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정 원장의 한의학 이야기] 소양인·소음인에 딱 맞는 다이어트 법이 있다
한의사는 환자를 진료할 때 증상자체 뿐 아니라 생김새, 목소리, 눈빛, 자세, 식생활습관 등 많은 정보를 수집해 증상의 원인을 찾아낸다. 형상, 맥상, 홍채진단 등 다양한 진단법들이 있다. 오늘은 사상체질과 다이어트와의 상관성을 풀어보려 한다.
폭식금지 소양인
소양인은 변화무쌍한 사람이다. 활발한 성격으로 여기저기 참견하기도 좋아해 늘 새로운 흥밋거리를 찾아다닌다. 반면 끈기는 따르지 못해 벌리기만 하고 마무리가 약한 편이다. 소양인은 전반적인 몸의 균형은 상체가 발달한 편이다. 상체는 흉곽도 두껍고 근육질인 편이며 반대로 하체는 약하고 가늘다. 또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 즉, 위장 기능은 뛰어나고 신장 기능은 약한 체질이다. 이 체질은 소화기능이 뛰어난 만큼 폭식, 과식을 하는 경향이 많다. 많이 먹을 뿐만 아니라 급하게 먹는다. 그만큼 에너지 축적이 많지만 워낙 신진대사가 활발해 에너지 소모가 빠른 편이라 먹는 양에 비해서 체중 증가는 덜한 편이다. 주변에서 먹는 거 다 어디로 가나 싶은 사람은 소양인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아무리 신진대사가 활발해도 잦은 폭식과 과식은 결국 비만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소양인은 스트레스에 민감해 먹는 것으로 푸는 경향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양인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폭식과 과식을 금하는 것이다.
자칫해 비만이 될 경우에는 팔다리는 가늘지만 가슴과 배에 지방이 축척된 ‘거미형 인간’이 될 수 있다. 여성으로서의 부드러움은 온데 간데 없고 중년 남성의 대표적인 모습인 돌출된 복부를 가진 다부진 체격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비만에서 정상으로 복귀할 수는 있다. 하지만 체질적인 경향성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스트레스로 인한 습관성 과식과 폭식을 통해 요요를 되풀이하면 더욱 다부진 거미형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따라서 소양인은 신진대사가 활발한 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식사량을 줄이려 애쓰기보다는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외향적인 체질 성향에 근거해 정적인 운동보다는 동적인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소음인은 여성스러운 체질이다. 체격은 다소 작고 여려 보이는 편이라 단아하고 얌전한 느낌이다. 전반적인 몸도 상체보다는 하체가 발달한 편이다. 엉덩이가 크고 다리가 튼튼한 편이다. 성격도 차분하고 내성적인 경우가 많다. 체질 중에서 미남미녀가 가장 많다. 또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 즉, 신장기능은 발달하고 비위(소화기)는 약한 체질이다. 소화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당연히 식사량이 적은 편이다. 과식이나 불규칙적인 식사, 스트레스 등에 대한 내성도 약해 소화기 계통의 질병이 생기기 쉽다.
근육이 필요한 소음인
반면 신장, 방광 기능이 발달한 편이라 소변 등을 통해 배출은 잘되는 편이다. 에너지는 먹는 것을 통해서 얻어지기 때문에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은 항상 에너지 부족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소음인은 쉽게 허기를 느껴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할 정도이며 체력 자체도 약하고 지구력도 떨어지며 추위를 많이 타는 경향성을 보인다.
이런 특성을 보면 소음인에게는 비만이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비만이 많은 편이다. 소화기 장애로 인해 음식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불완전한 노폐물로 남아 몸을 떠돌게 된다. 이는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한 복부 이하 엉덩이 쪽이나 하지부위로 축적되기가 쉽다.
따라서 소음인은 식사 조절만으로는 절대 살을 뺄 수 없다. 애초에 먹는 양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더 줄여봐야 큰 효과가 없어서다. 과식하지 않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과 찬 음식을 피해야 한다. 소음인은 체력이 약한 편이라 태음인처럼 장시간의 유산소 운동은 오히려 몸의 피로감만 높일 수 있다. 근력을 키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짧은 시간 집중해서 움직이는 테니스, 탁구 등의 운동을 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소음인 여성은 겉으로 보기엔 말랐지만 체지방이 정상치를 넘는 소위 ‘마른 비만’이 많다. 이런 분은 나이가 들수록 더 대사가 저하돼 탄력 없이 늘어지는 살이 되기 쉬우므로 항상 근력 운동에 힘써서 탄력을 유지하고 기초대사량을 높게 유지해야 한다.
<미가람 한의원 김준정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