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고발] 야외서 음란행위 즐기는 남성들

경매섹스ㆍ노예섹스ㆍSM파티 추적

2014-08-25     이지혜 기자

골목·공원·학교 앞 등 노출증 환자 출몰 지역
“볼 것 없다” 女 강하게 대응하면 男 도망가기도

[일요서울 | 이지혜 기자] 여름은 노출의 계절로, 남에게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보여주고 쾌락을 느끼는 남성들이 많은 시기다. 노출증을 가진 남성들은 주택가 골목이나 인적이 드문 공원에 많이 출몰한다. 예전에는 주로 일용직 노동자였다면 요즘에는 화이트칼라가 많이 늘었다. 또 20대 노출증 환자도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남성들이 노출을 하는 이유를 ‘’자신감 부족’으로 진단한다.

중학생 이모(16·여)양은 하교 후 도서관으로 가는 주택가 골목에서 1주일에 한 번 이상 하의를 벗고 있는 중년 남성을 목격한다. 처음 성기를 노출하고 있는 남성을 봤을 때 이양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설마 바지를 벗고 있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되돌아 봤을 때 이양은 중년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 그 남성은 이 양을 향해 성기를 내밀고 있었다. 놀란 이 양은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재빨리 그 골목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여러 번 노출하는 남성을 본 이양은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그냥 ‘오늘도 있네’라고 생각하며 지나친다.

골목길 쫓아오며 성기 노출

수원에서 회사를 다니는 김모(28·여)씨는 주말 출근길에 회사 옆 골목에서 남성이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그 남성은 골목 한가운데서 보란 듯이 바지를 벗고 음란행위를 하고 있었고 김 씨와 눈이 마주쳤음에도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남성이 무서웠던 김 씨는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그런가하면 안산시에 사는 권모(22·여)씨는 저녁 식사 후 산책을 나왔다가 우산을 쓰고 있는 남성을 발견했다. 비도 내리지 않는 맑은 날씨였지만 우산을 쓰고 있는 남성을 이상하게 생각하던 권 씨는 계속 산책을 했다. 그날따라 주변에는 사람이 없었고 우산을 들고 있는 남성은 계속해서 권 씨를 쫓아왔다. 이상하게 생각한 권 씨가 뒤를 돌아보자 그 남성은 앞쪽으로 들고 있는 우산을 위로 올렸다. 남성의 바지 사이로는 성기가 삐져나와 있었다. 놀란 권 씨는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자리를 뜨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걸었는데 그 뒤로 남성이 우산을 앞으로 든 채 계속 권 씨를 따라왔다. 그리고 권 씨가 멈추면 다시 우산을 위로 들고 성기를 내보였다. 참다못한 권 씨가 용기를 내서 “당신 뭐하는 사람이냐”고 따졌고 그제 서야 남성은 반대방향으로 사라졌다.

이렇듯 골목길에서 여성들을 향해 성기를 드러내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들은 여성들이 자신의 성기를 보는 것에 대해 쾌락을 느낀다. 여성들이 깜짝 놀라는 모습도 즐긴다. 일종의 페티시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확히는 노출증이다. 대중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함으로서 성적 쾌락을 얻는 증상으로 정신과 질병 중 하나다. 본인은 쾌락을 얻지만 이를 지켜보는 여성들은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심한 경우 노출증은 성범죄로 이어진다. 이들이 주로 출몰하는 지역이 중고교 인근이라는 점에서 아동 성범죄로 발전될 위험도 높다.

