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남자와 여대생 ‘부적절한 관계’…돈받고 연애하기 ‘은밀 번성’
2006-07-05 서준 프리랜서
스폰의 금액은 과거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계속되는 불황으로 매우 저렴한 값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점차 일반화되어 가는 위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남성들은 한 달에 최소 100만원에서 200만원, 많게는 500만원까지 주면서 이러한 여성들을 구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을 일컫는 ‘양극화’가 있다면 이러한 스폰의 세계에도 철저한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의 충격적인 ‘스폰문화’에 대해서 취재했다.
스폰은 일종의 ‘원조교제’의 변형된 형태라고 보면 된다. 원조교제가 일정액의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스폰이란 이보다 더욱 밀착된 관계일 뿐만 아니라 그 조건도 매우 까다롭다. 원조교제의 경우 그저 돈과 성매매가 등가의 형태로 교환되지만 스폰의 경우 오피스텔이나 자동차, 그리고 월정액의 돈이 모두 포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남성들은 여성과의 섹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폰의 조건은 다양하다. 여성의 미모와 몸매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월 2~3회 정도의 만남을 갖고 100만원을 주는 경우, 5회 정도를 만나고 월 500만원을 주는 경우, 또 여기에 오피스텔이나 자동차 등 부가 옵션이 첨가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거래 조건은 당사자들끼리의 협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남성과 여성의 만남은 대개 ‘스폰카페’라고 불리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이뤄진다. 남성의 경우 이곳에 가입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라고. 심지어 일부 카페에서는 이력서 등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정회원 가입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등록을 원하는 남성들은 하루에도 수십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스폰 카페 ‘성업중’
취재진은 정식으로 카페에 회원으로 등록하여 스폰을 원하는 다수의 여성들과 이메일, 혹은 직접 만남을 가졌다는 최모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최씨는 “주로 대학생들이 가장 많고 가격은 적게는 100만원~500만원까지 원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며 “심지어 월 2,000만원을 요구하는 여성도 있어 한마디로 별천지의 세계였다”고 말했다. 일단 서로가 남긴 글을 본 후 이메일을 교환하고 채팅을 한 후 그래도 마음에 든다 싶으면 직접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절차들이 이른바 ‘스폰세계의 프로세스’라고 한다고. 직접 만나는 이유는 남성들이 여성을 직접 ‘면접’을 보면서 과연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인가 하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최씨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직접 한명의 여성을 만나봤다고 한다. 최씨는 “대개 스폰을 원하는 여성의 경우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소비적인 경향을 가진 여성들이 많다. 얼굴은 보통 중급 정도가 되지만 아주 매력적으로 호감가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왜냐하면 상급 정도의 미모를 가진 여성들 이라면 이미 스폰이 있거나 스폰에 못지 않는 남성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씀씀이가 과다하여 월급만으론 생활하기 힘든 일부의 오피스걸의 경우, 야간에 유흥업소에 나가 힘들게 술을 마시며 접대부생활을 하느니 손쉽게 스폰을 구해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고생 교제도 ‘확산’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스폰 문화가 여자고등학생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 스폰카페의 정회원으로 있는 이모씨는 “보통 이런 걸 하는 고등학생들의 경우 불량학생들이 많다고 예상하는데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불량학생들의 경우는 숫자가 적다”며 “소위 날라리보다 오히려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는 남성들이 많은데 스폰을 하는 학생들은 멀쩡히 야간 자율학습을 끝낸 후 독서실에 남아 공부를 하다가 잠깐 남자를 만나 관계를 가진 후 귀가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부모가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 특히 요즘 여고생들은 조금만 화장을 해도 대학생들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들이 쉽게 속는다고. 또 일부 남성들은 성매매특별법이나 청소년보호법의 엄연한 존재 자체를 알면서도 여자 고등학생들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법적 처벌 어려워
결국 최근의 스폰 문화는 고등학생들까지 망라하며 대중화되어가고 있는가하면, 스폰의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고급화’ 시대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스폰문화는 겉으로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우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법적인 처벌을 하기에도 애매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유흥업계 전문가 박모씨는 “일반인과 화류계 여성들 중간에 있는 이러한 스폰녀들은 자신들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 없이 돈을 벌려고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돈을 지불하는 남성들이 있는 한 이런 스폰을 원하는 여성들은 점차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스폰녀’ 채팅 인터뷰“대학생인데…300만원은 받아야죠”
취재진은 인터넷에 남겨진 글들을 통해서 한 ‘스폰녀’와 채팅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대학교 3학년 생으로 월 4~5회의 만남으로 3백만 원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취재진은 일반인을 가장하여 그녀와 채팅을 할 수 있었다.
- 월 4~5회의 만남에서 무엇을 해줄 수 있나.
▲ 뭐든지 가능하다. 다만 여행을 가는 건 한 달에 한번 정도. 밥이나 술은 기본이고 잠자리도 물론이다.
- 월 3백만원이면 너무 비싼 것 아닌가.
▲ 유흥업계에 종사하는 여성이라면 비싸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여자가 아니고 그냥 일반 대학생이다. 그리고 여러 명의 스폰을 두고 돌아가며 만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난 한꺼번에 만나지는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혹시 예전에 유흥업계 쪽에서 일해본 적은 있는가.
▲ 그랬으면 아예 그쪽으로 나가지 이걸 하겠는가. 돈으로만 따지자면 아예 전업 유흥업소 여성이 더 많이 버는 걸 알지 않는가.
- 이제까지 몇 명 정도의 스폰을 받아봤나.
▲ 많지는 않다. 2명 정도. 하지만 그 중에 한명은 돈이 좀 모자랐는지 2개월 정도만 하다가 헤어지고, 두 번째 남성은 6개월 정도 했다. 좀 안정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젊고 잘 생겼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아무리 돈 받고 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만나다보면 어느 정도 정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오래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