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팁 많이 주는 미국, 쉬면서 돈 버는 1석 2조”
[일요서울|이지혜 기자] 지난 18일 중국 마카오에서 한국 여성들의 성매매를 알선하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여성 10여 명과 함께 호텔 주변에서 호객행위를 하며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필리핀에서 원정 성매매를 한 일당이 붙잡혔으며, 일본으로 향하던 포주들이 검거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성매매 여성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정 성매매를 떠나면 우리나라에서 버는 것 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외국인들은 ‘진상’이 적기 때문에 일하기 편하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마카오에서 중국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업주 유모(30)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또 성매매 여성 문모(28·여)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호텔 주변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삐끼’들로부터 연락을 받아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중국 남성들은 85만 원에서 많게는 210만 원의 화대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성매매 여성들이 받은 돈은 35만 원이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에서 원정 성매매를 하던 업주와 성매매 여성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처럼 해외로 원정 성매매를 떠나는 성매매 여성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해외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사람들은 모두 496명이었다. 2012년 274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성매매 여성들이 가장 많이 가는 외국은 바로 일본이다. 성매매 여성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일본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현재는 일본 도쿄에 한국인 성매매 업소가 집결돼있는 거리가 따로 있을 정도다. 지난해에는 일본 측이 25세 이상 여성에게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가장 인기 있던 日
“엔화 하락으로 힘들어”
몇 해 전에는 일본 남성이 한국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모습을 촬영한 몰카(몰래 카메라) 영상을 웹 사이트에 유포하기도 했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성매매 여성들은 ‘원정녀 O호’라고 불렸으며 해당 동영상은 한동안 한국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옛말이다. ‘엔저현상’이 계속되자 성매매 여성들은 일본행을 꺼리기 시작했다. 실제 성매매 여성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일본으로 직장을 옮길까 생각 중”이라는 글이 올라오면 “일본은 이제 매력이 없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라”는 부정적인 의견의 답변이 달린다.
성매매 여성들이 언어도 통하지 않는 외국으로 나가는 이유는 바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엔화가치가 하락한 지금 일본은 ‘예전의 그 일본’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단속이다. 일본에서 1년 동안 일을 했다는 A씨는 “단속에 걸려서 아가씨들이 다 잡혀가고 뉴스에 얼굴이 나온 적이 있다”며 “이렇게 단속을 당하면 5년 동안 일본 입국을 금지 당한다. 또 다른 해외로 나갈 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속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일본은 유독 심하다는 것이다. 또 25세 이상 여성에게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허락되지 않는 상황도 일본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브라질·뉴질랜드
“성매매 없이도 돈 번다”
일본 외에 성매매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특히 괌은 예전부터 성매매 여성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괌에서 한 달 가량 일했다는 B(여·25)씨는 “한국에서 일하기 힘들어 큰 결심을 하고 괌으로 건너갔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괜한 고민이었다”면서 “외모와 몸매가 빼어나지 않았지만 손님들이 많이 찾아줘 일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괌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성들이 많이 있다”며 “기본적인 의사소통만 되면 외국에 나가서 일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추천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일하다가 미국 LA로 업소를 옮겼다는 C(여·24)씨는 “일본에서 한 달 동안 벌어들인 수입을 미국에서는 10일 만에 벌었다”며 “꿈인지 생신지 모르겠다. 이곳이 바로 유토피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서는 누구나 팁을 주기 때문에 정해진 수입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2차(성매매)를 나가지 않아도 한 달에 10000달러(우리 돈 1천만 원 이상)를 벌 수 있다”고 추천했다.
이처럼 성매매 여성들은 미국, 브라질, 뉴질랜드, 호주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팁 문화가 정착된 나라이다 보니 여성들이 한국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해외 업소에 진출하게 되는 것일까.
가장 쉬운 방법은 성인 사이트 ‘구인구직’ 게시판을 이용하는 것이다. 구인 게시판에는 ‘세계적인 휴양지 “괌"에서 근무 가능하신 분-월1500 이상’, ‘미국 LA 노래방 도우미 구해요 ^__^’ 등의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해외 관광지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한다. 이들은 게시물에서 ‘깔끔하게 일하시고 목돈 마련하실 언니들 모집합니다. 하는 일은 미국 LA, 코리아타운 지역 노래방에서 도우미일이구요, 한국처럼 2차(성매매)는 일절 없습니다’라고 홍보한다. 또 ‘페이는 하루 기본 600달러’지만 팁으로 테이블 당 ‘100달러’를 더 벌수 있다고 유혹했다. 2차 성매매를 하지 않고도 고수익이 가능하며, 해외여행까지 할 수 있으니 1석2조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주변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