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은 연초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창의성은 자원고갈과 환경오염 같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의 기회를 열어주고 세대와 계층, 인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내재해 있어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의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창조경제가 지금 세계가 안고 있는 저성장과 실업, 소득불균형이란 3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회사원이라면 대부분 ‘일하기 좋은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소통’을 앞세운다. 회사의 다양한 제도나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그 기본 바탕에 ‘소통’이란 요소가 있어야만 일할 맛이 나는, 신바람나는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벽을 허물고 즐겁게 소통하는 문화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것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로 이어져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가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도 논리력, 분석력, 기획력만을 토대로 과업성취나 문제해결을 위한 마라톤 회의 등으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키울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수석 대변인이자 「새로운 미래가 온다(A Whole New Mind)」의 저자로, 서울 글로벌 포럼의 연사로 참석한 다니엘 핑크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는 ‘우뇌형 인재'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논리·분석적 사고가 앞서는 좌뇌형 인재가 세계를 이끌어왔다면 현재의 글로벌 위기는 좌뇌가 아닌 우뇌를 사용하는 인재가 필요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 능력 등을 기르고,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안목을 키우는 데도 주목하고자 했다.
21세기 부의 창조 방정식이 변했다. 창의성이야말로 부의 근원이 됐다. 창조는 변화와 혁신이며 새로운 창조혁명으로 세상을 선도해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창조경제 시대,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부의 산물로 영화 ‘쥬라기 공원’을 들 수 있다.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6500만 달러를 들여 만든 ‘쥬라기 공원’은 당시 여러가지 첨단 기법에 카오스적 내용을 적용해 19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인 작품이다. 당시 19억 달러는 한국이 중형 승용차 20만대를 수출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순수익 측면에서만 봐도 그 액수가 18억3500만 달러에 달해 영화 수출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올린 바 있다.
세계인구의 0.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유대인은 1901년 노벨상이 수여된 이래 수상자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금융분야는 물론 패션, 영화, 정보기술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나라 땅덩어리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이스라엘에서 어떻게 노벨상 수상자가 그토록 많이 나올 수 있었을까? 그들에게 단일민족으로서의 유대인이라는 개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스라엘 인구는 지속적인 이민정책으로 70개가 넘는 다른 국적의 사람으로 구성, 지구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 언어, 풍습을 가지고 왔다. 고로 이스라엘 창업자들이 지닌 혁신에 바탕을 둔 기업가 정신은 창의적 소통에 바탕을 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능이 아닌 끈기인 동시에 윗사람과의 장벽 없는 대화, 격식을 따지지 않는 실용성, 실패에 대한 도전, 상생하는 팀워크, 확고한 신념, 지칠 줄 모르는 위험 감내, 그리고 끊임없는 반복 훈련에 의한 창조력이 그 바탕인 것이다.
‘주제 넘은, 뻔뻔스러운, 철면피, 놀라운 용기, 오만’이라는 뜻을 내포한 ‘후쯔파’는 그들의 민족성을 나타내는 이스라엘의 고유단어가 됐다. 직원이 상사를 대할 때나, 학생이 선생과 이야기할 때, 군대에서 하급병이 상관을 대할 때도 소위 계급장을 내려놓고 당당하고 격식 없는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에는 창의적인 소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소리다.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발상의 전환 때문이다. 기존의 단순한 ‘동물 보여주기’ 수준에서 벗어나 사람과 동물의 공존과 소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동물 사육을 담당하는 사육사와 직원들이 생각을 모아 보다 가까이에서 동물을 접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이는 곧 많은 관람객 유치와 수익 창출로 이어졌다.
또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고객감동·감격시대에는 필수 하이컨셉, 하이터치 재능을 연마함으로써 좌뇌가 이끄는 이성적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 단순 기능성만 앞세운 제품이나 서비스, 경험, 라이프 스타일만으로는 승부를 가를 수 없게 됐다. 기존의 기능에 가치를 부여, 시각적 아름다움이나 좋은 감성을 불어넣어 경제적으로도 개인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이제는 디자인으로 승부할 때다.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안되고 스토리를 추가해 발현해야 한다. 창의력이 뒷받침된 창조경제 시대의 삶은 정보와 데이터가 홍수를 이루고 있어 강력한 메세지를 토해내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훌륭한 스토리를 창조해내는 데 밑바침이 되는 능력이 바로 본질적으로 설득, 의사소통, 자기이해 등이다.
매사에 생각을 크게 곧게 하는 연습을 하자. 우리가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향해 곧고, 크고, 다르게 생각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어려운 일도 쉽게 풀리기 마련이다. 우리가 매일 아침 상상하며 생각하고 품는 생각이 믿음으로 연결돼 하루의 일을 성취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생각은 행동을 좌우하게 하는 요소이므로 일상생활에서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개인은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비판적 사고와 창조적 표현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고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안목을 키우는 데도 일조해야 할 것이다. 정부 각 부처는 정책 입안 시 현장과 유리된 채 소수 담당 관료들이나 학자에 의해 독점적, 폐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창의적인 의사소통으로 창조 경제 실현에 앞장서도록 해야할 것이다.
김의식 교수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