30~40대 화이트칼라 많아

노출증을 가진 남성들은 10년 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과거에는 주로 ‘바바리맨’으로 통했다. 알몸 상태로 바바리만 입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여성들 앞에서 바바리를 벗어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바바리맨은 주로 30~40대 블루칼라(작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었다. 그들은 고된 노동을 마친 뒤 스트레스와 성적 쾌락을 바바리를 이용한 노출로 해소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블루칼라보다 화이트칼라(사무직 노동자)가 급증했다. 이들은 회사에 집에서는 점잖고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지만 밖에서는 여성들에게 성기를 드러내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간혹 야외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경찰에 적발될 시 사회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충격을 주게 된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지하철 1호선에서 50대 남성 A씨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음란 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양복 상의로 자신의 하의를 가린 채 바지 지퍼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했으며 바로 옆 좌석에 앉아있던 20대 여성이 이를 보고 놀라자 보란 듯이 승객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 지퍼를 내리고 음란 행위를 이어나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29일에는 공무원 송모(48)씨가 고양시의 어느 상가건물 앞에서 여성을 보고 자위행위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서울 강남구에서 변리사 이모(29)씨가 하의를 입지 않고 망사스타킹만 신은 채 돌아다니다가 붙잡혔다. 그런가하면 기간제 교사 A(55)씨는 여학생 반 복도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야외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20대 남성들도 증가했다. 이들은 여성의 뒤를 쫓아가 자위행위를 하거나 차 안에서 대기하다가 여학생이 지나가면 창문을 열고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 여학교 앞에서 기다리다가 학생들이 지나가면 바지를 벗고 음란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많은 남성들이 야외에서 성기를 노출하고 음란행위를 하지만 대부분 남성들의 눈에는 띄지 않는다. 노출증을 가진 남성들이 자주 출몰하는 공원이나 골목에서도 매일 지나가는 남성들은 한 번도 목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위의 사례에서 하교 후 도서관에 가다 노출한 남성을 자주 목격한다는 이양의 동생 이군은 “나도 항상 그 골목길을 지나다니지만 한 번도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누나한테 말로만 들었다. 나도 한 번 보고 싶다. 어떻게 남자가 지나다닐 때는 피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엄연한 정신과 질병

그렇다면 이들이 야외에서 남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의 얼굴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창피함을 무릅쓰고 음란행위를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대중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고 그로인해 성적 쾌락을 얻는 증상은 ‘노출증’이다. 노출증은 성적인 흥분을 강하게 일으키는 행동을 하는 ‘성 도착증’의 하나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변태성욕, 색정도착증, 성적 도착, 성적이상, 이상성욕이라고도 불리며 종류에는 관음증(남의 신체나 성기, 성행위를 관찰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얻는다), 소아기호증(어린아이와의 성적 접촉을 통해 성적쾌감을 얻는 것), 가학증(타인에게 모욕·고통을 주고 성적 쾌감 얻는 것), 피학증(자신에게 가해지는 모욕·고통을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 것) 등이 있다. 이 같은 행동들은 엄연히 정신과 질병 중 하나다. 노출증 또한 단순한 변태적 취향이 아닌 ‘질병’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병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Y비뇨기과 전문의는 원인을 잘못된 성 가치관에 있다고 설명했다. 삐뚤어진 성 지식을 가진 아동이 성장하면서 변태적 성향의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심리다. 전문의는 “노출증을 가진 사람 중 대부분이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라면서 “그들은 단순히 자신의 성기를 노출할 뿐 타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경우는 드물다. 본인이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성기 노출을 통해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심현보 과장은 성기 노출이 남자다움을 과시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심 과장은 “성도착증의 행동을 보이는 남성들은 평소 자신감이 없거나 우울증을 가진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남자다움을 과시하고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이러한 (성기 노출)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노출하고 있는 남성을 만났을 때 여성의 적절한 대처방안은 무엇일까. 바로 눈앞에서 큰 소리를 치는 것이다. 남자다움, 자기과시를 위해 노출을 하는 만큼 여성이 남성의 자신감을 무시하면 그 남성은 창피함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주택 골목에서 성기를 노출하고 있는 남성을 본 박모(28·여)씨는 남성이 자신을 계속 쫓아오자 앞으로 다가가 위아래로 훑어본 뒤 “뭐야 볼 것도 없잖아”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남성은 재빨리 옷을 입고 사라졌다. 여성이 자신의 성기를 보고 놀라지 않은 것부터 남성들은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잘못하면 남성을 자극해 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범죄 발전 가능성 높아

지난 4월 제주 서귀포시의 어느 초등학교에서 초등생을 상대로 음란행위를 벌였던 B(24)씨는 한 달 후 초등학교 여학생을 상대로 강제 추행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단순한 음란행위가 결국은 성추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7월 대구에서도 이모(52)씨가 길 가던 여학생 4명을 상대로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다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씨는 법원에서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노출증에 걸린 남성들은 심한 경우 야외에서 음란행위를 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증상이 더욱 악화되면 위 사례와 같이 성적 가해 행동이나 성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따라서 노출증 환자들은 상태가 심해지기 전에 엄연히 질병임을 깨닫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이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스스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서울의료원 심 과장은 “성 도착증 환자들의 경우 본인이 쾌감을 얻기 위해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본인 의지로 내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경찰에 붙잡혀 법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서야 치료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호르몬 억제제나 충동 조절제 등의 약물 치료와 전문가를 통한 상담 치료를 함께 진행한다”고 말했다.
노출증은 언제라도 성폭행 또는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 스스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