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기업가정신 43] 하트스토밍 시대의 신뢰와 통합
[창조경제 기업가정신 43] 하트스토밍 시대의 신뢰와 통합
  • 김의식 교수
  • 입력 2014-11-10 14:21
  • 승인 2014.11.10 14:21
  • 호수 1071
  • 4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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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김용 세계은행 총재

지금은 지구촌 어디서나 감성의 시대이다.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친한 친구 사이에 주고받는 선물도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어야 한다 . 해마다 맞이하는 빼빼로 데이(11월11일)에도 마음을 감동시키는 선물을 고르게 된다. 지금은 감성의 시대, 하트스토밍(heartstorming)시대이다.

하트스토밍이란 미래학자 롤프옌센(Rolf Jensen)이 조직원들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 하나로 모으는 과정을 의미한다. 조직원들이 생각과 마음을 나눔으로써 공감을 형성한다는 뜻으로 사용한 말이다. 구성원들의 이성적인 사고를 자극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도록 유도하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과 대비되는 말로 쓰인다.

한국경제신문은 2014년에 창간 50주년을 맞아 ‘글로벌 인재포럼 2014’를 11월4일부터 사흘간 서울 쉐라톤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었다. 하트스토밍 시대에 신뢰와 공감을 자아 내게 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라 생각된다.

이에 앞서 11월3일 박근혜대통령은 ‘글로벌 인재포럼 2014’의 연계행사로 진행된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세계은행 교육혁신 심포지엄’의 축사를 통해 “교육이 혁신을 이뤄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을 키워내는 원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유형의 교육혁신 모델이 정립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1세기 창조경제시대를 맞아 우리 교육도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그동안 축적한 교육 노하우에 선진국의 우수 사례를 접목하고, 이제까지의 교육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행복교육과 창의교육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기업과 대학, 정부, 국제기구의 최고 권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창조적 인재육성과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한 그 자리에 참석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나로선 퍽 다행한 일이었다.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의 주제는 ‘신뢰와 통합의 인재(Human Resources for Trust and Integration)’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는 신뢰와 통합이다. 과거의 적폐를 없애고 국가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인재육성의 시급함을 절감한 터라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라 생각되며 알찬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모았다.

‘글로벌 인재포럼 2014’의 ‘사회 통합과 신뢰 구축을 위한 발전전략’이라는 주제의 기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최고경영자(CEO)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인의 의지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가수 싸이 같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문제아라는 말을 듣지 않는 교육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의 다양성을 끌어안고 재능이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이어 ‘세상을 바꾸는 신뢰과학’이란 주제로 두 번째 기조연설을 한 존 가트맨 (미국 워싱턴대 명예교수)은 감정(emotion)에 초점을 둔 부부, 부모-자녀 관계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전문가다.

‘세상을 바꾸는 신뢰과학’이란 주제로 연설에 나선 가트맨 교수는 ‘내시균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풀어갔다. 수학자 존 내시가 고안한 내시균형은 상대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이익이 최대가 되는 상태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개념이다. “신뢰는 상호작용하면서 구축될 수 있다”며 “신뢰를 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共感)”이라며 신뢰 구축을 위해 “상대방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고, 상대를 향해 귀 기울이며, 관용으로 대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곧 공감” 이라며 신뢰 구축에 필요한 조율(attunemen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강의를 들으며 도산 안창호 선생의 생활신조인 “신독(愼獨)”이야 말로 공감대 형성의 기본이란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 미국 LA 명문 사립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도서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보이지 않는 인종 편견이 많은 나라에서 한민족의 지도자로 존경을 받았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딴 안창호로와 유색인종이며 소수 민족인 한국인의 이름이 지명이나 학교 건물명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나절을 그의 업적에 대하여 빠지게 되었는데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딴 안창호관이 별도의 건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을 느끼게 했다.

도산(島山)은 조용하고 감화력 있는 대화,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면서 대인관계에서 보였던 절제의 한 모습으로 떠올랐다. 이는 “홀로 있을 때에 조심하고 자세를 어그러지게 하지 않는다는 신독(愼獨)을 생활화했던 결과였다”고 생각된다.

화합과 설득력으로 돋보인 탁월한 도산의 지도력은 민주적인 통합력과 조직화하는 역량에서 먼저 나타났다. 그의 통합력은 ‘나를 따르라’는 식의 영웅주의가 아니고 민주역량을 신봉하는 겸손한 리더십에 근거하고 있었다.

“그것은 중용(中庸)에 나오는 戒愼乎其所不睹(계신호기소불도) 恐懼乎其所不聞(공구호기소불문)” 즉,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늘 조심하고 남이 듣지 않는 곳에서도 늘 두려워 한다." 즉 타인이 보지 않는 곳에 있어서도 자기 몸을 근신(謹愼)하고, 타인이 듣지 않는 곳에 있어서도 공구(두려워함; 恐懼)하고 조심하는 군자(君子)의 행동을 실천한 까닭이리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통찰하는 로저 마틴(Rorger Martin)식 통합적 사고방식이 결합된다면 금상첨화라 생각 된다. 산업화가 절정에 이른 20세기 후반까지의 대부분의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가 과도한 단순화와 전문화를 앞세워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고 자신의 영역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하트스토밍 시대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 사고를 가진자 만이 창조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신뢰와 통합하는 힘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부단한 자기관리(Self Managerial)역량 강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매일의 삶에 정직, 신뢰, 윤리, 일과 생활과의 조화, 시간관리, 자기통제, 부단한 자기계발, 자아발견, 자신의 정체성 확립이 요구된다.

잇단 대형 사고와 국론 분열로 국가적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 2014를 통해서 보여준 신뢰와 통합의 인재가 많이 배출되어 창조경제 시대를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  

<김의식 교수>
■ 본란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의식 교수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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