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 치료 새 희망 면역력 증진에 달렸다
[이진혁 원장의 생활 속 한의학]
올 여름은 어느 해보다 폭염이 오래 지속되면서 자외선양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백반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피부가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색소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반증은 주로 멜라닌 색소파괴 및 결핍으로 인해 피부에 얼룩덜룩한 흰색 반점이 생기는 후천성자가면역질환을 말한다. 대체로 자외선 등 환경적인 요소들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백반증은 아토피, 건선 등 다른 피부질환처럼 고통이나 가려움이 없지만 정서상의 큰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 피부병 환자의 삶의 질 평가 설문기법인 스킨덱스-29로 250명의 백반증 환자들을 조사해 본 결과 심각한 자기혐오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 질병은 팝의 황제 마이클잭슨이 생전에 앓았던 병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 1984년 펩시콜라 광고를 촬영하던 중 머리에 불이 번져 화상을 입는 사고를 겪었다. 그 뒤 가족력으로 있었던 백반증 증상이 더욱 악화돼 온몸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반증은 쉽게 낫지 않는 병이다. 그래서 초동대처가 아주 중요하다. 여름철에 일광화상을 입었었다면 쿨링팩를 활용해 빨리 피부의 열감부터 내려야 한다. 일광화상을 입은 피부가 백반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들도 많기 때문이다.
만약 백반증으로 의심되는 흰색반점이 생겼다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백반증 진단은 우드등 검사다. 우드등은 산화니켈과 실리케이트 필터를 이용해 특정파장의 자외선을 내뿜는 장비다. 이를 이용하면 정상피부에서는 형광반응이 나타나지 않지만 저색소피부조직에서는 자외선이 반사되면서 특징적인 형광색을 띄게 된다. 그래서 아직 피부 표면으로 나타나지 않아서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백반증 증상도 진단이 가능하다.
백반증으로 확진을 받는다면 보통 엑시머레이저 등의 피부과적인 처치를 먼저 받는다. 그러나 만약 이십여 차례의 레이저치료에도 불구하고 살색점이 올라오기는커녕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물집만 잡히는 고통이 따르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한약을 복용해 신체 면역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좋다. 한약은 멜라닌세포 자극호르몬과 멜라닌합성효소를 생성시키는 근원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엑시머레이저와 병행치료를 받는 것 또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밖에도 백반증 치료는 영양밸런스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백반증은 면역체계의 불안정과 깊은 상관성을 보이기 때문에 영양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유독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영양성분 및 수분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철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고른 영양섭취를 위한 식단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의학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의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원리를 내세워 음식을 통한 영양섭취 치료를 우선으로 여긴다.
백반증 환자의 경우에는 신선한 과일, 채소, 녹차, 견과류 등 항산화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즐겨먹도록 유도한다. 이런 항산화제를 복용하면 유해한 활성산소량이 줄어들고 ‘습담’(몸 속 노폐물)의 배출이 촉진돼 면역력 정상화에 상당한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우보한의원 이진혁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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