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창·업] 초짜 사장, 아이템에서 승부 갈려
[대·박·창·업] 초짜 사장, 아이템에서 승부 갈려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4-12-08 11:38
  • 승인 2014.12.08 11:38
  • 호수 1075
  • 4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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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창업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30·40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30·40세대 창업의 특징은 가계 안정과 미래 노후설계까지 고려한다는 점이다.

20대 창업자가 경험을 중시하고 베이비부머 세대 창업자가 안정적인 아이템 선택을 선호한다면 30·40은 두 가지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에 창업경영연구소는 30·40세대 대표주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성공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냄비&철판요리 한식 프랜차이즈 남와집 양재점을 운영중인 김성수(37) 사장의 아이템 선택기준은  안정적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중박 이상의 아이템이다.

그 이유는 창업을 했다 폐업한 경험이 있기 때문. 군대를 전역한 후 부모님이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알바를 하며 외식업을 접한 김 사장은 27살에 호프집 주방실장을 거친 후 30살에 조그마한 실내포장마차를 창업했다. 하지만 장사는 어려움을 겪었고, 폐업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외식창업에 대한 꿈을 접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주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주점은 생각하지 않았다. “포장마차를 하면서 새벽까지 일하는 업종은 안하려고 생각했죠. 알게 모르게 몸이 많이 망가지더라구요”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브랜드가 남와집이었다.

남와집 역삼본점의 점심과 저녁 매출을 보고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남와집은 자체 코칭프로그램을 통해 가맹점의 수익률이 높은 브랜드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올해 5월에 오픈한 양재점의 매출은 계속 상승중이다. 10월 매출은 5월 매출 기준 170% 성장했다. 점심이면 고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 사장은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에 대해 “외식업 창업은 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죠.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야 해요. 여기에 브랜드 선택도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정말 남와집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또 다른 30·40창업자 띠아모커피 거제옥포점 우창훈 사장은 “카페 창업시장이 포화상태”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방 소도시는 이야기가 다르다. 멀티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카페에 대한 고객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

우 사장은 제대로 된 커피 맛을 내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를 알아보다가 커피 애호가의 조언을 들었다. 바로 띠아모커피의 스페셜티 커피 맛이 뛰어나다는 것. “좋은 원두를 사용하면서 가격까지 합리적이라면 이보다 큰 경쟁력이 있을까 싶었어요. 게다가 대형 평수만 강요하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로열티를 요구하는 브랜드가 많은 상황에서 본사의 유연한 정책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어요.”

최근의 커피전문점은 커피 맛 외에 분위기도 중요하다. 우 사장은 띠아모커피의 편안하면서 모던한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다고. 인근에 조선소가 있어 직장인들 수요도 꽤 기대되는 편인데다 커피 애호가가 많은 외국인들도 제법 되는 동네라 매출도 안정적이다.

띠아모커피는 미국스페셜협회(SCAA)의 국제 전문가들이 인정한 전 세계 5% 미만의 최고급 원두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일반 블렌드나 커머셜커피에 비해 향과 산미 등이 풍부한 개성적인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경험과 서비스 강점

“10년 후 여수 시내에 가게를 차리겠다.” 그 약속을 지킨 30·40세대 창업자도 있다. 치킨퐁 여수학동점 김정호(32) 사장이다. 그는 창업 결심을 위해 10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거쳤다. 주점에서 외식업을, 마트에서 유통업을 익혔다. 이때 쌓은 경험이 오늘날 창업의 기본기가 됐다.

창업 아이템은 계절 영향을 받지 않고 비수기가 없으며 남녀노소 즐겨 먹을 수 있는 치킨으로 정했다. 문제는 치킨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 여기서 김 사장은 생각의 발상을 바꿨다. “가게가 많지만, 차별화된 맛과 기술력만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 면에서 맛과 기술력을 갖춘 치킨퐁을 선택한 것은 잘한 것 같아요”

치킨 프랜차이즈 치킨퐁은 엄선된 100% 국내산 계육과 첨단기법의 염지기술, 시즈닝 기술을 앞세운 오븐구이치킨에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이태리 정통 스타일의 틴(thin) 피자를 접목해 메뉴를 구성한 브랜드다. 여기에 생맥주가 가장 맛있다는 4~6도를 유지하는 냉각테이블로 소비자의 호기심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 사장은 “입소문이 나면서 치킨퐁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 창원 신촌점 손영자(45) 사장은 워킹맘에서 자영업으로 인생2막을 시작한 경우다. 자녀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뒀지만 경제적 부담 때문에 창업에 나섰다. 문제는 아이템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 자녀 양육과 노후 대비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데다 창업비용도 높지 않고 운영도 편리한 아이템이 조건이기 때문이었다.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정보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죠. 그렇게 해서 만난 것이 세탁 프랜차이즈 월드크리닝이에요” 손 사장이 주의깊게 본 부분은 영남권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월드크리닝은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향토기업이다.

월드크리닝은 무엇보다 세탁비가 저렴하면서도 깨끗하다. 정장 상의와 하의가 각각 2500원, 와이셔츠와 티셔츠도 각각 2500원, 3500원, 코트 종류도 9000원 등 의류의 세탁비는 최대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아울러 일반 세탁소와 달리 카본(숯)필터 시스템을 활용해 용제 속 세균까지 잡아낸다. 용제증류시스템을 설치해 용제를 철저히 관리하고 세정액을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한 점이 신뢰감을 높였다.

손 사장은 “자녀양육, 노후대비, 자신감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던 지난 1년은 인생에 있어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자신의 경제사정을 고려한 아이템만 잘 선택한다면 초짜 사장이라도 도전해 볼 만 하다는 것도 알았죠”라고 말했다.

이상헌 서경대 프랜차이즈학과 겸임교수는 “20·40세대가 외식 아이템을 선정할 경우에는 유행 아이템 보다는 대중적인 메뉴로 승부하는 유망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며 “아울러 주부의 경우에는 가정과 일 모두를 병행할 수 있고, 노동력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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