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값 없어서…’ 차량 턴 형제

2014-08-21     이지혜 기자

[일요서울|이지혜 기자] 아이 분유 값이 없어서 차량을 턴 형제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새벽 시간대 주차된 차량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곽모(22)씨 형제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곽씨 형제는 지난달 4일부터 한 달 동안 광주에서 문이 잠겨있지 않은 차에서 현금과 차량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등을 훔치는 방법으로 22차례에 걸쳐 모두 675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곽씨 형제는 곽씨의 6개월 된 아들의 분유 값이 없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곽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지난 2월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마땅한 직업이 없던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았고 결국 아이 엄마는 출산한 지 두 달 만에 집을 나갔다.

곽씨는 아이를 복지시설로 보내지 않기 위해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고 아버지는 매달 많지 않은 생활비를 보내줬다. 형(25)도 곽씨의 원룸으로 내려와 아들을 함께 돌봐줬다.

그러던 중 지난 6월부터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돼 병원 치료를 받게 되면서 생활비가 끊겼다. 형제가 돌아가면서 일용직 노동자로 나섰지만 이마저도 여름철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일자리가 끊겼다.

더 이상 아이의 기저귀와 분유를 살 돈도 남지 않게 되자 결국 형제는 아이를 재운 새벽 시간대 골목길에서 주차된 차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를 키우겠다는 형제의 의지가 강해 사회복지시설과 연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