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스타 | 최지우] ‘드라마의 여왕’이 돌아왔다
최지우가 드라마 ‘유혹’을 통해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녀의 대표작인 ‘천국의 계단’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권상우와 다시 만나 화제가 됐다. 드라마는 방영 초기지만 벌써부터 최지우 패션이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각적인 스타일링으로 벌써 몇몇 제품은 완판됐다.
최지우는 173cm의 큰 키와 모델 같은 비율로 일찌감치 패션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 2월엔 아시아 셀러브레이티 중에서는 유일하게 DVF 2014 가을·겨울 컬렉션에 초대를 받아 뉴욕 패션 위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끈 최지우는 2009년 ‘한국방문의 해’를 계기로 한국관광 홍보대사로도 나섰다. 다음해엔 부산관광홍보대사로 선발돼 부산 관광명소를 돌며 촬영한 사진을 모아 최지우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한국 대표 여배우를 넘어 아시아의 스타로 거듭나는 최지우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본다.
# 최지우는 왜 ‘청순가련형 캐릭터’를 못 벗어나나
최지우는 드라마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꾸준히 대표작을 만들었다. 진실(2000), 아름다운 날들(2001), 겨울연가(2002), 천국의 계단(2003)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최지우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 거듭났다. 특히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대박을 터트리면서 한류붐을 일으키는 초석이 됐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정유진 역을 맡았던 최지우는 ‘지우히메’라고 불리며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최지우는 2000년대 후반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천국의 계단’ 이후 4년 만에 복귀한 ‘에어시티(2007)’, 유지태와 호흡을 맞춘 ‘스타의 연인(2008)’, 윤상현과 함께 한 ‘지고는 못살아(2011)’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일본에서 40% 시청률을 돌파한 드라마를 각색한 ‘수상한 가정부(2013)’ 역시 한자리 수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했다.
영화에서도 최지우의 입지는 좁다. ‘박봉곤 가출 사건(1996)’으로 데뷔한 최지우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올가미(1997)’를 통해서다. 그는 이 작품에서 악랄한 시어머니에 반발하는 며느리 수진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서 기대감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출연한 ‘키스할까요(1996)’, ‘피아노 치는 대통령(2002)’,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2004)’, ‘연리지(2006)’, ‘여배우들(2009’ 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사실상 영화 커리어는 끝이 났다.
최지우의 하락세가 예측된 결과다. 그동안 최지우가 맡은 캐릭터는 주로 청순가련형 멜로 여주인공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흥행작으로 거론되는 작품들 속에서 그는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착한 히로인 역할만을 맡았다. 1975년생인 최지우는 올해로 마흔이다. 불혹의 나이에도 캐릭터의 변화 없이 한결같은 연기만을 보여주는 그에게 대중은 더 이상 흥미를 갖지 못하는 건 당연지사다. 그렇다고 그가 동년배 연기자인 김혜수처럼 육감적인 연기, 김남주처럼 억척스러운 연기, 이미연처럼 카리스마 있는 사극연기에 도전해 실패를 경험한 것도 아니다. 캐릭터 변신이라고 나섰지만 그저 청순함에 발랄함을 더한 정도였다. 최지우가 ‘청순가련’을 놓지 않는다면 그가 작품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아마도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