‘종아리 근육 퇴축술’ 등의 수술이 전면적인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수술법은 피부에 대한 절개 없이 특수한 바늘을 이용, 일부 근육을 잘라냄으로써 매끈한 다리를 완성시켜준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지만 최대 8cm까지 종아리가 가늘어진다고 한다. 이 정도 수준이면 여자들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충분한 수치. 하지만 이 수술은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대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수술뿐만이 아니라 보톡스 요법 등을 통해서도 종아리 알통 근육을 축소시킬 수 있다. 또 제모관련 수술이나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매끈하고 깨끗한 다리를 위해서 제모는 필수적인 코스라고까지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용품이나 약품들이 신체에 무리를 줄 수도 있지만 여성들의 노출 욕망은 그런 것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종아리 근육 퇴축술 유행

그렇다면 여성들은 노출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이는 일단 ‘노출 패션’ 자체의 유행에 기반하고 있다.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섹시 노출이 계속해서 이어지다 보니 일반인들도 이러한 욕망이 자극받고 그것이 어느 덧 ‘트렌드’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특히 신세대들의 당당한 삶의 자세도 여기에 기인하고 있다. 사실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닌다고 모든 여성들의 다리가 ‘훌륭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들은 개의치 않는다. 내가 입고 싶어 입는다는데, 남이 무슨 상관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니스커트의 유행은 여성들의 ‘자기애’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신의 몸을 과감하게 드러냄으로서 자기애를 충족시키고 남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도 충족시킨다는 것.

특히 미니스커트는 우울한 분위기를 털어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경기불황의 시기에는 더욱 유행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요즘의 젊은 세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여유 있는 마음’도 이러한 미니스커트 유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다른 여자는 다 되도 내 여자만큼은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각자의 개성은 충분히 인정해준다’는 생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들이 예상을 하고 있겠지만 이러한 미니스커트 열풍은 ‘남자들의 눈’을 행복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어딜가나 눈에 잘 띄는 맨다리와의 조우는 순간순간 남자들의 ‘삶의 에너지(?)’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는 이야기.

그러나 예쁜 다리에 대한 ‘로망’은 남자들만이 갖는 것은 아니다. 같은 여자 입장에서도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 중에서 뛰어난 각선미를 자랑하는 다리를 보면 눈이 가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몰카 기승떠는 노출의 계절

“여자 연예인들이 누드 사진집을 내면, 제일 먼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여자이기도 하다.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안볼 거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오히려 같이 몸매를 가꾸는 입장인 여자이기 때문에 ‘어떻게 가꿨을까’라는 것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길거리에서도 예쁜 다리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보고는 한번쯤은 그녀들을 보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질투를 하기도 한다.”(직장여성 김지미양·가명)

그러나 이러한 미니스커트 열풍은 대학가에서 여러 가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 도서관에서의 미니스커트는 많은 이들의 공부를 방해하기도 한다는 것.

서울 A대 영문학과에 다니는 최선우(26·가명)씨는 “솔직히 공부하러간 도서관에서 여학생들이 그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오면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여자들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도서관에까지 그런 식으로 옷을 입고 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도서관에서의 미니스커트의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경우도 있다. 서울 모 대학의 도서관에서는 한 여학생의 짧은 치마를 두고 잠시 ‘논란’이 벌어진 적도 있다.

지나치게 짧은 치마를 입고 돌아다니는 여성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 남학생이 그녀에게 정중하게 ‘치마가 너무 짧은 것이 아니냐. 다른 사람들이 욕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그 여학생은 치마만 짧은 것이 아니라 심지어 의자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공부를 했다는 것. 하지만 당사자인 여학생은 그렇게 말은 한 남학생을 ‘성추행 혐의’라고 학교 게시판에 글을 올려버렸다.

한동안 그들의 행동을 두고 많은 학생들이 설왕설래를 했던 것은 사실. 최종적으로 법적인 문제로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이는 미니스커트를 둘러싼 ‘후유증’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의외로 당사자인 여성들은 남성들의 이러한 시각에 대해서 반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의 시선 때문에 짧은 치마를 입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남자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짧은 치마를 입는다는 이야기다.

서울 B여대 경영학과 김지연(23·가명)의 이야기다.

“물론 남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여학생들도 있다고는 본다. 하지만 아마 대다수의 여학생들은 남자들의 시선에서 오히려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 일일이 신경을 쓴다면 생활 자체가 너무 신경 쓰이고 거슬리지 않겠는가.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으며, 남들이 끊임없이 나를 주시하고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편안하게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하기에는 절대 쉽지 않다.”

실제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통해서 일종의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고 있다고 한다. 일단 ‘못생긴 다리’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없어진 다음부터는 이에 대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으며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살이 빠진다는 이야기다.

이제 날씨는 점점 더워져 무더운 여름이 되면 여성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노출과 초미니 스커트로 길거리를 누빌 것이다. 또한 그녀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또 많은 남성들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질 듯하다.


#“야~ 미니스커트다” 몰카족 기승

여자들의 치마길이가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인터넷 몰카(몰래카메라)사진 코너는 더욱 더 뜨거워진다. 점점 더 과감하게 카메라를 들이밀고, 또 더 깊숙하게 치마 안쪽으로 파고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인기가 많은 사이트들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에서 수백장의 몰카 사진들이 올라온다. 운영진이 일일이 지우는 것 자체가 버거울 정도다.

몰카 장소 역시 무차별적이다. 지하철, 버스 정류장, 길거리, 식당, 사무실 등에서 몰카가 찍혀지고 심지어 학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대학 도서관은 이러한 몰카가 찍히는 ‘단골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하기 때문에 누군가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폰카는 사진 촬영 시 강제음이 나도록 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이를 없애는 프로그램까지 생겨 공공연히 배포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는 휴대폰 카메라에만 한정될 뿐, 일반 디카는 전혀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디카의 크기가 점점 더 작아지기 때문에 한손에 쏙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상대방의 치맛 속을 몰래 찍기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때로 여학생들이 잠들 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호조건’이 된다. 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가 풀리게 되고 이때 치마를 입은 여성이라면 팬티를 촬영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더불어 ‘여대생’이라는 점은 더욱 많은 남성들의 ‘군침’을 돌게 만든다. 대학 도서관은 이러한 여러 가지 장점 때문에 사실 ‘몰카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카 사이트에서 등장하는 상당수의 몰카 사진들이 대학 도서관을 배경으로 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일부 사진들이 해당 대학명은 물론 상대 여성의 얼굴까지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봉변’을 당하는 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과연 누가 자신을 찍었는지, 그리고 누가 그 사진을 가지고 있는지를 전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몰카는 명백한 범죄다. 본인의 동의 없이 찍혀진 사진이나 동영상이 게재되는 것은 초상권 위반이다. 여성의 얼굴을 가린다고 해도 불법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에 이런 사진들을 게재하는 경우가 많아 가중 처벌을 하고는 있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 또한 몰카 사진들이다. 여성들의 미니 스커트를 좋은 시선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은 이렇게 또한 일부 남성들의 비뚤어진 범죄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서준 프리랜서 기자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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