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겹친 CJ오쇼핑
삼중고 겹친 CJ오쇼핑
  • 김나영 기자
  • 입력 2014-11-10 13:41
  • 승인 2014.11.10 13:41
  • 호수 1071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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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주가 신저가 법인세 폭탄까지

▲ <뉴시스>

실적 기대이하…영업이익·당기순이익 동반 하락
간부 불구속 기소에도 감싸기 일관…세 추징 원인돼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CJ오쇼핑이 어닝쇼크·주가 신저가·법인세 폭탄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도 홈쇼핑업계 1위 자리를 자랑하던 와중에 덮친 것들이라 타격이 더욱 크다. 또한 실적이 줄어든 가운데 법인세를 평소보다 1.5배 납부한 이유가 노희영 전 CJ제일제당 마케팅본부장과 연관된 추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CJ오쇼핑의 3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를 밑돌았다. CJ오쇼핑의 해당 분기 취급고는 76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7억 원으로 16.2% 줄어들었으며 당기순이익은 25.5%로 크게 감소했다.

실적발표 이후 주가도 함께 내리막길을 탔다. 실적 발표일이던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28만2800원이던 CJ오쇼핑의 주가는 같은달 31일 26만2600원, 이달 3일 23만2100원으로 주저앉았다. 이는 각각 -7.14%, -11.61%에 달하는 급락이다.

이후에도 이달 4일 22만6200원, 5일 22만1800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6일 장중에는 21만6000원으로 내려앉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 42만 원을 넘나들던 모습이 온데간데 없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투자자들의 불안도 극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는일제히 하향 의견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CJ오쇼핑이 올해 3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47만 원에서 36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TV상품을 확대하면서 마진 개선에 주력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은 상반기보다 오히려 더 부진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여 연구원은 “이는 모바일쇼핑 확대 이후 처음 나타난 전분기 대비 역신장으로 마진 개선보다 외형 성장 부재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이라며 “단기 손익 전망 역시 밝지 않지만 TV상품 확대는 점진적으로 손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로 내년부터는 이익개선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키움증권은 CJ오쇼핑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뿐 아니라 모바일 채널의 보수적 전략이 부정적이라며 목표주가를 40만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채널 전략을 보수적으로 바꾸고 TV채널의 성장에 집중한 결과 TV채널의 취급고는 1년새 4.5% 성장했으나 모바일 채널은 74.3%에 그쳤다”고 짚었다.

이어 손 연구원은 “경쟁사인 GS홈쇼핑의 모바일 채널 취급고가 150% 성장을 유지한 것과 다른 모습”이라며 “수익성 유지를 위해 보수적 전략을 택했으나 영업이익 결과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GS홈쇼핑과 유사했다”고 분석했다.

추가로 손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실적을 비교할 때 GS홈쇼핑이 내용면에서 더 좋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면서 “CJ오쇼핑의 경우 성장 채널인 모바일 채널의 취급고에 대한 성장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오린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인 GS홈쇼핑은 모바일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며 TV 취급고의 부진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CJ오쇼핑의 3분기 TV 취급고는 전년동기 대비 4.5% 신장했다”며 “TV부문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바일 취급고가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독점 상품이 대부분인 TV상품의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했다는 것은 상품에 대한 경쟁력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오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3분기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은 모바일의 고성장에도 TV 취급고가 신장했다는 점, 상품별로 봤을 때 TV상품의 판매가 증가했다는 점”이라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비수기 영향으로 고정비 부담이 높아졌으며 모바일 부문의 마케팅 강화로 인한 판촉비 증가, 원포인트 적립금 충당률 변경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괘씸죄 적용한 세무조사에 출혈

이러한 가운데 CJ오쇼핑이 3분기에만 144억 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납부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소 CJ오쇼핑이 납부하던 법인세 규모는 분기별 약 80억~90억 원가량이다. 하지만 정기세무조사로 세 추징을 당하며 법인세 납부 비용이 50억 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통상적으로 정기세무조사는 특별세무조사와 달리 세 추징 범위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CJ오쇼핑이 1.5배 이상의 법인세를 납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노희영 전 CJ제일제당 마케팅본부장과 연관된 추징이 아니냐는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6월 노 전 본부장이 소득세 탈루 혐의로 조사 중인 가운데서도 정식 고위 임원으로 승진시켜 눈길을 끈 바 있다. 게다가 노 전 본부장이 지난 9월 검찰의 불구속 기소로 사표를 제출할 때도 이미경 CJ 부회장이 이를 적극 만류했다는 후문이 파다했다.

이에 검찰은 괘씸죄를 더해 노 전 본부장이 독자적으로 운영한 레스토랑 창업컨설팅 회사와 CJ그룹 계열사 간 용역비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번 법인세 추징금이 불어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관계자는 “노 전 본부장에 대한 CJ의 석연찮은 감싸기가 이어지면서 해당 인사뿐 아니라 각 계열사까지도 추궁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CJ오쇼핑도 다른 계열사들과 같이 정기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압박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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