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인터뷰] 청순 아이콘 손예진의 고군분투 첫 액션 도전
운동을 좋아하지만 액션과는 별개…시나리오 덕분에 도전 감행
연기는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직업…촬영이 끝나면 여행으로 힐링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여전히 청순한 미모를 과시하는 손예진을 [일요서울]이 만났다. 그는 곧 개봉을 앞둔 영화 ‘해적’을 통해 스크린으로 복귀를 앞둔 가운데 “추운 겨울 고생해서 촬영했는데 관객들이 즐겁게 보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난생처음 액션연기에 도전했다는 손예진에게 액션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는 “예전에도 아주 짧게나마 한두 장면의 액션신을 위해 무술팀이 와서 하는 것을 봤는데 쉽지 않았다”며 “사실 피하고 싶은 장르가 액션이다. 운동신경도 있고 운동을 좋아하지만 그것과 별개라고 생각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손예진은 “액션은 생각하지 않았는데 해적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는 기발함에 관심이 생겼고 특히 여자해적이라는 아직까지 시도되지 않은 캐릭터가 더욱 눈에 들어왔다”며 “더 늦게 전에 액션에 도전해보자. 피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예진의 당찬 각오에도 불구하고 액션연기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첫 액션이다 보니 정말 깡으로 촬영을 마쳤다”면서 “체력이 별로 안 좋은 상태에서 시작을 했고 드라마 끝나고 한 달 만에 시작해 액션연습도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손예진은 “너무 추운 겨울이어서 액션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무사히 마치자, 다치지 않고 끝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액션신이 끝날 때마다 근육이완제를 먹었어야 했다는 그, “몸이 아픈 것도 문제지만 나로 인해서 촬영이 지연되는 등의 민폐를 끼치기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성숙한 연기자로서의 프로정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힘든 액션연기만큼 결과물에 대한 소감도 남 달랐다. 손예진은 시사회 이후 소감에 대해 “촬영이 힘들었지만 시사회를 통해 최종본을 봤을 때 만족했다”면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촬영 일정이 빡빡했지만 무사히, 크게 다친 사람 없이 이정도의 퀄리티를 구현해냈다는 것에 감사한다. 이제 액션도 해봤으니 다음에 더 좋은 액션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힘든 액션신 견딘 만큼 만족
그러나 촬영 현장에서의 고생은 내내 잊지 못하는 듯했다. 손예진은 장사정(김남길 분)과 같이 수갑에 묶여 해변에 엎어져 있었던 신을 최고의 고생신으로 손꼽았다. 당시 손예진은 “물이 너무 차가웠다”며 “헬리캠으로 전체 장면을 찍다보니 스태프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고 컷하면 담요로 덮어줄 사람이 있어야 했지만 우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정말 추웠던 기억밖에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손예진은 당시 2차 담까지 왔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더욱이 손예진은 여자 해적이자 단장인 여월의 역할을 맡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그간 한국에는 없었던 여자 해적을 창조해내려다 보니 옷부터 소품, 머리모양, 화장법 등 모든 것을 맨땅에서 만들어야 했다.
또 남자 상대배우와의 결투 장면에서 참으로 많이 맞았다며 “여자이기 때문에 힘으로 밀리는 게 정상적이다. 대신 여월이 빠른 스피드와 노련함으로 대처하는 모습으로 연기했다”며 액션도 처음이고 사극도 처음인 손예진에게는 모든 게 새로움이었다고 고백했다.
짧은 슬럼프 간격이 장수 비결
연기를 위해 늘 앞으로만 달려온 손예진, 그만의 장수비결은 무엇일까. 손예진은 “작품 활동을 하다보면 매순간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며 “그렇지만 슬럼프가 오래 가지 않았고 새로운 작품을 하면서 극복해 나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고 허우적거리다가도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며 “마치 전날까지 고민하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다가도 눈을 떴을 때 잊혀질 때가 있다. 그러면서 사는 게 아닐까 싶다”고 웃음으로 대신했다.
그러면서 손예진은 “사람은 살아봐야 하는 것 같고 모든 게 내 맘대로 되는 일은 없다”며 “그만큼 힘들고 혼자만의 고민과 걱정이 있어야 연기를 놓고도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다. 그래서 연기자는 스스로를 많이 힘들게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손예진은 촬영이 끝나면 기회가 될 때마다 여행을 통해 힐링타임을 갖는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행을 떠나는 순간 내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라며 “한국을 떠날 때 진짜 내 모습을 보게된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이번 촬영이 끝나고 한 달 정도 세계 방방곡곡 여행을 다녔다.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고, 로스엔젤레스, 뉴욕,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화보 촬영차 들린 터키 등 많은 곳을 누비고 돌아다녔다. 가족들과 동행할 때도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며 “좋은 사람들이랑 자유롭게 슬리퍼 신고 마음대로 걸어 다니다 보면 일상 때보다 훨씬 자유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오면 배우라는 타이틀에 매이니 조금 답답함을 느낀다”면서 “똑같은 패턴으로 살다보니 여행이 유일한 탈피이고 여행을 핑계로 맛있는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자유시간”이라고 전했다.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에 고심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손예진은 “작품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며 “시사회 전에는 좀 쉬고 싶었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아서 힘들고 고생한 것 다 잊고 다시 작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의 경우 대작들이 같이 개봉하는 시점이고 촬영도 고생스러운 부분이 있어 배우로서 부담이 크고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개봉 전이지만 시사회 반응이 좋아서 그간의 걱정들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 때문에 다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면서 쉴 틈 없이 다시 작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그간 멀리했던 액션이지만 한번 해보니 더 욕심이 난다며 차후에 좋은 액션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손예진은 새로운 도전이 무섭지만은 않다며 “시나리오 속 캐릭터가 얼마나 공감이 되고 매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재미있는 시나리오와 도전해볼 만한 캐릭터라면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이제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예전보다는 좀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20대 초반의 풋풋한 느낌은 없겠지만 예전에 했던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를 다시 하게 되면 예전과는 다른 더욱 성숙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예진은 영화 ‘해적’ 개봉을 앞두고 “요즘처럼 우울한 사건들이 많을 때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며 “해적은 유쾌한 영화다. 시원하면서도 통쾌하고 볼거리도 많다. 온 가족이 재미있게 웃고 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todida@ilyoseoul.co.kr
<사진촬영=송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