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국내 기업 30-잡코리아] 국내 대표 취업포털브랜드 주인이 미국계라고?
49% 지분 되찾았지만 실주인은 몬스터닷컴
매각대금 자금 조달방법…업계 이목 쏠려
[일요서울 | 이범희 기자] 증권가에는‘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용어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인이거나 한국계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투자전략으로 한국의 일반투자자처럼 주식매매를 한다. 이들의 수법은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돼 2014년 사라져야 할 것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국내 기업명을 혼합해 쓰지만 실제로는 외국계 기업인 경우도 있다. GM대우, 홈플러스, 맥심 등과 같이 지분 전량이 매각된 회사도 있고, 에쓰오일처럼 지분의 절반 이상이 외국계기업에 매각된 사실상의 외국계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명이지만 지분은 외국계인 기업의 명단을 공개한다. 그 서른 번째로 잡코리아(대표 김화수)다.
취업포털전문브랜드 ‘잡코리아'는 취업 준비생은 물론 현재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사이트다.
한국능률협회에 따르면 2014년 3월 잡코리아는‘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취업전문포털부문 1위'로 8년 연속 선정됐다. 한국대학신문 조사에서도 잡코리아는 전국대학생들이 뽑은 선호도 1위 취업사이트로 12년 연속 선정됐다.
잡코리아는 개인(구직) 회원수가 1013만6115명, 기업(구인) 회원수는 262만8071명으로 전체 회원수 13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웹사이트 평가기관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방문자 등 트래픽 점유율은 47.16%로 ‘부동의 1위'로 나타났다.
모바일 분야에서도 다양한 취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스마트앱어워드'에서의 평가점수는 395점으로 ‘취업정보분야' 대상을 차지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회사다.
홈페이지 화면 상단에 ‘10년간 변함없는 방문자수 1위'라는 문구가 적혀 있을정도로 자부심도 큰 기업이다. 그런데 실상은 100%미국계 기업이었다가 지난해에 비로소 일부 지분을 국내 사모펀드(PEF)가 인수했다.
자부심 큰 기업
지분 49.9%만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H&Q AP)가 매입했다. 지난해 11월 8일 외신에 따르면 몬스터월드와이드의 자회사 몬스터닷컴(이하 몬스터)은 전날 잡코리아 지분 49.9%를 H&Q AP에 매각하기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분 매각 후에도 몬스터는 잡코리아 지분 50.1%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그동안 몬스터는 올초부터 잡코리아 지분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접촉해왔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IMM 프라이빗에쿼티가 진지하게 인수를 추진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딜이 성사되지 못했다. MBK와 IMM은 경영권 인수를 원했지만 몬스터는 현행대로 경영권 유지를 원했기 때문이다.
인수자금은
본래 잡코리아는 미국 몬스터월드와이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권성문 KTB 회장이 1998년 벤처기업 잡코리아를 인수한 뒤 2005년 재매각했다.
당시 매각가격은 9956만 달러로 약 1000억 원대로 알려진다. 매각된 지분 345만7341주(지분율 99.5%)는 주당 29달러로 액면가(500원)의 58배 가격에 매각된 것. 당시 매각은 2001년, 옥션이 美 이베이에 1500억원에 팔린 이래 닷컴기업 매각금액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 결정과 관련해 인수 자금에 또 다시 이목이 쏠렸다. 매각대금 경신이 불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잡코리아는 H&Q의 3호 펀드(5650억원) 투자대상이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잡코리아가 업계 1위인 만큼 국내증시 상장에 나설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종업체 사람인HR이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공모가(5000원)가 희망밴드 상단으로 결정됐고 일반공모 청약도 성황리에 끝난 바 있으며 상장 첫날 공모가대비 130%를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던만큼 기대치가 컸다.
H&Q는 잡코리아 자금 회수 방안으로 향후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다. 잡코리아 사업기반이 국내인 만큼 IPO를 할 경우엔 해외증시가 아닌 국내증시가 될 전망이다.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