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재신임에도 불구 자진 사퇴 “반성의 시간을 갔겠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을 이끈 홍명보 감독이 축구협회의 재신임에도 불구하고 뒷풀이 및 토지매입 논란 등의 악재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결국 사퇴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 지난 월드컵을 출발하기 전에는 국민들께 희망을 전해드리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과적으로 실망감만 안겼다”면서 “부족한 저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셨지만 오늘로 감독직을 사퇴하겠다. 앞으로 발전된 사람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5년 1월 아시안컵까지 홍 감독을 품고 가겠다던 축구협회의 재심임은 물거품이 됐다. 특히 최근 불거진 훈련기간 중의 토지매입 논란을 비롯해 브라질 월드컵 결과와 상관없이 현지 가수인 듯한 여성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뒷풀이 영상이 공개돼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사퇴까지 이어졌다.
그는 “모든 비난은 내가 받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실패가 이어졌다.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알제리전을 마치고 사퇴할 생각을 했다. 벨기에전을 마치고 직접 말씀드렸다. 새로운 사람이 와서 6개월 만에 팀을 맡는 다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그만둔다는 것은 책임감 부족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눈에 밟혔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사퇴 결심은 나의 능력을 판단했을 때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토지매입 논란에 대해 그는 “토지 구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제 삶이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 언론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훈련시간에 구입한 것은 전혀 아니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사퇴의사를 밝히기 전 유출된 뒷풀이 동영상에 대해서는 “사퇴의 생각을 해서 그 자리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깊었기 때문에 위로해주고 싶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엔트으리’ 논란에 대해서는 “K리그서 최고의 선수들이라면 유럽에서는 B급일 수밖에 없다”며 “월드컵을 나서는데 내가 좋아하는 선수만을 데리고 나가지 않는다. 더 철저하게 검증을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다. 그러나 밖으로 비쳐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수가 있겠지만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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