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난 인천아시안게임…생중계 프로그램 ‘시들’
탈난 인천아시안게임…생중계 프로그램 ‘시들’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4-09-29 14:21
  • 승인 2014.09.29 14:21
  • 호수 1065
  • 5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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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대한민국 선수단이 메달사냥을 위해 4년간의 숨은 기량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그 관심이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홈 무대에서 펼쳐지는 생중계 영상이 지상파를 비롯해 주요 포털에서도 찾아 볼 수 없어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개회 초반부터 준비 부족을 지적받았던 인천아시안게임은 최악의 아시안게임으로 평가 받으면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남자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 23일 4시간 30분의 혈전 끝에 강호 중국 3-2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12년 만에 정상에 오른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기쁨을 실시간으로 본 스포츠팬들은 많지 않았다. 중계권료를 갖고 있는 지상파뿐만 아니라 주요 인터넷 포털을 통해 생중계 되지 않았다. 결국 지상파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하는 하이라이트에 만족하게 하면서 관심도를 뚝 떨어뜨렸다.

이번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흥행실패 낙제점을 받은 지 오래다.

여기에 준비과정에서부터 미숙한 부분을 노출시키며 참가 선수들뿐만 아니라 관련 단체, 자원봉사자들에게까지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성화는 중간에 꺼졌고 교통편을 놓친 선수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가 하면 장애인 주차구역을 귀빈 주차장으로 사용해 정작 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었다.

이뿐만 아니다. 일부 경기장에서는 준비 부족으로 해당 종목 협회가 직접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대한양궁협회의 경우 본선 경기장에 대형 전광판과 미디어석 확장 공사를 직접 진행했다. 명색이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한국 양궁에 걸맞지 않은 시설물에 화들짝 놀란 것이다. 또 조직위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은 질이 너무 떨어져 자원 봉사자들의 먹거리까지 직접 챙겨야 했다.

이처럼 잡음이 곳곳에서 일어난 가운데 생중계까지 말썽이 났다. 당초 인천아시안 게임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만큼 시차 없이 편하게 경기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상파 3사가 생중계 대신 정규편성프로그램에 열중하면서 정작 생중계 방송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배드민턴을 비롯해 야구나 배구 탁구처럼 시간제한이 없는 세트제 경기와 단체전일 경우 경기 결과만 보여주는 데 급급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 함께 국내 주요 포털사인 네이버와 다음이 지상파 3사와의 협상 결렬로 인천아시안게임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기로 하면서 IT강국의 장점은 희석돼 버렸다. 특히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양대 포털이 중계서비스를 포기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포털 사이트 중계 포기는 지상파의 과도한 비용 요구 외에 수익성면에서 매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은 ”(가격 외에도) 경기 시간과 이용자의 시청 패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했고 다음도 ”국내에서 치러지는 데다 경기 시간도 DMB나 TV로 분산되는 시간이다. 무리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내부 방침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생중계를 보고 싶었던 스포츠팬들은 아프리카TV나 중국방송을 우회 시청하는 방법을 택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이번 인천 대회는 준비부터 중계까지 그 어느 하나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했다. 이에 개최도시인 인천시를 비롯해 조직위 등 관계자들을 향한 비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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