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 34] 패러다임 변화에 상황대응 리더십 필요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 34] 패러다임 변화에 상황대응 리더십 필요
  • 김의식
  • 입력 2014-09-05 10:55
  • 승인 2014.09.05 10:55
  • 호수 1062
  • 4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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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식 교수] 올 하반기 채용시장은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대졸 공채시험을 도입하기 위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통찰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기법을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그룹에 따라서는 면접시험 명칭을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무대'란 뜻인 드림 스테이지(dream stage)'로 바꾸고 지원자들이 역사와 문학, 예술 등 각 분야에 대해 얼마나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고 있는지, 그런 소양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것을 요구한다.

UNCTAD의 창조산업분류에 해당하는 창조성과 지적자본을 주요 투입원으로 사용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창조, 생산, 분배의 순환 과정에서 세계무역 및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문학 섭렵이 필요하다. 때문에 올해 하반기 채용시장에서의 인문학에 대한 트렌드가 주목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다양한 인문학의 섭렵 요구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사회가 그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기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꼴로 한국에 온다고 한다. 그의 저서 제3의 물결, 미래쇼크 등에서 현대사회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시대라고 말한다. 요즘 우리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패러다임 변화를 볼 때 창조경제의 실천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는 능숙한 운전자의 운전기술과도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능숙한 운전자를 보면 같은 일을 하는데도 대단히 여유롭다. 내가 운전을 배우기 전에 그런 운전자들을 보면 상당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처럼 보였다. 도로에는 온통 차가 가득하고 승용차 안에서는 기어와 클러치, 액셀이 동시에 조작된다. 백미러를 통해 전후좌우를 관찰한다. 오디오를 켜고 듣는가 하면 옆 사람과 대화도 한다.

운전자는 도로 상황에 따라 기어를 변속하는 데도 자유자재다. 수동식 승용차의 경우 상황에 따른 기어 변속 대처법이 다르다. 출발 시에는 1단으로, 언덕을 오를 때는 2단으로, 고속도로에서는 5단으로 질주를 한다. 어느 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으며 모든 상황에 대처한다. 물론 오토 승용차는 이와 좀 다르다.

창조경제의 실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일에 패러다임의 변환에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상황판단을 잘못해 기어변속을 잘못하면 사고를 일으킨다. 창조경제는 다차원적으로 경제, 사회, 문화, 지속가능한 개발에 있어 다양한 이해 당사자와 소통하며 상황에 따른 운전자의 기아 변속과도 같은 유연한 대응 또한 요구된다.

도로에 따라 기어 변속해야

창조경제의 다양한 산업분야, 즉 공예품 축제 및 기념행사 등의 전통문화 표현과 음악공연, 연극, 무용, 오페라, 서커스, 꼭두각시 등 행위예술, 영화, TV·라디오, 기타 방송 등 시청각, 소프트웨어, 비디오 게임, 디지털 창조콘텐츠 등 뉴미디어, 건축, 광고, 창조연구 개발 문화 및 여가 등 창조서비스, 그래픽, 패션, 보석 및 장난감 등의 디자인 분야, 언론 및 기타 출판의 출판 및 인쇄매체와 회화 조각, 사진 및 골동품의 시각 예술, 고대 유적, 박물관, 도서관, 전시회 등의 문화현장 등 다양한 창조산업 분야가 필요하다 .

창조경제 산업은 일련의 지식 기반활동으로 이뤄져 있어 예술에 중점을 두나 이에 국한하지 않고 지식 재산권으로부터 잠재적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아울러 창조적인 콘텐츠나 경제적인 가치, 시장을 통해 생산된 유형의 제품, 무형의 지식, 또는 예술서비스로 이루어져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가 요구 된다.

이러한 제반 영역에서 창조경제를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나거나 혹은 일어날지 모르는 문제의 원인에 알맞는 처방을 내려야 효과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창조경제의 추진과정에서 개인의 특성과 조직의 상황에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효과적이다.

타잔 스윙(swing)’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영향력이 잠깐 발휘되다가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되돌아 와버리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개인의 특성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유능한 운전자는 기어를 적절하게 잘 변속해가며 자동차의 성능을 최고로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과 사람을 다루는 데 능숙한 운전자의 스킬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처해 있는 주위 상황을 잘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상황대응 리더십의 권위자인 허시와 브랜차드(Hersey & Blanchard)의 상황대응 리더십 이론에서 보면 언제 어디에서나 적용되는 유일 최선의 방법(the only best way)은 없다고 한다. 어느 곳에나 적용되는 만병통치약 격인 대응방안이 없기 때문에 유연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능숙한 운전자의 5단 기어변속처럼 창조경제 실현에도 변화되는 패러다임에 걸맞는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리더십 스킬을 연마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 짐을 가득 싣고 언덕길을 오르는데 3단 기어를 넣고 엔진에 무리를 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현재 고속도로에서 거칠 것이 없는데 1단 기어를 넣고 기어가고 있지는 않는가? 어려울 때는 1단 기어, 형편이 좀 나아지면 3단 기어, 승승장구 일이 잘 풀려 나갈 때는 5단 기어로 새로운 창조경제의 실현 길을 달려가자. 다양한 창조산업 분야의 리더가 필요한 때에 미래의 주역을 뽑는 창조경제의 실천을 위해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유연한 상황대응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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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식 ny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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